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5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 출석했다. 경찰청 특별수사단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한 피의자 신분으로 조 전 청장을 불렀다. 전·현직 경찰청장이 경찰에 피의자로 소환된 사례는 최초의 일이다.

조현오 전 청장은 사이버 여론대응 활동(댓글 공작)을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재직 당시 보안국·정보국을 동원해 온라인상에서 정부에 우호적인 댓글을 달게 했다는 것이다. 특별수사단은 사이버 여론대응 활동의 경위·활동 체계 등을 추궁하고 있다.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으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피의자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대해 “자기 식구 감싸기를 하지 말고 철저한 수사로 진상을 밝히기 바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현직 경찰관 모임인 무궁화클럽은 5일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무궁화클럽은 “조현오는 정권의 사냥개로서 쌍용자동차 노동자를 탄압하였고 경찰 내부의 비판자를 색출하여 몰아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런 자가 정권의 비호하에 호의호식하면서 댓글 공작이나 하다 오늘 경찰청에 출석하였다”고 강조했다.

무궁화클럽은 “이명박 정권은 영포라인의 핵심인 조현오 전 경찰청장을 시켜 경찰 내부 게시판에 댓글 부대를 동원하여 비판적인 글에 대한 조직적인 댓글을 달아 게시판을 장악했다”며 “이러한 기법을 연습한 후, 일반 시민을 상대로 온라인상에 댓글 조작팀을 가동했다”고 밝혔다. 또 “ 경찰 민주화를 요구하는 일부 경찰은 파면·해임됐다”며 “청와대 국정원이 개입하였다는 정황을 보여주는 증언 녹음도 있다”고 주장했다.

무궁화클럽은 “위대한 시민촛불혁명으로 세상이 바뀌었으나, 경찰은 과거 반민주·반인권적 공권력 남용의 적폐를 청산하지 않고 있다”며 “경찰 등 권력기관의 자체 셀프개혁은 절대로 이루어 낼 수 없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입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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