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바른미래당 당명을 '미래당'이란 약칭으로 사용하고 있는 언론이 있어 논란이다. 지난 2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미래당'을 청년정당 우리미래의 약칭으로 인정한 바 있다. 바른미래당은 약칭으로 미래당을 사용할 수 없단 얘기다.

지난 2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정당은 자신들의 당명을 바른미래당으로 정했다. 당시 바른미래당이 정식으로 창당된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국민의당 측은 '미래당' 약칭을 선점하고자 했다.

우리미래당 홈페이지 캡처

그러자 2016년부터 우리미래라는 당명으로 활동해온 청년정당 우리미래는 반발했다. 우리미래의 당명 특성상 바른미래당이 미래당이란 약칭을 사용할 경우 혼동의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2월 5일 국민의당과 우리미래가 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 약칭을 등록했다. 두 정당 모두 이날 오후 6시 이후에 선관위를 찾았기 때문에 동시접수로 처리돼 선관위 판단에 넘겨졌다.

2월 7일 중앙선관위는 우리미래의 손을 들어줬다. 선관위는 "유사명칭은 약칭, 정식명칭이 다 포함돼 우리미래의 미래당 약칭 등록신청을 수리하기로 한 만큼 다른 정당이 정식 명칭으로도 사용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당시 이 사안이 문제가 됐던 것은 바른미래당 창당의 주역이었던 안철수 전 대표가 우리미래의 존재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미래 창당 당시 청년정당을 자문, 멘토링한다는 명분으로 다수의 정치권 인사들이 우리미래를 도왔다. 그리고 여기에 안 전 대표도 있었다. 따라서 당명 약칭 논란에서 안철수 전 대표는 '당명 스틸러' 논란을 일으켜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 사건은 한동안 언론에서 회자됐다.

그런데 아직도 일부 언론은 바른미래당을 미래당으로 표기하고 있다. 지난 4월 뉴스통신사 전환을 선언한 뉴스핌은 지속적으로 바른미래당을 미래당이라고 표현하고 있었다. 뉴스핌은 앞서 지난 2월 7일 미래당 당명 논란을 보도한 바 있다. 미래당 당명에 관한 선관위 결정을 알고 있단 얘기다.

▲13일자 뉴스핌 보도. (사진=뉴스핌 홈페이지)

뉴스핌이 8월 들어 13일 동안 바른미래당을 미래당으로 표현한 기사는 10건에 달한다. 뉴스핌은 주로 제목에서 '미래당' 약칭을 사용했다. 8월 1일 <하태경, 미래당 당대표 출마 "제1야당 만들 것, 정치생명 건다">, 8월 6일 <미래당 당권경쟁 본격화…이번주 전당대회 후보등록>, 8월 6일 <신용현, 전당대회 출마키로…미래당 수석대변인직 사임>, 8월 8일 <손학규, 당대표 출마…"총선서 미래당 살아남을지 걱정이 태산">, 8월 8일 <[클로즈업] 민주당과 특별한 인연, 정동영의 파격행보…연립정부 가능성도>, 8월 8일 <[현장에서] 전력거래소 찾은 미래당 "상인들이 생선 진열 포기했더라", 8월 8일 <미래당 '권은희 의원 출마' 헤프닝…"출마는 권은희 전 의원입니다">, 8월 9일 <미래당, 오늘 전당대회 후보 접수 마감…11일 컷오프>, 8월 9일 <미래당 대표 출마한 34세 이준석 "기득권·관행 깨겠다">, 8월 13일 <미래당, 전당대회 일정 확정…후보들 "공명선거 약속"> 등이다.

우리미래 관계자는 "소수정당은 정치권에 제대로 접근하는 게 언론을 통한 방식밖에 없다"며 "선관위가 미래당 약칭을 우리미래만 사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는데, 언론들이 이런 점을 기반해서 공정하게 보도하는 태도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뉴스핌 관계자는 "제목을 줄이려다 보니 이런 일이 발생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우리미래 측은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SBS가 선거방송 과정에서 바른미래당을 지속적으로 '미래'라고 표기했다는 것이다. SBS는 정당별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국회의원 재보선 1위 후보자 수를 표기하는 과정에서 정당명을 2자로 줄였다. 이 과정에서 바른미래당을 지속적으로 '미래'라고 표기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