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KBS 월화드라마 <러블리 호러블리> 제작진이 하루 평균 17.2시간의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희망연대노동조합 방송스태프지부는 6일 보도자료를 통해 “<러블리 호러블리> 제작현장에서는 1일 평균 17.2시간, 최대 23시간 40분의 초장시간 촬영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방송제작현장의 장시간 노동 관행을 청산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스태프지부가 공개한 <러블리 호러블리> 촬영 A팀의 스케줄표에 따르면, A팀은 평균 17.2시간의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었다. A팀은 8월 1일부터 9월 2일까지 16번의 촬영을 했다. 이 중 19시간 이상 노동을 한 날은 7일에 달했다.

▲KBS 월화드라마 <러블리 호러블리> (사진=KBS 홈페이지 캡쳐)

방송스태프지부는 “촬영 B팀은 제작여건에 따라 다음날 촬영을 할 수도 있으니 대기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촬영 몇 시간 전에서야 스케줄을 통보받는 등 드라마 제작스태프들에 대한 기본적인 노동인권조차 지켜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비판했다.

▲희망연대노동조합 방송스태프지부가 공개한 <러블리 호러블리> A팀 촬영 스케줄 (사진=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 제공)

방송스태프지부는 “KBS에 드라마 <러블리 호러블리> 제작스태프 노동환경 개선에 관한 면담 요청 공문을 보냈다”면서 “KBS는 지난달 29일 ‘제작사와 면담하라’는 취지의 답변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노동조합은 다시 한번 KBS 및 HB엔터테인먼트와의 면담을 추진하고 있다”며 “면담에 응하지 않을 시에는 직접 <러블리 호러블리> 제작현장을 방문하여 면담 및 규탄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3일 KBS는 전국언론노동조합과 “드라마 제작현장 스태프들의 1일 노동시간은 최대 12시간을 원칙으로 하고, 불가피하게 촬영을 연장할 경우 15시간을 초과하지 않도록 노력한다”는 내용의 지상파방송 산별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