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16일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55.6%로 나타났다. 취임 후 역대 최저치다. 리얼미터는 문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배경으로 ‘지지율 하락 언론 보도 급증’으로 인한 밴드웨건 효과를 지목했다. 그러나 지지율 하락 보도 때문에 유권자가 마음을 바꿨다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추이. (사진=리얼미터)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 대해 리얼미터는 “이와 같은 하락세에는 ‘지지율 하락’ 보도가 급증하면서 편승효과(밴드웨건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제3차 평양 남북정상회담 등 고위급회담 관련 긍정적 보도가 이어졌으나, 문 대통령의 ‘사회적 합의 없는 일방적 개편 결코 없을 것’ 입장 표명 시기까지 확산하고 있었던 국민연금 개편 논란이 다소 영향을 미쳤고, 무엇보다도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무죄 판결이 정부·여당에 대한 불신감 상승으로 이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라고 해설했다.

밴드웨건 효과는 경제학자 하비 라이벤스타인이 창안한 것으로, 소비자가 유행·흐름에 맞춰 상품을 구입하는 것을 뜻한다. 리얼미터의 해설은 최근 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보도가 이어졌고, 기사를 본 응답자의 생각이 바뀌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리얼미터의 여론조사 질문에는 부정평가 이유를 묻는 항목이 존재하지 않는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배경에 밴드웨건 효과가 있다는 조사결과는 없는 셈이다.

권순정 리얼미터 조사분석실장은 “(문 대통령 지지율이) 최저치를 경신하면서 보도량이 급증했다”면서 “지지율이 추가 하락하는 것은 언론을 통해서 확대·재생산되고, 기사를 보고 부정적 인식을 갖게 되는 부분이 일부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권순정 실장은 “리얼미터는 ‘편승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라고 표현을 했다”면서 “배경적 요인이지 직접적 요인이라고 표현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편승효과는 부수적 효과”라면서 “배경적으로 할 수 있는 이야기”라는 의견을 내놨다.

그러나 지지율 보도가 이어졌다는 것이 지지율 하락의 배경이 된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언론에게 보도를 하지 말라는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신율 교수는 “밴드웨건의 효과가 있을 순 있다”면서도 “다만 국민이 지지율 하락 보도를 보고 ‘나도 이제부터 부정적인 입장을 가져야지’라고 생각한다는 것은 무리다”라고 밝혔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지지율이 하락했다는 보도만으론 영향을 받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진봉 교수는 “지지율 조사는 자기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라며 “선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도 아닌데 다른 사람의 의견을 따라갔다고 하기 약간 무리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왜 지지를 철회했는지에 대한 질문이 있었고 유의미한 답변이 있었다면 밴드웨건 효과의 근거가 될 수 있다”면서 “하지만 그런 조사가 없었다면 증명해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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