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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감독 되자 노동부가 갑질 사용자로 몰아"언론·시민단체, '턴키계약' 도급감독을 '사용자'로 특정한 고용노동부 규탄
송창한 기자 | 승인 2018.09.20 14:58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고용노동부가 지난 3월부터 언론시민사회단체가 요청으로 실시한 드라마 제작환경 근로실태 조사를 9월 중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노동부가 내놓은 결과 중 이른바 '턴키계약'을 맺고 있는 도급감독들을 '사용자'로 특정하는 내용이 포함돼 논란이 일고 있다. 노동부의 결과대로라면 조명·녹음·장비팀에 대한 '턴키계약'이 관행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를 비롯한 언론·시민사회단체들은 20일 서울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은 결과를 내놓은 노동부를 규탄했다. '턴키계약'을 근절과 함께 드라마 제작환경에 있어 실질적인 관리·감독 권한을 행사하는 방송사와 제작사에 대해 사용자 책임을 분명히 해야한다는 비판에 나선 것이다. 이들은 반년에 걸친 조사끝에 이같은 결과가 나온만큼 노동부 장관과의 면담에서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방침이다.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를 비롯한 언론·시민사회단체들은 20일 오전 고용노동부 서울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드라마 제작 환경에서 이른바 '턴키계약'을 맺고 있는 도급감독들을 사용자로 특정한 고용노동부를 규탄했다. (미디어스)

'턴키계약'은 조명팀, 동시녹음팀, 그립(특수장비)팀의 경우 용역료 산정기준 없이 총액만을 명시하는 '턴키(Turn-key)' 계약 방식을 말한다. 예를 들면 조명감독과 조수 스태프로 구성된 조명팀에 대해 방송사나 제작사가 해당 업무의 용역을 맡기는 형식으로 인건비, 식비, 출장비 등 별다른 산정기준 없이 팀의 감독과 '용역비'를 일괄 계약하는 방식이다. 이같은 '턴키 계약' 관행은 대부분의 노동자가 프리랜서로 이루어진 드라마 제작환경에서 초장시간·저임금 노동 문제를 정당화하는 관행으로 비판받아왔다.

tvN드라마 '화유기' 추락사고 이후 언론·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드라마제작환경개선TF'는 '턴키계약' 문제를 비롯해 드라마 제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노동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 2월 주무부처인 노동부에 근로실태조사를 요청했다. 이에 노동부는 3월 조사에 착수, 9월 중순 근로감독을 마무리 해 결과를 도출했다. 문제는 노동부가 '턴키계약'을 맺은 도급감독들을 '사용자'로 특정했다는 점이다. 

노동부는 해당 근로감독 결과를 발표하지 않겠다는 방침과 함께 시정명령에 따른 설명으로 대략적인 감독 결과를 시민사회에 알려왔다. 언론·시민단체가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노동부는 조수 스태프의 노동자성을 인정하는 결과를 도출했다. 그동안 프리랜서라는 이유로 노동자성을 인정받지 못했던 다수의 방송제작 노동자들의 노동자성을 인정한 것이다.

그러나 '턴키계약'을 맺고 있는 도급감독들에 대해서는 법리적 판단을 이유로 '사용자'로 특정했다. 노동부는 위장도급 여부에 대한 조사가 아니었기 때문에 계약 형식에 있어 제한된 해석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노동부가 내놓은 결과에 대해 "호박이 분명한데 수박이라고 하는 꼴"이라며 "노동자를 보호해달라고 했더니 노동자가 아니라 사용자라고 얘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제작현장에서는 그나마 몇몇 방송사와 제작사들이 개별근로계약을 맺는 형태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개선을 노동부가 하루아침에 물거품으로 만들었다"며 "노동부는 결과에 대해 다시 숙고하고, 시정명령을 철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탁종열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소장은 "8월부터 CJ E&M과 협의를 시작해 제작가이드라인을 합의했다. 언론노조의 지상파 산별협약과 노동부의 근로감독, 이 두가지를 배경으로 합의했다"며 "그런데 노동부 근로감독 결과는 제작사협회측이 예상했던대로 나왔다. CJ의 모범적 합의가 후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CJ E&M의 자회사인 국내 최대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은 지난 11일 한빛센터와 '턴키계약' 방식을 개별 계약으로 변경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제작가이드라인에 합의한 바 있다. 이같은 합의가 이번 노동부의 판단으로 제작 현장 전반에 걸쳐 후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신선아 민주노총 법률원 변호사도 "이번 결정에서 도급감독에 대한 노동자성을 부정한 것은 그 근거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납득이 어렵다"며 "도급감독 역시 근로실질에 따르면 상당수 노동자성이 인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변호사는 "근로일, 근로시간, 근로내용, 휴게시간, 제작일정 등은 제작사나 지휘감독권이 있는 PD의 지시에 의해 결정된다. 도급감독도 이러한 지시에 당연히 따른다"며 "도저히 별도의 사업을 하는 사업자라고 볼 수 없다. 턴키계약을 단속해야 할 노동부가 오히려 이를 합법화한 것처럼 비춰져 매우 위험하다"고 꼬집었다. 

기자회견에서는 현장 조명감독들의 비판도 이어졌다. 현장에서 조명감독직을 수행하고 있는 조동혁 방송스태프지부 조명분과장은 "이제껏 방송사와 제작사의 강요에 의해 턴키계약이라는, 제작비 절감을 위한 불공정 관행을 받아왔다"며 "조명팀은 아직까지 '프리랜서'와 '턴키계약'에 묶여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우리는 매일 아침 스케줄을 보고 '오늘 장면은 중요하니까 잘 찍어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드라마 제작 현장 모든 스탭들이 프리랜서, 도급계약자가 아닌 노동자로서 계약을 맺고 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언을 요청한 또다른 조명감독은 "지난 20년간 열정이라는 이름하에 주당 120시간 넘게 일하며 이 자리에 올라왔다"며 "조명감독이 되니 노동부가 나를 갑질하는 사용자로 몰고 있다. 턴키계약으로 방송사와 제작사 편을 들어주는 관행이 고쳐지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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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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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주원 2018-09-20 15:05:03

    CJ가 설마 이렇게 까지 할 줄은 몰랐습니다..... CJ는 팔라고 독점판권을 주었는데 거래처 다 자르고 구매해간 75억원을 창고에 쌓아놓고는, 두달전 경영임원을 보내어 재고만 쌓이니 지금부터 생산을 중단하고 적절한 보상으로 살길을 찾아보라고 합니다. 고용을 늘려줘도 모자랄 판에 직원을 내 보내라는 정신나간 제안 거절했습니다.. 홈페이지에 CJ의 민낯을 올렸습니다. 모비프렌 허주원 대표https://www.mobifren.com/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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