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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 선거제도 개혁 막을 걸림돌 없다"원내 5당의 선거제도 개혁 토론회…천정배 "연동형 비례제, 국회 제1의 과제"
전혁수 기자 | 승인 2018.07.12 13:39

[미디어스=전혁수 기자] 2020년 총선을 1년 9개월 여 앞두고 승자독식 선거제도를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회도 원 구성 상임위 배분 협상에서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선거제도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선거제도 개혁을 반대해왔던 자유한국당도 김성태 의원이 "입장 통 크게 변화할 수 있다"고 말한데 이어, 박순자 의원이 선거제도 개혁 토론회에 참석하는 등 변화의 모습이 감지되고 있다.

1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제7간담회실에서 <2020 총선 전 이제는 바꿔야 할 선거제도>토론회가 열렸다. 이 토론회는 정치개혁공동행동,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정치개혁특별위원회 등 시민단체와 민주당 김상희, 자유한국당 박순자, 바른미래당 채이배, 민주평화당 천정배, 정의당 노회찬 의원의 공동주최로 열렸다.

▲11일 오후 <2020 총선 전 이제는 바꿔야 할 선거제도> 토론회 모습. ⓒ미디어스

특히 이날 토론회에는 자유한국당 박순자 의원이 축사를 위해 직접 참석해 관심을 모았다. 그 동안 자유한국당은 선거제도 개혁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여왔다.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이 시민단체와 함께하는 선거제도 개혁 토론회에 참석한 것은 드문 일이다. 천정배 의원은 "박순자 의원 여기 오신 것 보니까 선거법 개혁은 끝났네. 걸림돌이 민주당일 겁니다"라고 인사를 건네자, 박 의원은 "천 의원이 하자고 하면 같이 해야죠"라고 답했다.

박순자 의원이 축사로 나서자 토론회에 참석한 시민단체 회원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박 의원은 "앞으로 선거제도가 새롭게 재설계, 재정비 돼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우리 선거제도가 여러 차례 개선이 됐지만 국민 정치의식의 성숙을 따라가진 못한다"며 "발전이 거듭되는데 오히려 기존의 제도들이 대의민주주의 정치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순자 의원은 유권자 표현의 자유 문제와 여성의 정치 진출 부분에 방점을 찍었다. 박 의원은 "선거운동 방법에 대한 금지, 허용 조항이 계속 수정되고 누더기처럼 된 것이 우리가 개혁해야 할 문제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공직선거법에서 남여 양성에 대해서도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순자 의원은 "이번 지방선거만 해도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중에 여성은 1명도 없다는 것은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며 "226개 기초단체장 중에도 여성은 겨우 8명이다. 엄청난 충격"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진정한 양성평등을 위해서는 무슨 배려 이런 걸 해달라는 게 아니라, 근본적으로 여성들의 권익을 대변할 수 있는 진정한 성평등 선거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천정배 의원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천 의원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주권자인 국민 모두의 정치적 의사가 정확하게 반영되는 선거제도"라며 "달리 말하면 어느 누구의 표도 사표가 되지 않는 선거제도"라고 밝혔다. 이어 "그런 점에서 가장 민주적인 선거제도"라며 "민심 그대로 선거제도는 승자독식 선거제도와는 달리 다양한 계층, 소수자, 지역, 세대의 정치의사를 공정하게 반영하는 가장 민주적인 제도"라고 덧붙였다.

천정배 의원은 "이 자리에 박순자 의원처럼 자유한국당도 민심 그대로 선거제도에 긍정적인 태도를 가진 것으로 안다"며 "이제 국회에서 선거제도 개혁을 막을 수 있는 걸림돌이 없다"고 말했다. 천 의원은 "선거제도 개혁에 결정적인 시기, 조건이 다 완성됐다"며 "어떤 일이 있어도 새로 출범하는 국회에서, 국회 제1의 과제, 정치개혁 뿐만 아니라 한국사회 총체적 개혁을 위한 선거제도 개혁을 꼭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회에서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는 "6·13 지방선거 결과 자체는 표면적으로는 야당 심판으로 나타났고, 민심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살펴봐야 한다"며 "여당 압승의 이유가 민주당이 잘해서라고 보긴 어렵고, 그게 사후 여론조사로 명백히 드러났다"고 전했다. 하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민주당이란 정당에 대한 지지로 보긴 어렵다"며 "대통령 후광효과로, 여당보다 야당이 싫어서, 제1야당이 잘못하는 게 많고 대통령 발목 잡는 것 같아서 여당을 찍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승수 대표는 "촛불 이후 많은 분들이 정치 자체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다고 볼 수 있지만 정당정치나 정당민주주의에 대한 신뢰로 이어지진 않았다"며 "여전히 정당정치에 대한 불신은 심각하다"고 전했다. 하 대표는 "현재 표심은 야당 심판, 대통령 지지가 나타난 것이지만, 다른 한 편으로 보면 한국 정당정치의 신뢰도는 높지 않은 수준"이라며 "이 민심을 좀 더 근본적으로 들여다보면 정치판 자체에 대한 변화의 요구"라고 강조했다.

하승수 대표는 "국민들이 가장 바라는 건 과도하고 불합리한 특권을 줄이는 국회개혁"이라며 "국민들은 지금의 국회가 특권적 기득권화로 제대로 일을 못하고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하 대표는 "그런데 사실은 결국 국회를 바꾸려면 특권을 배제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라며 "결국 근본적 정치개혁이 되려면 국회를 구성하는 규칙, 선거제도를 바꾸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하승수 대표는 "가장 합리적인 대안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라며 "지금 우리나라에서 논의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독일이나 뉴질랜드가 택하는 방식과 유사한, 이론적으로는 혼합형 비례대표제"라고 강조했다. 하 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의) 가장 난점은 국회의원 정수 확대"라며 "특권을 줄인다면 지금의 예산으로도 360명 수준으로 늘리는 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교수는 유권자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공직선거법은 '위헌'이라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우리나라 공직선거법은 위헌"이라며 "헌법 21조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헌법 21조에 모든 국민은 집회, 언론, 출판의 자유를 갖는다고 돼 있다. 허가와 검열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돼 있다"며 "그러면서 모든 국민이 누려야 할 표현의 자유를 우리 공직선거법은 하위법률로서 시시콜콜 막고 있는 것이다. 그 자체로 위헌"이라고 비판했다.

전혁수 기자  wjsgurt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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