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스크 크룸로프가 주는 비경은 유럽의 정수와 같다는 느낌이 들게 한다. 물론 유럽에 사는 이들은 비슷한 정경들에 익숙해 식상해 보일 수는 있지만 말이다. 여행을 하는 이유는 우리와 익숙하지 않은 것에서 오는 감동과 재미일 것이다.

할배들의 달라진 여행;
양치기 소년 김용건으로 완성된 할배들의 왁자지껄 행복 여정

체코의 작은 도시 체스크 크룸로프는 작은 공간에 유럽의 아름다움이 가득 담겨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도 많은 여행객들로 북적였다. 작아서 더욱 아름다운 그곳에 도착하는 여정마저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막내 용건의 몫이었다. 2시간 여 이동하는 동안 쉬지 않고 형들을 웃기는 용건이 없었다면 다시 무미건조한 여행이 될 수도 있었다.

김용건이 합류하기 전 <꽃보다 할배>는 진중했다. 농담은 없고 진지하거나 조용한 할배들의 여행이 전부였다. 물론 그게 나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여행은 행복해야 한다. 물론 왁자지껄하지 않아도 행복할 수는 있다. 하지만 방송이라는 점에서 정말 행복할까? 확인하는 것은 일차원적인 감정의 전달이 전부다.

tvN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 리턴즈>

이서진으로서는 모셔야 하는 할배가 한 분도 늘어 당혹스럽기는 했다. 하지만 스스로 막내로서 해야 할 일을 찾으며 공식 짐꾼의 고민은 많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할배들을 모시고, 모든 이들의 현재 상태를 확인하고 그에 맞추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몸으로 힘을 쓰는 일을 할 수는 없다. 70대 막내의 합류는 할배들의 정신 건강을 더욱 단단하게 해주었다. 마음껏 웃고 서로 농담도 건네며 지난 여행과는 전혀 다른 할배들의 변화는 모두 김용건의 힘이었다.

여행을 하며 이동하는 과정에서 할배들의 변화를 보면 김용건의 등장이 왜 신의 한 수가 되었는지 잘 보여준다. 그전 여행에서 이동은 잠을 자는 일이 전부였다. 말 그대로 여행지에서 여행을 하는 과정을 빼면 할배들의 일상은 각자 자신의 일을 하거나 잠을 청하는 것 외에는 없었다.

70대지만 막내인 용건은 '양치기 소년'이 되었다. 수없이 농담을 쏟아내는 김용건으로 인해 실없는 웃음마저 터져 나오게 되니 그 전염성은 강하다. 이서진 역시 김용건의 농담에 빠져 웃음이 많아진 것도 변화다. 더 큰 변화는 할배들 모두가 긍정적이고 즐기는 여행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tvN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 리턴즈>

직진 순재는 오직 직진만 하는 모습이 전부였다. 하지만 처음으로 함께 걷고 환하게 웃으며 동료들과 여행을 즐기는 모습은 김용건이 만든 마법과 같은 변화다. 사진 찍고 가족과 전화하며 여행을 즐기는 박근형도 김용건과 함께 과거 이야기를 하며 마치 청년 시절로 돌아간 듯 행복해 했다.

과거 추억을 꺼내고 이를 통해 30대 청춘처럼 행동하는 모습은 보기 좋다. 그 긍정의 힘은 여행을 더욱 재미있게 만들 수밖에 없게 한다. 무릎이 아파 잘 걷지 못해 항상 힘겨워 했던 전 막내 백일섭의 변화가 가장 극적이다. 물론 수술과 3년의 여행 공백기에 대한 아쉬움 때문이겠지만 화를 내는 장면이 완전히 사라졌다.

막내 자리를 물려준 이유가 아니라 수술 후 좋아진 몸과 과거를 추억하고 공유하게 해주는 김용건의 등장이 큰 역할을 했다. 자신의 청춘을 다시 생각나게 해주는 이는 고마울 수밖에 없다. 이제는 잊어버린 과거의 추억들을 끄집어내고 함께 즐거워하는 그 여정이 진정한 여행일 것이다.

김용건과 한 번도 함께 작품을 해보지 못해 낯설었던 신구가 가장 신났다. 처음 보지만 살갑게 다가오고 형들을 위해 재미있는 농담들을 쏟아내는 용건의 모습이 참 고맙고 보기 좋았던 듯하다. 여행 중 누구보다 친근하게 함께했던 신구와 김용건의 케미는 그래서 더 반갑게 다가온다.

tvN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 리턴즈>

체코 여행을 마치고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로 향하는 여정에서도 쉼 없이 분위기를 이끌어주는 분위기 메이커의 재미는 이동 시간마저 행복하게 해주었다. 모두가 농담을 한 마디씩 할 정도로 완전히 전염되어 서로 농담을 하는 그 모든 것은 그 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꽃보다할배>의 변화였다.

<사운드 오브 뮤직> 촬영지인 잘츠부르크 미라베 정원을 찾은 할배들에게 이 곳은 영화로 기억되고 구축된 기억의 공간이다. 영화 촬영지로 유명한 그곳은 말 그대로 여유와 아름다움이 가득한 공간이었다. 유럽식 정원의 이국적 풍광과 영화에 대한 추억이 함께하는 오스트리아 첫 여정지는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게 했다.

김용건이 만든 긍정적 변화는 '건건이'라는 별명이 주는 느긋함의 행복이 가득했다. 비록 형들을 위해 '양치기 소년'이 되어서 행복한 70대 막내. 김용건으로 인해 제작진까지 전염된 농담이 가득한 여행은 보다 여유로웠고, 즐거울 수밖에 없었다. 웃음이 가득한 할배들의 여행은 그래서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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