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께 백두산에 오를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만약 간다면 상당한 합의를 전제한 것이기 때문에 아주 좋은 사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AF)은 18일 일본 언론매체 '아시아프레스'의 이시마루 지로 오사카 사무소 대표의 말을 인용해 "문 대통령의 방문을 대비해 양강도 혜산에서 삼지연 구간까지 대규모 도로 정비 작업이 이뤄지고 비상경비태세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기상악화로 백두산 주변 삼지연 비행장을 이용할 수 없으면 혜산시 황수원 비행장에 착륙해 차량으로 삼지연을 거쳐 백두산에 간다"며 "이를 고려해 혜산과 삼지연 구간의 도로 보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17일 이번 남북정상회담 귀국 일정이 변경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임 비서실장은 "(마지막 날)경우에 따라 양 정상 간 친교 일정이 있을 수도 있다. 그렇게 될 경우 귀경 일정이 변경될 수 있겠다는 점도 미리 설명 드린다"고 밝혔다.

김준형 한동대학교 교수 (사진=연합뉴스)

이에 대해 김준형 교수는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통화에서 "귀국 일정까지 달라진다는 말은 늦어진다는 말이다. 평양 근교가 아니고 다른 데 갈 수 있다"며 "만약 간다면 상당한 합의를 전제한 것이기 때문에 멀리 간다면 아주 좋은 사인"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백두산을 비롯해 묘향산, 갈마지구 등 총 세 곳을 주요 후보지로 꼽았다.

다만 갈마지구에 대해 김 교수는 "미국의 제재 체제가 있기 때문에 심기를 건드릴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원산-갈마반도 백사장인 '명사십리' 등 관광자원을 활용하는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 조성 계획을 밝혔다. 문 대통령이 북한이 핵심 개발지구로 내세우는 '원산갈마지구'에 방문할 경우 미국의 대북제재 기조와 어긋나 한국 입장에서는 부담일 수 있다는 설명으로 풀이된다.

남북정상회담 둘째 날인 오늘 회담결과 발표가 예정돼 있다. 김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합의문에 담길 것이라고 하지만 이것은 좀 지나친 기대"라며 "만약 우리가 합의문에 집어넣으면 미국이 굉장히 못마땅해질 수 있다. 이거는 북미가 할 일인데 남북이 합의해 놓고 미국을 압박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종전선언, 비핵화 등의 주요의제는 북미가 논의해야 하는 문제로 남북이 합의문을 통해 종전선언과 비핵화 논의 진전을 명문화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도 김 교수는 "판문점 선언보다 진전된 걸 보여줘야 한다"며 "합의문이나 공동 성명에 안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구체적 문제를 오히려 기자회견이나 언론 보도문에서 구체적인 것을 밝힐 가능성은 있다. (북한의)언질이나 확약을 받아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를 설득시키는 일이 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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