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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방송산업, 저성장 탈피하려면방송 신뢰 회복이 첫 걸음…"미디어정책기능 통합하고 환경 변화 따른 법제도 마련해야"
전혁수 기자 | 승인 2018.09.20 09:19

[미디어스=전혁수 기자] 국내 방송산업이 저성장 국면에 진입했다. 최근 3년간 연평균 국내 방송산업의 성장률은 3.8%에 그쳤다. 방송산업의 저성장을 극복하기 위해 방송의 공공성과 신뢰 회복을 시작으로 콘텐츠·서비스 경쟁이 정착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국내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는 글로벌CP에 대해 적절한 책임을 요구하고,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따른 법제도 마련, 정부조직개편 등이 필요한 시점이란 목소리가 제기된다.

국내 방송산업 저성장 국면…지상파 사업자 최근 3년 마이너스 성장

지난 2008년부터 2014년 사이 국내 방송산업의 연평균 성장률은 9.4%였으나, 최근 3년 동안 연평균 성장률은 3.8%에 그쳤다. 특히 지상파 사업자의 경우 최근 3년 동안 마이너스 성장(-0.9%)을 기록했고, 동기간 pp의 성장률 역시 3.1%로 방송산업 평균보다 낮은 상황으로, 콘텐츠 분야 성장률 하락이 두드러지고 있다.

방송광고 매출은 지난 2015년을 기점으로 인터넷·모바일 광고에 뒤처지기 시작했다. 2015년 이후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다. 반면 같은 기간 인터넷·모바일 광고시장은 약 9900억 원이 증가해 두 시장의 격차는 커지고 있는 추세다.

자료 사진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유료방송 시장은 시장 포화로 가입자 뺏기 경쟁이 지속되고 있다. 케이블TV 사업자의 가입자당 월 평균 이용요금(ARPU)는 매년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고, IPTV는 매출 증가에도 과도한 마케팅 비용 지출로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이러한 방송산업 전반적인 성장 정체는 방송 프로그램 제작 투자를 위축시켜 국내 방송산업의 경쟁력 하락을 초래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방송 프로그램 제작비 지출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지상파의 전체 프로그램 제작비는 지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0.7% 감소했고, 특히 2017년에는 6.5% 감소했다. 이처럼 프로그램 제작 지출이 감소하면서 부족한 제작 예산은 PPL로 충당하고, 제작 노동자들의 고질적인 저임금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

국내 방송산업의 저성장 기조 속에 글로벌CP(Contents Provider)의 영향력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국내 인터넷 동영상 시장은 유튜브,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 글로벌CP의 영향력이 커지는 추세다. 유튜브와 페이스북은 이미 국내 동영상 광고 시장의 73%를 점유했고, 넷플릭스 또한 국내 콘텐츠 투자를 확대하면서 국내 시장을 잠식 중에 있다. 일부 유료방송사업자가 유튜브,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와 제휴를 추진하면서, 국내시장 잠식 속도가 빨라지고 VOD 광고 등 새로운 성장기반도 잠식 당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 10년 방송통신 정책, 통신 우호 기조…종편, 미디어 산업 질적 발전 기여 못해

지난 10년 간 방송통신 규제정책은 IP 중심 통신기술 우호 정책기조를 유지해왔다. 정부는 통신에 진흥 위주 정책을 펼쳤다. 2007년 모바일 결합상품이 도입되고, 2008년에는 IPTV 사업이 허용됐으며, 2012년에는 MVMO 활성화 정책으로 이동통신 자회사가 MVMO 시장에 진입했다. 국내 방송통신 융합은 통신기술을 중심으로 발전해 통신의 지배력이 기존 유료방송 시장으로 전이됐다.

유무선 결합시장의 확대로 무선 지배력이 방송시장으로 전이되면서 방송시장의 가치 훼손 논란이 야기됐고, 지속적인 콘텐츠 사용료 분쟁으로 콘텐츠 유통 질서 혼란의 우려가 커졌다. 콘텐츠 기획 및 제작을 하지 않는 PP가 다수 존재하함에 따라 PP산업의 불균형적 성장이 지속됐고, 유료방송 요금이 저가화되면서 성장이 정체됐다.

또한 이명박 정부 시절 4개 종합편성채널을 승인해줬으나, 미디어 산업의 질적 발전에 기여하지 못했다. 2017년 종편3사 및 2018년 MBN 재승인 백서에 따르면 종편PP 4사 모두 콘텐츠 투자실적이 재승인 계획에 미달했다.

공영방송은 정권의 하수인으로 전락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는 KBS, MBC 경영진을 장악해 불공정 보도를 조장하고, 보도·제작·편성의 자율성을 훼손해, 공영방송의 공공성과 신뢰성 추락을 초래했다. 이 밖에도 글로벌CP들의 국내시장 잠식에도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 방안은 나오지 않았다.

방송산업 저성장 탈피하려면…안정상, "통합미디어법 제정하고 미디어정책기능 통합해야"

국내 방송산업이 저성장을 탈피하고 혁신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방송의 전반적인 신뢰부터 회복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공공성과 신뢰성이 무너진 상황에서 어떠한 성장 전략도 효과를 발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유료방송시장의 경쟁이 가입자 뺏기에서 벗어나 콘텐츠·서비스 경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또한 유료방송 유통구조를 개선해 심화되는 통신시장 지배력의 방송시장 전이를 개선할 필요도 있다.

아울러 방송시장의 구조개편 추진 과정에서 방송의 공적 가치와 신뢰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는 제도적 안전장치 마련도 필수적이다. 국내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글로벌CP의 책임성 강화와 국내외 사업자의 공정경쟁 환경을 조성하는 일도 시급하다.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방송정보통신 수석전문위원은 유료방송 시장의 구조 변화를 위해 "건전한 시장질서를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수석전문위원은 "정부의 시장개입은 최소화돼야 하지만 이용자 차별을 유도하는 과도한 마케팅 비용 지출을 규제하는 등의 정책 시행이 필요하다"며 "또한 콘텐츠 투자 등을 통해 양질의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사업자에게 제대로 된 대가가 지급될 수 있도록 가치에 기반한 프로그램 거래 질서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안정상 수석전문위원은 "방송 시장 내 쏠림 현상이 심화될 경우 공정한 경쟁환경을 악화시켜 시장 내 혁신성을 위축시키고 방송의 공공성이 훼손될 수 있다"며 "균형 있는 유료방송 시장 경쟁이 정착될 때까지 한시적이라도 유료방송 플랫폼 내 과도한 쏠림 현상을 제한할 수 있는 합산점유율 규제의 재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정상 수석전문위원은 글로벌CP의 책임성 강화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안 수석전문위원은 "글로벌 OTT들은 국내에서 막대한 수익을 가져가고 있으나 그에 맞는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며 "글로벌 사업자가 국내 시장에서 창출한 수익에 비례해 국내 경제에 기여하도록 조세 제도를 개선하고, 고용과 투자 확대를 유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 수석전문위원은 "국내에서 대규모 트래픽을 유발하고 있는 글로벌CP에게 합당한 망 이용대가를 부과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정상 수석전문위원은 통신지배력의 방송시장 전이를 약화시키기 위해 "최소한 유무선 상품과 방송 상품을 분리 판매하게 하고, 현금 경품 지급 금지 등을 포함한 유료방송 시장의 공정경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양한 미디어가 등장하는 상황에 맞춰 새로운 법제도 마련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인터넷을 활용한 다양한 미디어가 등장하고, 해외 글로벌 미디어기업들의 국내 진출, 전통적 방식을 뛰어 넘는 스마트미디어를 활용한 광고시장의 변화 등 미디어시장은 2000년 1월 시행된 방송법으로는 포섭될 수 없는 변화가 일어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통신과 방송의 융합으로 OTT를 통신으로 볼 것인가, 방송으로 볼 것인가의 논란이 발생하고 있고, 유튜브, 페이스북 등 공유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들이 유통되고 있다.

안정상 수석전문위원은 "미디어시장의 다양한 변화와 다가올 미래의 변화에 대한 법제도가 아직 전통적 미디어시장의 범주에 머물러 있다"며 "특히 국내의 경우 전통적 방송미디어영역은 과기정통부와 방통위로 나뉘어져 진흥과 규제를 담당하고 있고, 콘텐츠 진흥은 문체부, 과기정통부, 방통위로 나뉘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안 수석전문위원은 "미디어 관련 규제 및 진흥 정책이 여러 부처로 분산돼 있어 종합적인 혁신성장을 지원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안정상 수석전문위원은 통합방송법을 뛰어넘는 '통합미디어법' 및 미디어 정책을 통합할 수 있는 정부조직개편 추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안 수석전문위원은 "방송통신의 융합, 다양한 유형의 미디어 서비스의 등장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혁신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통합미디어법 제정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분산돼 있는 미디어정책 기능을 하나로 모아 진흥과 규제의 효율적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정부조직개편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전혁수 기자  wjsgurt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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