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 대한민국 최고 강사 최진기가 요즘 언론에서 연일 대서특필하는 고용쇼크의 허구에 대해서 파고들었다. 한마디로 통계를 악용한 악의적 왜곡이라는 것이다. 최진기 강사는 고용쇼크에 말하기 전에 먼저 2003년의 이혼율 보도부터 언급했다. 당시 우리 사회에 충격을 넘어 이혼 공포를 가져다 준 통계의 허구를 되짚은 것이다.

2003년 언론이 보도한 이혼율은 47.4%였다. 쉽게 말해서 결혼 가정 둘 중 한 쌍은 이혼한다는 충격적인 통계였다. 문제는 이 통계가 맞느냐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틀렸다. 왜곡이라는 것이다. 당시 언론이 인용한 통계의 이혼율은, 그해 결혼한 부부에서 그해 이혼한 부부수를 나눴다고 한다. 얼핏 들으면 틀린 것이 없어 보이지만 통계를 내는 방법부터 틀렸다고 지적했다.

2018 최진기의 생존경제 -‘2018 고용쇼크? 그 진실은!’ (출처:오마이스쿨)

이혼율은 그해 결혼한 부부와 이혼한 부부의 비율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전체 부부 총수에서 그해 이혼한 부부의 수를 나눠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국민 대부분이 통계에 대해서 잘 모른다는 사실을 악용해 그럴싸한 근거를 제시하면서 현상을 왜곡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마찬가지로 최근의 ‘고용쇼크’도 잘못된 통계로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경제정책을 흔들려는 의도로 해석했다. 최진기 강사가 인용한 기사는 무작위로 고른 것이라고 했다. 그 기사의 제목은 “8년 반 만의 ‘최악 고용쇼크’…7월 취업자 5000명 증가 그쳐"였다. 그리 길지 않은 이 제목 안에 무서운 왜곡이 담겨 있다고 했다.

우선 ‘7월 취업자 증가수 5,000명’이 팩트라는 사실은 인정했다. 여기서 눈여겨볼 부분은 ‘취업자 수’와 ‘취업자 증가수’의 미묘한 차이다. 취업자 증가수는 전체 취업자에서 퇴직자를 빼야 한다. 따라서, 취업자 수가 아무리 많더라도 퇴직자가 그 수준을 넘는다면 취업자 증가수는 오히려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된다. 또한 동일한 고용률이라 할지라도 생산가능 인구수가 적어진다면 취업자 수 역시 감소하게 된다는 사실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최근의 고용 상황은 소위 베이비붐 세대의 대거 퇴직 현상으로 퇴직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상태다. 고용문제는 인구 구조와 따로 떼어놓고 볼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한다. 조만간 1차에 이어 2차 베이비붐 세대들의 퇴직이 오게 될 것이고, 동시에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로 인해 순 취업자 수도 줄어들게 된다. 향후 한국에서 취업자 증가수는 하향을 지속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2018 최진기의 생존경제 -‘2018 고용쇼크? 그 진실은!’ (출처:오마이스쿨)

결국 고용문제를 제대로 진단하기 위해서 진짜로 중요한 것은 ‘고용률’이라고 할 수 있다. 고용률은 노동력 인구 분에 취업자 수를 나눈 것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IMF 이후 21세기 한국의 고용률은 커다란 변화 없이 일정한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최진기 강사는 고용문제가 좋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역대 최악이라는 일부 언론의 호도는 사실과 다름을 지적하고 있다.

우리 국민의 정치의식은 매우 높이 발전했다. 특히 촛불정국을 지나면서 정치적으로 집단지성이 형성되어 이제 더 이상 언론의 의제독점이 불가능해졌다. 그러나 경제 문제는 다르다. 어렵다. 집단지성도 경제에 관련한 보도에는 즉각적인 대응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결과는 언론의 승리였다. 정치적으로 야당과 언론의 비판에도 끄떡없던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경제 문제로 떨어졌다. 물론 장기불황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경제가 좋지 못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언론이 정확하지 않은, 정직하지도 않은 통계 장난으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는 사실은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경제는 정치가 됐다. 경제를 알아야 정치를 읽을 수 있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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