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MBC가 2012년 노동조합 파업 이후 당시 청와대와 여당 실세 정치인들의 추천을 받은 이들을 경력기자로 채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27일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MBC는 2014년 3차례에 걸쳐 재취업중개(헤드헌팅, Head Hunting)업체인 '프로매치코리아'를 통해 경력기자 12명을 채용했는데, 그 중 8명은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 등 당시 청와대와 여당 실세 정치인들의 '추천서'를 받아 MBC에 제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내부 감사를 진행해 온 MBC는 조만간 이같은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MBC 사옥 (미디어스)

이정현 전 수석은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추천서를 써줬는지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지만, 해줬다면 긍정적으로 답하긴 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전 수석 이름이 적시된 추천서에는 '그동안 보여준 역량을 볼 때 훌륭한 기자로서 소임을 다할 것으로 판단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2014년 MBC 경력기자 채용을 담당했던 헤드헌팅 업체 '프로매치코리아'의 부사장 김모씨가 당시 권재홍 MBC 부사장과 동서관계였다는 사실도 함께 드러나면서 2014년 MBC 경력기자 채용 의혹은 확산되고 있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프로매치코리아'는 2014년 세 번에 걸친 채용 절차를 맡았는데, 이중 1차에서는 공개 입찰 과정이 없었다. 2차부터 공개 입찰이 진행됐으나 사전 평가에서 다른 업체가 1위를 차지했음에도 평가 점수의 60%를 차지하는 프리젠테이션 발표에서 결과가 뒤집혀 세 차례 모두 '프로매치코리아'가 채용을 담당하게 됐다. 권 전 부사장은 당시 업체 심사위원 중 한 명이었다.

또한 '프로매치코리아'가 채용 과정에서 MBC 사측이 작성한 '명단'을 받아 경력기자를 채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헤드헌팅업체는 의뢰 받은 회사에 추천하고자 하는 인력을 찾아 한 명씩 접촉해나가는 게 일반적인데, MBC의 경우 사측에서 작성한 '명단'이 헤드헌팅 업체에 먼저 전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합격자 12명 중 10명이 사측에서 만든 명단에 속한 이들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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