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이해찬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 의원의 출마를 두고 민주당의 진보성을 강화할 기회라는 평가와 원로 당 대표의 등장은 당청관계에 부담이 될 것이란 상반된 시각이 제기된다.

20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이해찬 의원은 당 대표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 의원은 "지금 대한민국은 거대한 변화의 문턱에 와 있다"며 "그 속에서 우리 민주당은, 안으로는 지난 백년간 쌓인 적폐와 불공정을 해소하고 밖으로는 적대와 분단을 넘어 새로운 평화와 통합의 시대를 열어야 하는 중대한 책임을 맡았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성공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민주당이 다시 집권해야 하는 책임이 여기에 있다"고 밝혔다.

▲이해찬 의원. (사진=연합뉴스)

이해찬 의원은 "특히 집권여당으로서 민주당의 책임은 더욱 무겁다"며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향한 문재인 정부의 국내외 개혁을 입법과 예산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지금 한국 정치에서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켜내고 모든 사람들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하며 한반도의 평화를 지향하는 책임있는 정당, 수권 능력 있는 정당은 오직 우리 민주당뿐"이라며 "한국 정치의 균형있는 발전을 위해서는 아쉬운 일이지만, 현실이 그렇다"고 강조했다.

이해찬 의원은 "그렇기에 우리 민주당과 민주당원은 사적 이익과 권력 의지가 아니라, 공적 의식과 책임 윤리를 더욱 강하게 가져야 한다"며 "더 개혁적이어야 하고 더 진보적이어야 하며 더 유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요한 시사평론가는 이해찬 의원 출마에 대해 민주당의 진보성 강화를 위한 선택이라고 봤다. 최 평론가는 "문재인 정부가 촛불로 창출된 정권이었고, 정치적 효능감을 시민들에게 준 건 맞다"며 "그러나 사회경제적인 효능감은 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평론가는 "시민들에게 사회경제적 효능감을 제공하고 경제민주화를 완성하려면 여당이 뒷받침을 해줘야 한다"며 "그런데 현재의 여당은 권력을 어떻게 쥘까, 어떻게 누릴까만 관심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요환 평론가는 "결국 이러다보니 실세형 당 대표가 등장해 민주당의 진보성을 강화해야 하는 요건이 성립이 된 것"이라며 "이해찬 의원은 실세형 총리였고, 강력한 카리스마로 당을 장악하기 적합한 캐릭터"라고 강조했다.

반면 이해찬 의원의 당 대표 출마가 문재인 정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당청 관계가 현재의 수직관계에서 수평관계화 되면서 갈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북한문제가 꼬이고, 경제문제가 대두되는 상황에서 이해찬 의원이 당 대표가 될 경우 갈등이 증폭되고, 친문 일방주의라는 비판이 일어날 수 있다"며 "지금 국회에서 협치와 화합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이 의원은 이와는 반대되는 성격"이라고 분석했다. 엄 소장은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엄경영 소장은 "지금의 당청관계는 수직적 관계이지만, 이해찬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수평적 관계가 된다고 봐야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으로서는 지금부터 총선 전까지 개혁과제를 추진할 기회인데 당청이 수평적 관계에서 협의를 하면 속도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엄 소장은 "차기 대선주자들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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