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스튜디오드래곤이 기획한 드라마 제작과정에서 부당 노동행위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는 23일 “나인룸·보이스2·플레이어에 대한 장시간 촬영 등의 제보가 있었다”며 “스튜디오드래곤은 현장 방문조사 협조를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진희 스튜디오드래곤 대표는 <아는 와이프> 촬영 혹사 논란 이후 지난 9일 한빛센터와 면담을 진행했다. 최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일부 드라마가 불가피하게 장시간 촬영이 이뤄질 뿐이며, 스태프들의 인권 보호와 제작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스튜디오드래곤 로고(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스튜디오드래곤의 촬영 현장 실태가 변하지 않았다는 제보가 한빛센터에 이어졌다. 한빛센터는 “최근 스튜디오드래곤이 기획하거나 제작하고 있는 드라마에서 계속하여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제보가 들어온 프로그램은 tvN <나인룸>, OCN <보이스2>, <플레이어> 등이다.

나인룸 제보자는 “폭염에서도 평균 20시간씩 일하고 1~2시간, 길게는 3시간 자고 나온다”며 “중간에 하루 쉬는 휴일은 그날 새벽까지 촬영이 진행되기 때문에 쉬는 게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처음에는 일주일에 2일은 쉬더니 최근에는 8일 촬영하고 하루 쉬는 스케줄이 나오고 있다”며 “제작 PD가 신고자를 찾고 있다는 말이 들려 보복이 올까 불안한 상태”고 밝혔다.

보이스2의 제보자는 “주 52시간 촬영은 꿈이고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노동을 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연출자와 제작사로 인해 주6일 촬영과 하루 휴차하고 있으며, 그나마 휴차 전날 촬영은 새벽 2~3시까지 촬영이 당연시되고 있다”고 밝혔다. 플레이어 제보자는 “처음 촬영을 시작할 때 계약을 하면서 8시간 휴식 보장을 이유로 메인스태프들과 일부 스태프들의 임금을 삭감했다”고 주장했다.

▲드라마 촬영현장. 기사 본문과는 관계 없음(사진=연합뉴스)

한빛센터는 “나인룸의 제보를 받고 사실 확인을 위한 현장 방문조사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면서 “하지만 스튜디오드래곤은 이 요청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는 방식으로 거부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음 주부터 나인룸, 보이스2, 플레이어 제작현장을 차례로 방문해 제보 내용에 대해 사실 확인을 할 예정”이라며 “장시간 촬영 등 근로기준법 위반이 확인될 경우 CJ E&M 대표와 스튜디오드래곤 대표를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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