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지난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놓고 통계 신뢰도 논란이 일고 있다. 소득 양극화가 역대 최악 수준에 이르렀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여당 일부는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양극화가 심해졌다며 비판에 나섰고, 여당은 조사 표본을 늘리면서 생긴 착시효과라며 반박하고 있다.

이번 통계 논란과 관련해 이우진 고려대 교수는 상대적으로 저소득층 가구가 표본으로 더 많이 추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통계가 왜곡됐을 개연성이 있다고 봤다.

이 교수는 30일 MBC라디오 '이범의 시선집중'과의 통화에서 "1인 가구와 노인가구가 특히 많이 추출된 걸로 파악되고 있다"면서 "보다 중요한 것은 1인 가구 혹은 고령층 가구 등을 포함해 저소득층 가구가 더 많이 추출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4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2019년 예산안 및 국가재정운용계획 브리핑을 마친 뒤 보도진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는 가구의 생활수준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가계의 수입과 지출을 조사하여 국민 소비 수준의 변화를 분석하는 자료다. 그러나 가계 소득을 제대로 대표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일면서 2018년부터 폐지될 예정이었다. 이후 다시 해당 자료가 가치가 있다는 반대여론이 일면서 2018년 조사가 이뤄지게 됐다. 이 때문에 2017년 조사 중단 결정 이후 신규표본이 추출되지 않은 상태에서 2018년도에 새로운 표본이 크게 증가되게 됐고, 이 과정에서 1인가구, 노인가구 등을 포함하는 저소득층 가구가 더 많이 추출됐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통계청은 1인가구와 노인가구의 비중 증가는 2017년~2018년 사이에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2016년~2017년 사이에도 늘어났다고 해명 자료를 내놓은 상태다. 1인가구과 노인가구 비중의 증가는 지속적인 추세라는 설명이다. 통계청의 해명에 대해 이 교수는 "그런데 조금 더 큰 폭으로 17년과 18년 사이에 늘어났다"며 통계에 왜곡이 있을 개연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가계동향조사 뿐만 아니라 고용과 관련된 통계들도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정부여당은 고용의 질이 개선됐다는 입장인 반면 일부 여당과 보수언론에서는 전년 대비 취업자 증가분이 대폭 떨어졌다는 지적을 이어가고 있다. 이 교수는 "요즘 신문에서 자주 보이는 단어 중 하나가 '고용 쇼크'라는 단어인데, 저는 이 단어 사용 자체가 잘못되었다라고 판단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쇼크라는 말을 쓰려면 우리 경제에 어떤 대규모 실업사태가 발생했다는 것을 말해야 한다"며 "현재 고용률을 보면 15세에서 64세 사이의 생산가능 인구 중 취업자 비율은 66~67%선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쇼크'라고 표현하는 것은 좀 과도한 표현이 아닌가라는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고용률은 항상 이 정도 수준을 유지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교수는 "고용상황을 정확히 나타내는 것은 실업률, 고용률로 파악하는 것이 정확한 것이다. 전년 동기 대비 취업자 수의 증가로 파악하는 것은 굉장히 잘못된 결론을 줄 수 있다"면서 "김동연 부총리도 최근 고용쇼크라는 표현을 자주 쓰고 있는데, 잘못된 표현을 사용해 시장에 큰 불안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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