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가 스타 개인의 집을 매입하는 일은 흔하지 않다. 개인 간 거래가 아닌 방송사 차원에서 집을 매입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JTBC에서 가장 성공한 간판 예능은 <효리네 민박>이다. 가장 높은 시청률과 호평이 이어졌고 상까지 받은 이 프로그램은 JTBC에게는 소중한 자산이다.

JTBC의 통 큰 선택;
두 마리 토끼 모두 잡은 JTBC, 사생활 침해 막고 프로그램 가치도 올렸다

JTBC의 이번 선택은 좋은 선례가 될 수도 있어 보인다. 물론 이런 경우들이 많지 않지만, 최소한 방송사의 책임감이라는 측면에서 귀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방송의 순기능 못지않게 부작용도 크다. 방송의 힘은 엄청나다는 점에서 방송에 한 번 나오면 인생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다. 물론 일반화 시킬 수는 없지만, 방송이 상상 그 이상의 가치와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만은 부정할 수 없다.

JTBC 예능 프로그램 <효리네 민박>

1세대 걸그룹 멤버였던 이효리. 솔로로 나와 여성 가수로서 가장 성공적인 길을 걸었던 이가 이효리였다. 한때 표절 논란으로 홍역을 치르기도 했지만, 그런 모든 과정을 거치며 그녀는 더욱 성숙했다. 결혼을 하고 나서도 이효리는 이효리였다.

과거 걸크러쉬의 대표주자 이미지에서 보다 넓은 마음을 가진 이효리로 성숙미까지 보여준 그녀에게 많은 이들이 열광하는 것은 너무 당연했다. 동물을 사랑하는 부부는 그렇게 동물들을 보살피다 평생을 함께하게 되었다. 그리고 제주도에서 자신들만을 위한 집을 짓고 꿈같은 생활을 하던 그들의 삶이 갑자기 세상에 모두 공개되었다.

<효리네 민박>은 특별했다. 그동안 존재하지 않았던 색다른 시도였다는 점에서 큰 호평이 이어졌다. 스타의 집에 일반인들이 여행을 오는 방식은 통했다. 방송이 시작되며 이효리와 이상순 부부의 삶이 적나라하게 공개되었다. 많은 강아지들과 고양이들이 함께하는 제주도 산간의 넓은 마당을 가진 그들의 집은 그렇게 모두의 공간처럼 여겨지게 되었다.

선택을 받아 민박집에서 여행을 할 수 있게 된 이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이효리의 성숙한 모습에 많은 이들은 감동했다. 그저 잘나가던 가수 이효리의 강렬한 인상만을 갖고 있던 이들에게 이 프로그램은 진짜 이효리를 발견하는 기쁨을 선사했다. 소박하고 다정한 이웃집 언니, 혹은 누나 같은 이효리의 모습은 <효리네 민박>이 큰 성공을 할 수 있었던 결정적 이유였다.

JTBC 예능 프로그램 <효리네 민박>

문제는 방송이 나간 후 그곳에서 실제 생활하는 이효리 이상순 부부가 겪은 고통이었다. 많은 관광객들이 그들의 집을 찾아 초인종을 누르고, 사진을 찍는 등 개인 생활을 할 수 없는 상태까지 이어졌다. 담을 넘는 이도 나올 정도였고, 일부 몰지각한 여행사에서는 이효리 이상순 집을 하나의 코스로 만들기도 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였다.

시즌 1의 대성공으로 당연히 시즌 2가 이야기되던 시점 이런 극심한 사생활 침해로 인해 문제가 커졌다. 우여곡절 끝에 시즌 2까지 성공을 했지만, 이들 부부의 삶을 온전하게 보호해주는 것은 더욱 힘들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JTBC는 부부와 상의 끝에 제주 집을 구매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JTBC는 출연자였던 이효리 이상순 부부의 사생활 침해가 심각했기 때문이라 밝혔다. 이런 이유로 이들 부부가 이곳을 떠날 때 다른 누군가가 그들의 집을 구매해서 벌어질 수 있는 또 다른 심각한 상황도 막아야 했다고 했다.

이는 방송사의 이익을 위한 선택이기도 하다. <효리네 민박>은 JTBC가 만든 최고의 상품이다. 그렇게 큰 성공을 거둔 프로그램이 한순간에 논란의 중심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JTBC 예능 프로그램 <효리네 민박>

이들 부부의 집을 구매한 이가 실제로 민박집을 운영하거나, 극단적으로 중국 자본이 매입하면 무단으로 <효리네 민박>을 카피해 방송하는 팀이 그곳에서 촬영하는 웃지 못할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가정이기는 하지만 그런 상황을 모두 배제할 수도 없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JTBC로서는 제주 이효리 이상순 집을 매입하는 것이 여러모로 이롭다는 판단을 한 듯하다.

투자의 개념으로도 제주에 땅을 구입하는 게 이상할 것도 없다. 그리고 <효리네 민박 3>도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보다 다양하고 자유롭게 촬영을 이어갈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이득이다. 방송을 통해 발생하는 수익을 생각해보면 이들 부부의 집 매입은 부담이 아닌 오히려 호재가 될 수 있다.

JTBC의 이효리 이상순 부부의 집 매입은 통 큰 선택이다. 출연자에게 무한 책임을 다하려는 노력은 서로에 대한 신뢰의 문제이기도 하다. 그리고 시청자들에게도 긍정적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이었다. 이젠 <효리네 민박3>를 기다리기만 하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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