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월요일 심야시간에 방영하는 KBS2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이하 <안녕하세요>)의 출연을 통해 고민 상담자들의 고민이 말끔히 해결되면 얼마나 좋을까.

3일 방영한 <안녕하세요>에서는 유독 자식에 관한 고민 상담이 부각되었는데, 첫 번째 사연 주인공은 청결 강박증을 가진 딸 때문에 고민하는 어머니였다. 더러운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는 딸의 증상이 어느 정도냐면, 하루 최소 20번 이상 손을 씻는 것은 물론 샤워를 할 때 바디워시를 몇 번이고 문질러 피부가 걱정될 정도이다.

KBS2 예능 프로그램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

MC 신동엽, 이영자, 김태균 및 게스트들이 주인공 딸에게 언제부터 더러운 것이 싫었나고 묻자, 학교에 들어갈 당시 주변 친구가 기침을 했는데 그 뒤로부터 계속 찝찝함이 느껴져 계속 닦았다는 것이 딸의 대답이다.

이쯤 되면 부모에게도 일정 부문 책임이 있어 보이기에 청결에 대해서 호되게 교육 했냐고 물으니, 어머니는 "남들 정도만, 강요하지는 않았다."고 말한다.

하지만 딸의 결벽증은 사연의 주인공으로 출연한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것이었다. 딸이 아주 어릴 때부터 더러운 것을 조심하라고 수도 없이 강조했다는 사연의 어머니는 그녀 역시 세균 걱정에 펜션 등에 놀러갈 때 따로 식기구를 챙겨가는 것은 기본, 해외에 갈 때는 변기 커버까지 챙겨갈 정도라고 한다.

KBS2 예능 프로그램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

또한 이 어머니는 남들에게 피해되지 않는 행동을 하지 않도록 딸에게 늘 주의를 줬다면서 그녀 자신을 돌아보기 시작한다. 자신의 훈육 방식과 생활 태도 때문에 딸이 극도로 예민해 지지 않았을까 말이다. 그래도 <안녕하세요> 출연을 통해 자신의 문제점을 깨닫기 시작한 첫 번째 가족은 개선의 여지가 충분해 보였다.

진짜 문제는 이후 등장한 '외로운 전쟁' 에피소드에 있었다. 사연 제보자의 딸이 유독 아빠만 따른다는 것. 그것도 아빠의 지인 모임까지 따라가려 할 정도로 모든 일을 아빠와 함께하려한다고 하여 스튜디오를 놀라게 한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사연 주인공의 남편이 주인공이 만삭일 당시 그녀의 배를 밀쳤다는 증언이다. 그간 <안녕하세요>에 임신한 아내를 무시하는 철없는 남편들 때문에 여러 차례 시청자들의 분노를 유발하긴 했지만, 임신 중인 아내의 배를 밀쳤다는 것은 그중에서도 심각하게 다가온다. 주인공은 이 행동을 두고 "그때 생각하면 정말 마음이 아프다. 평생 남을 마음의 상처."라며 울먹였고, 게스트로 출연한 가희 또한 주인공 남편을 두고 "이건 평생 간다."면서 일침을 가했다.

KBS2 예능 프로그램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

부부간에 제대로 된 대화와 관계 형성이 이뤄지지 않다 보니, 아이가 위축될 수밖에 없는 법. 더 큰 문제는 아이 또한 아빠만 좋아하고 엄마를 무시한다는 것인데 여기에 대한 진단은 명확했다. 아이가 유독 아빠만 따르는 것은 아빠에 대한 무서움의 발현이었고, 아빠와 엄마와 싸우는 것을 보고 아빠에게 혼나는 것이 두려워 아빠에게 잘 보이려고 노력했던 딸의 진심에 스튜디오에 있던 사람들 모두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아빠가 무서워 아빠에게 잘 보이려고 안간힘을 써왔던 딸의 고충에 충격 받은 MC진과 게스트들은 이에 대한 전적인 문제와 책임은 모두 부모에게 있다면서 부부 관계의 개선을 지적했다. 여기서 가장 문제로 보이는 이는 평소 아내와 처가 식구들을 대놓고 무시하는 태도로 일관해온 남편이었다. 부부 모두 일, 육아, 가사에 지쳐 서로에게 신경을 쓰고 돌아볼 틈이 없었다고 한들, 아내가 만삭일 당시 배를 밀쳤다는 증언은 충격 그 자체였다. 특히나 남편은 자신의 욱하는 성격을 인정하면서도 자신만 안 건드리면 된다는 어이없는 변명으로 한숨까지 나오게 했다.

KBS2 예능 프로그램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

다행히 방송 말미 MC들의 제안대로 부부가 서로에게 그동안 고생했고 미안하다는 따뜻한 한마디를 건네며 훈훈한 분위기로 일단락되었지만, 중요한 것은 아내와 딸에게 위압적인 태도를 보여주었던 남편의 각성과 변화인 것 같다. 옛 어른들의 말씀대로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며, 자식들은 부모의 행동을 보고 자란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일깨워준 <안녕하세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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