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한국방송협회가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을 주장하고 나섰다. 중간광고는 종합편성채널 등에는 허용되지만 지상파에게만 금지된 대표적 비대칭 규제 사례로 손꼽힌다.

7일 방송협회는 '중간광고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성명을 발표했다. 방송협회는 성명에서 "국민을 위한 지상파방송의 의무 실현은 이제 한계에 이르렀다"며 "지난 정부가 유료방송과 종편에만 과도한 특혜를 제공하고 지상파방송은 차별적 규제로 손발을 묶어 국민들에게 제공해야 할 최소한의 '방송복지' 시스템을 무너뜨렸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방송협회는 "이처럼 불균형적인 정책으로 방송의 공적 영역이 훼손되어 국민들은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됐다"고 덧붙였다.

방송협회는 "방통위 「방송산업실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지상파방송 광고 매출은 2005년 2조4천억 원에서 2016년 1조6천억 원으로 급감했다. 또한 최근 발표된 방통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공표집」에 따르면 2017년에는 이보다 하락한 1조4천여억 원을 기록하고 있다"며 "10여년 사이에 광고매출의 40%가 감소하여 국민들에게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할 프로그램 제작비의 상당 부분이 허공으로 날아간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유료방송 매출은 급증하고 있다. 방송채널사용업자(PP)의 광고매출은 2011년 1조2215억 원에서 2017년 1조4675억 원으로 증가했으며, 종편의 경우 2011년 716억 원의 광고매출이 2017년 4004억 원으로 무려 5.6배가 증가했다"며 "지상파 광고매출 하락의 결정적인 이유는 지상파에게만 차별적으로 존재하는 '중간광고 금지'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방송협회는 "광고주들은 프로그램 앞뒤로 밀려난 지상파광고는 프로그램 안에 들어가있는 유료방송의 중간광고에 비해 그 효과나 매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고 말한다"며 "당연히 시청자의 집중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방송협회는 "평균 시청률 30.1%를 기록한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광고단가(15초)는 1320만 원인데 비해, 훨씬 낮은 평균 시청률 20.5%의 tvN 드라마 <도깨비>는 같은 기준 3000만 원의 광고단가를 매겼다. 어딘가 이상하지 않은가"라며 "이는 모두 지상파에만 차별적으로 적용하는 중간광고 금지 때문"이라고 말했다.

방송협회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지상파 중간광고 금지는 이처럼 지상파방송의 경쟁력을 약화시켜 시청자의 안방에서 건강한 프로그램을 퇴출시키고 방송산업의 국제경쟁력까지 떨어뜨리고 있다"며 "시청자 복지를 위해, 방송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방송협회는 "지상파방송은 좋은 프로그램 제작을 기업의 이윤보다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따라서 중간광고로 들어올 추가재원은 모두 프로그램 제작비와 상생을 위한 제작환경 개선에 투입할 것을 국민들께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오직 프로그램 품질 제고에 집중할 것이며, 외주환경과 스태프의 노동환경 개선에도 힘쓸 것"이라며 "중간 광고가 허용되더라도 프로그램 수출 확대, 유통 플랫폼의 다변화를 통해 다양한 재원 확보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며, 시대를 앞서가고 사회를 견인하는 조직 문화를 만드는 데에도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방송협회는 "지난 <방송의 날> 문 대통령의 '국민이 사랑하고 세계가 인정하는 우리 방송의 경쟁력을 높이도록 정부도 불필요한 규제는 제거하고 간섭하지 않겠다'는 격려와 '노동이 존중되고 사람이 먼저인 일터가 돼야 한다'는 당부대로 지상파방송이 소임을 다할 수 있도록 정부의 신속하고 현명한 결단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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