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가스탄 발사 등 폭도의 전투의지를 약화시킨 후 진압봉 사용'

MBC 시사·교양프로그램 'PD수첩'이 1987년 '계엄 작전 명령'문건을 입수해 보도한다. 'PD수첩'이 입수한 2급 기밀 '작전명령 제 87-4호'는 1987년 육군참모본부에서 작성해 계엄출동 부대에 전달된 문건으로, 당시 특전사의 한 장교는 'PD수첩'제작진에 연세대학교로 투입된다는 명령을 받았다고 털어놓은 것으로 전해져 파장이 예상된다.

'PD수첩'은 해당 문건과 2017년 국군기무사령부가 작성한 이른바 '촛불 계엄'문건이 매우 흡사하다고 판단, '촛불 계엄'문건이 구체적 실행을 전제로 한 문건이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PD수첩'은 14일 방송될 '군부 쿠데타-1부'에서 1987년 '계엄 작전 명령'문건과 2017년 '촛불 계엄'문건을 통해 군의 '쿠데타 DNA'를 파헤친다.

'PD수첩'이 입수한 '계엄 작전 명령'문건은 2급 기밀인 '작전명령 87-4호'다. 'PD수첩'제작진에 따르면 해당 문건은 육군참모본부에서 작성한 후, 일선 전투부대에 하달됐다. 제작진은 "처음부터 끝까지, 언제든 명령이 내려오면 실행될 준비가 된 실행 계획"이라며 "특히 문건은 당시 육군본부가 아니라 계엄출동 부대에 전달된 것으로 이는 개념계획이 아니라, 바로 실행한다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작전명령 87-4호'는 공식 문서번호도 없고, 문서 전달도 공식 문서 수발 계통을 밟지 않고 특전사령관 등 일선 전투부대 사단장 등을 불러 개별적으로 전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제작진은 이를 "법적 절차를 전혀 밟지 않고 군부대를 이동시키는 역모였던 것"이라며 "계획은 매우 구체적이었다. 문건은 민주화를 외치는 국민들을 폭도로 규정하고 소요진압을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1987년 6월 계엄령 존재에 대해 부정해왔는데 'PD수첩'은 당시 특전사령관이었던 민병돈 장군과의 인터뷰를 통해 문건의 구체성을 더할 계획이다.

1987년 문건에 나타난 계엄령은 서울 뿐 아니라 전국에 걸친 계엄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진은 부산과 마산, 광주에 주목했다. 부마항쟁과 광주 민주화운동이 있었던 부산·마산·광주 지역을 겨냥한 군부대 이동이 계획됐다는 것이다. 특히 군은 문건에서 1980년 5월 광주에 투입했던 11공수부대를 1987년 다시 투입하는 계획을 세웠다. 또한 공수부대 뿐 아니라 화학부대, 항공여단까지 투입하는 계획을 세워 80년 5월 광주에서 벌어진 비극을 넘어서는 유혈사태가 발생했을 수도 있었다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제작진은 1987년 '작전명령 87-4호'와 2017년 '촛불 계엄'문건이 매우 흡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촛불 계엄'문건에 적시된 기계화사단, 특전여단, 공수부대 투입 계획이 동원된 부대의 종류, 투입 계획 면에서 87년 문건과 거의 일치한다는 이유에서다. 제작진은 "두 문건 사이엔 30년의 시차가 있고, 그 사이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로 재탄생했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며 "PD수첩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쿠데타 DNA의 근원을 파헤치고자 한다"고 예고했다.

MBC 'PD수첩- 군부 쿠데타 1부'는 14일(화) 밤 11시 10분에 방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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