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사내외의 퇴진 압박을 외부세력에 의한 이슈화라고 규정한 안병길 부산일보 사장에 대해 “결자해지의 자세로 퇴진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3일 성명을 통해 “안병길 사장은 더 이상 소모적인 편 가르기에 매달리지 말라”며 “그럴수록 부산일보의 명운에 대한 관심보다는 자신의 자리보전에만 관심이 있다는 비판에 직면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오직 퇴진만이 부산일보를 위한 결자해지의 자세임을 깨닫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안병길 부산일보 사장은 자사 직원들에게 호소문을 보냈다. 안 사장은 호소문에서 “노조는 뉴스나 방송 등을 통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면서 “기본적인 사실 확인도 하지 않은 채 고소 고발도 남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언론노조, 정치권, 시민단체 등 외부 세력을 끌어들여 사내 문제를 사회 이슈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부산일보지부가 7월9일 부산일보 사옥 앞에서 안병길 사장에 대한 퇴진 결의를 모으는 모습. 부산일보지부는 9일부로 무기한 철야농성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사진=언론노조 부산일보지부)

안 사장은 “경영진들은 인내할 만큼 했다”면서 “고소·고발 등 법적 공격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불법천막 농성, 명예훼손, 타임 오프 종료로 인한 전임자 복귀, 회사 홈페이지 내 노조 게시판 이관 등도 하나하나 원칙적으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국언론노동조합은 “부인의 시의원 출마와 관련해 일어난 일련의 사태가 과연 사내 문제로 그칠 성질의 것인지 되물을 수밖에 없다”며 “취재 기자라면 누구나 이 문제를 취재하고 시민 사회 반응을 물었을 터”라고 지적했다. 이어 “다시 한번 경고한다”며 “문제를 제기하는 언론노조와 부산일보 지부, 그리고 시민단체를 사내외로 구분해 편 가르기를 하는 저열한 대응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언론노조는 “언론노조를 ‘외부 세력’이라 규정하며 배제하고자 하는 ‘갈라치기’ 시도를 더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언론노조를 3자 취급하는 것은 부산일보지부 조합원뿐만 아니라 1만 3,000 언론노조 조합원 모두를 모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안병길 사장이 또다시 언론노조를 외부 세력이라 칭한다면 전국의 언론노조 조합원들은 안병길 사장 퇴진을 위한 가장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임을 밝힌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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