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CJ대한통운과 택배기사와의 갈등이 봉합에 접어들고 있다. 김종훈 민중당 의원이 중재에 나섰고, CJ대한통운이 택배기사의 요구를 일부 받아들이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택배 업계에 전반적인 구조 개선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앞서 18일 CJ대한통운 택배기사 4백여 명은 무기한 파업에 들어가며 서울 본사 앞에서 농성을 진행했다. CJ가 택배 분류 작업을 기사에게 맡겼으며, 이 때문에 본 업무인 배송 업무가 미뤄진다는 이유에서였다. 이 때문에 영남지역 택배기사들이 지난달 30일 파업을 벌인 바 있는데, 본사 측은 직영기사를 대체 투입해 파업 참가자의 일감을 가져가기도 했다.

18일 CJ 대한통운 택배기사 파업현장(연합뉴스TV)

결국 사측은 19일 ▲조합원 현장복귀 ▲원청 대체배송 중단 ▲배송시간 개선 등의 문제 해결을 약속했고, 노조는 파업을 중단하고 현장에 복귀하기로 한 것이다. 다만 분류작업 개선은 추후 논의대상으로 남아있어 갈등의 여지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이에 대해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은 19일 20일 ‘MBC 이범의 시선집중’과의 전화인터뷰에서 “결국 하청 구조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안진걸 소장은 “CJ대한통운은 대리점들이 알아서 (문제를 키웠다)했다고 이야기했지만 실제로는 CJ가 좌지우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CJ 택배라고 모두 CJ 정규직 직원이 아니다”라며 “대리점 위탁이 있고, (택배기사도)대리점에서 근로 계약된 노동자가 아니라 자영업 계약을 맺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소장은 “(택배기사들은)노동삼권을 주장하면서 노동조합을 만들려고 했었지만 자영업자로 분류돼 있었기 때문에 못 했었다”며 “문재인 정부 이후 근로기준법상의 노동자는 아니더라도 노조를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6월 30일 노조가 정당한 요구하니까 (CJ는) 일종에 보복을 했다”며 “물량을 노조원들에게 안 주고 다른 지점으로 빼돌리는 그런 일이 발생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 소장은 “CJ대한통운이 이번에도 대리점주들에게 핑계를 대며 (문제 해결을)지연했다”며 “강병원·김종훈 의원 등이 나서서 일단 사태는 일단락됐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CJ가 근본적으로 분류 작업을 개선하고, 그걸 다른 사람을 고용해 일하게 되면 (문제는 해결된다)”고 지적했다. 또 “(CJ 택배기사들이 배송 한 건당 받는 수수료) 800~820원에 분류작업비가 포함됐다고 보긴 매우 어렵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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