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늘의 핫이슈’ 맨 마지막 문장을 이렇게 맺었다.
“동아와 조선일보. (한반대 대운하와 관련해) 기존 입장을 고수할까 아니면 방향을 전환할까. 그도 아니면 침묵? 하여튼 이 두 신문의 입장이 궁금해진다.”
동아와 조선일보가 반대한 대운하 사업을 강행하려는 한나라당의 방침을 두고 이 두 신문이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가 뭐 이런 내용이다. 그런데 오늘자(3일)에 입장이 나왔다. 조선은 ‘완고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고, 동아는 침묵했다. ‘묻지도 않은’ 중앙은 사설에서 ‘대운하가 그렇게 서두를 일이냐’며 이명박 당선인 쪽을 비판했다.
조선이 반대 입장을 내놓았지만 완곡한 어법을 쓰고 있다. 오늘자(3일) 사설 제목이 <대운하 사업, 국민 섬기는 자세로 국민 뜻 물어야>다. 내용은 이렇다.
“국민이 당선자를 압도적으로 지지했지만 그렇다고 당선자의 모든 공약에 그대로 고개를 끄덕인 것은 아니다 … 반대 의견을 포함해 대운하와 관련된 모든 것을 국민 앞에 내놓고 판단을 구해야 한다. 대운하 사업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그 다음 일이다. 그것이 이명박 당선자가 약속한 ‘국민을 섬기는 정부’의 자세다.”
대운하 관련 기사 없는 동아일보
하지만 정말 실망을 안겨준 쪽은 동아일보다.
지난해 12월24일자 사설에서 “대통령 선거에서 공약으로 내걸고 승리했으니 국민 합의를 얻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 고속도로 철도 연안해운 등 대체운송 수단이 다양해 대운하가 관광용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 2012년까지 경부운하 건설 과정에서만 40만 개의 일자리가 생긴다. 자칫 건설경기는 이명박 정부 때 즐기고 비용은 다음 정부가 치르는 구조가 될까 걱정”이라며 한반도 대운하를 강력히 성토했던 동아일보가 이 문제에 대해 계속 침묵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설은 고사하고 오늘자(3일) 동아일보 지면에 한반도 대운하와 관련된 기사가 거의 없다. 조선일보에서 약간의 실망을 한 뒤 기대를 하면서 동아일보를 펼쳤는데 ‘독자의 기대’를 이런 식으로 실망시키다니. 정권 출범도 하기 전에 ‘친여지’로 나설 셈인가. 뭐 이런 식의 얄팍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오늘자(3일)만 기준으로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면 ‘원칙적인 입장’을 견지한 것은 중앙일보다. 중앙은 사설 <대운하, 이렇게 서둘 일인가>에서 ‘조중동’ 가운데 가장 강한 톤으로 대운하 추진방침을 비판했다. 다음과 같다.
이제 관심은 조선 중앙과 한나라당의 ‘신경전’이다. 말초적 관심이라는 비난을 감수하면서 묻는다. 누가 이길까. 또 다른 관심은 동아의 침묵이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지다. 만약 내기를 건다면 ‘조선 중앙 눈치보다가 대충 뭉개서 간다’에 걸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