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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뜯어먹는 소리', 정형돈도 감탄한 16세 중딩농부 한태웅의 확고한 농사철학[미디어비평] 너돌양의 세상전망대
너돌양 | 승인 2018.07.10 12:39

매주 월요일 오후 8시 10분에 방영하는 tvN <풀 뜯어먹는 소리>(이하 <풀뜯소>)는 유명 연예인들이 도시를 벗어나 16세 중딩 농부 한태웅과 함께 농사를 지으며 진정한 행복을 찾아가는 콘셉트로 진행되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스스로를 시골 삶 다큐멘터리로 규정했지만 김숙, 정형돈, 이진호 등 예능인들이 대거 출연하여 끊임없이 웃음을 유도하고자 하는 <풀뜯소>의 정체성은 ‘예능’이다. 

요즘 가장 핫한 예능인인 김숙, 꾸준히 예능프로그램에서 웃음을 선사했던 정형돈이 출연하지만, <풀뜯소>의 메인 캐릭터는 16세 중딩 농부 한태웅이다. 지난해 KBS <인간극장>에 출연하여 소년 농부로 유명세를 얻은 한태웅은 각종 예능프로그램 출연을 통해 남다른 끼를 인정받아 현재 컬투의 정찬우, 한영, 김원효가 몸담고 있는 ‘생각을 보여주는 엔터테인먼트’ 소속 엔터테이너로 활동 중이다.

tvN 예능 프로그램 <풀 뜯어먹는 소리>

<풀뜯소>가 나영석PD의 tvN <삼시세끼> 시리즈 성공 이후 우후죽순 생겨난 농사 프로그램과 차별화되는 지점이 있다면, 소년 농부 한태웅에게 있다. 농사에 대한 뚜렷한 철학과 애정은 물론 나이답지 않게 올드한 감성과 구수한 사투리를 구사하는 한태웅은 그가 농사를 짓고 밥을 먹는 지극히 일상생활만 보여줘도 잔잔한 웃음을 선사한다. 

아직 중학교도 마치지 않은 사춘기 소년이지만, 한태웅은 일찌감치 농부라는 자신의 목표를 정해놓고 좋은 농부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예능 새내기 한태웅을 구심점으로 삼으며 프로그램을 이끌어갈 수 있는 것도,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비전과 확신으로 가득 찬 소년 농부가 있기에 가능한 전략이었다. 

소년 농부 한태웅을 앞세운 <풀뜯소>는 무공해 청정 예능을 지향한다. 특별한 갈등 없이 잔잔한 일상과 웃음으로 화제를 모은 나영석표 예능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시도이긴 하겠으나, <풀뜯소>에는 나영석PD의 <삼시세끼> 와는 또 다른 웃음과 볼거리가 존재한다.

tvN 예능 프로그램 <풀 뜯어먹는 소리>

나이는 어리지만, 한태웅은 농축산업에 대해 해박한 지식과 열정을 갖춘 농사 전문가이다. <풀뜯소>의 대부분의 에피소드는 농사 전문가 한태웅의 진두지휘 아래 땀을 뻘뻘 흘리며 밭일에 열중하는 출연진의 모습으로 채워진다. 한태웅의 지시에 따라 농사일을 하나둘씩 배워가는 출연진은 어느덧 농사에 재미를 붙이며 소소한 기쁨을 얻게 된다. 

한태웅이 주목받게 된 것은, 요즘 아무리 귀농인구가 늘고 있다고 한들 여전히 사양 산업으로 인식되는 농업에 뛰어든 소년 농부의 독특한 삶의 철학과 목표에 있다. 실제 한태웅의 일상은 영화 <리틀 포레스트>, <삼시세끼>에서 어렴풋이 느껴졌던 농촌 생활의 낭만과는 거리가 멀다. 소 여물을 주기 위해 매일 새벽 5시 반이면 자동적으로 눈이 떠진다는 한태웅은 농번기가 되면 쉴 틈 없이 논밭을 갈았던 과거 소들처럼 바지런히 모종을 심고, 축사를 청소하고, 키우는 닭들을 돌본다.

tvN 예능 프로그램 <풀 뜯어먹는 소리>

제3자에겐 매일 똑같은 일상이 반복되는 고단하고 지루한 일상처럼 보여지기도 하지만, 정작 일찌감치 농사를 업으로 삼은 한태웅은 자신의 일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즐기고 있으며, 되풀이되는 일상 속 미묘한 차이를 발견하며 행복해한다. 

어린 나이에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의 삶을 살고 있는 한태웅을 보면서 늘 감탄하고 존경심을 표하는 정형돈의 말처럼, 과연 자신이 진심으로 하고 싶을 일을 하면서 즐겁게 살아가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자신만의 확고한 목표를 찾고 자긍심을 가지고 살고 있는 한태웅의 기를 톡톡히 받고 싶은 농사 프로그램 <풀뜯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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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돌양  knudo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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