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홍콩 FX마진거래에 투자하겠다며 1만2000여 명으로부터 약 1조1000억 원을 빼돌린 '제2의 조희팔' IDS홀딩스. IDS홀딩스 사건의 유력한 공범으로 의심되는 강 모 씨가 해외도피 끝에 경찰에 검거됐다. 강 씨는 IDS홀딩스의 핵심 간부로 손꼽히는 인물로, IDS홀딩스가 해외로 빼돌린 자금의 흐름 파악 등의 실마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강 씨는 IDS홀딩스의 전신인 IDS아카데미 시절부터 주범 김성훈 대표와 함께 했으며, 김 대표 부재시 대리자로 지목될 정도로 신임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 씨는 홍콩 IDS포렉스의 전신인 5TS 대표, IDS에너지의 부사장 등을 맡아, IDS홀딩스의 사기행각에 직접적으로 관여했던 것으로 의심된다.

강 씨는 IDS홀딩스 설립 초기에는 다단계 영업조직을 구축하는데 일조했으며, 본격적인 사기행각이 시작된 이후에는 주로 홍콩에 머물렀다. IDS홀딩스는 홍콩 FX마진거래에 투자해 수익을 내겠다며 투자금을 모집했는데, 실제로 발생한 수익은 미미했다.

IDS홀딩스는 이를 감추기 위해 '가짜 FX거래 프로그램'을 만들어 수익이 나는 것처럼 피해자들을 속였다. 그리고 이 가짜 프로그램을 피해자들에게 보여주며 수익이 나고 있다고 속인 당사자가 바로 강 씨다. IDS홀딩스 피해자 A씨는 "피해자들이 단체로 홍콩을 방문하면 강 씨가 마중을 나왔고, 가짜 프로그램을 보여주며 운영이 잘 되고 있다고 했다"며 "강 씨는 명백한 공범이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강 씨는 지난 2016년 9월 김성훈 대표가 사기·방문판매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될 당시에는 미국에 머물며 IDS에너지의 부사장으로 재직 중이었다. IDS에너지는 IDS홀딩스가 미국에서 셰일가스 사업을 벌이겠다며 세운 회사다. 또한 강 씨는 바이너리 옵션 매매 서비스를 제공하던 B2B Option의 대표이사도 맡고 있었다. 그러나 김성훈 대표가 구속되자 해당 사이트를 폐쇄하고 잠적했다.

강 씨는 IDS홀딩스 재판 과정에서 수차례 증인 출석을 요구받았으나 응하지 않고 해외에서 도피생활을 이어갔다. 강 씨는 최근에는 터키를 통해 우즈베키스탄으로 입국 약 1년여를 머무른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던 중 지난 6월 중순 경, 우즈벡의 수도인 타슈켄트에서 자주 모습을 드러낸다는 현지 제보가 접수됐고,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정보가 새어나가면 강 씨가 도주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극비리에 검거작전을 준비했다. 그리고 한국 경찰이 직접 우즈벡으로 건너가 당국과 공조, 현지에서 강 씨를 검거했다.

다만 강 씨는 검거 직후 변호사를 고용하고 경찰 송환을 거부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범죄인 인도를 요청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한국 경찰이 직접 우즈벡에서 강 씨를 검거했다"며 "행정 서류가 준비되면 검찰 측과 협조해 범죄인 인도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즈벡 검찰도 강 씨가 1조원 대 사기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중범죄자로 보고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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