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MBC 감사국으로부터 자회사 접대 의혹이 불거졌던 김광동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장 김상균) 이사에 대한 추가 접대 정황이 드러났다. MBC 감사국은 김 이사가 MBC 미주법인으로부터 받은 접대 중 여성도우미 접대, 일부 골프 접대는 실수였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MBC 플러스, MBC 워싱턴 특파원으로부터도 접대를 받았다고 추가로 밝혔다.

이같은 감사 결과에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방문진 대표 적폐 이사 김광동 씨의 비리 의혹이 또다시 터져 나왔다"며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에 김 이사에 대한 즉각 해임과 고발조치를 촉구했다.

5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방문진 정기이사회에서는 지난 이사회에서 자회사 접대 의혹이 불거진 김광동 이사에 대한 조치 논의가 안건으로 상정됐다.

김광동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1일 MBC 감사국은 특별감사 결과를 보고하며 과거 MBC 자회사인 MBC 미주법인이 현직인 김 이사를 비롯한 일부 방문진 이사들에게 반복적인 접대를 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 이사는 대부분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MBC 감사국이 제기한 여성도우미 접대·일부 골프 접대 의혹과 관련해 부인했으며 해당기간의 출입국 기록을 제출, 당시 미국에 체류하고 있지 않았음을 밝힌 상태였다. (관련기사▶방문진 이사는 여성 도우미 접대 의혹만 피하면 될까)

MBC 감사국은 지난 3일 방문진 감사에게 21일 보고와 관련해 의견서를 제출했다. MBC 감사국은 의견서에서 "김광동 이사가 2014년 4월 4일 단란주점에서 접대를 받았다는 내용과 2014년 5월 29~30일 샌디에고 및 LA에서 골프 접대를 받았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어 정정하고자 한다"며 "이와 관련해 깊은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감사 실수를 시인한 것이다.

다만 MBC 감사국은 "방문진은 공직유관단체로 MBC의 관리감독기관으로서의 위치 등을 고려할 때 방문진에 보고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했다"며 방문진 이사 비리에 대한 보고 경위를 설명하고 이 과정에서 이전 보고보다 구체적인 추가 접대 정황 자료를 첨부했다.

MBC 감사국 첨부 자료에 따르면 과거 김 이사를 비롯한 일부 방문진 이사들은 2014년 4월 24일부터 5월 2일까지 미국 LA에서 열리는 NCTA 행사 출장을 다녀왔는데 4월 24일부터 2박 3일간은 문호철 MBC 워싱턴 특파원으로부터 골프와 식사 접대를, 4월 27일에는 한윤희 MBC 플러스 사장으로부터 선물 등의 접대를 받았다. 출장 기간동안 방문진 이사들은 메이저리그 LA다저스 VIP 관람, 유니버셜 스튜디오 VIP 견학, 트럼프 골프장 및 펠리칸 힐 골프장 라운딩 등의 접대를 MBC 미주법인으로부터 받았다. 당시 사용된 금액은 총 1만 512달러(한화 1170만원)이었다.

김 이사를 비롯한 방문진 이사들은 2014년 1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2016년 4월 LA와 맥시코에서도 MBC 미주법인으로부터 골프, 선물, 관광, 식사 등 접대를 받았는데 이 금액의 총합도 1300만원 상당이었다.

지난 이사회에서 드러난 방문진 이사에 대한 접대 의혹과 관련해 사실관계 확인 임무를 부여받은 한균태 방문진 감사는 이같은 내용의 MBC 감사측 의견서를 3일 전달 받았지만 이를 이사들에게 보고하거나 자료를 배포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한 감사는 "김광동 이사와 관련된 MBC 감사국 일부 조사가 허위였다"며 박영춘 감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보고했다.

관련 자료를 요청해 자료를 받아본 방문진 이사들은 한균태 감사를 비판했다. 김상균 이사장은 "지금 여기(MBC 감사국 의견서)에 접대내역이 구체적 데이터로 나오는데 이런 것에 대해 보고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사실 확인을 해야할 것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방문진은 한균태 방문진 감사가 MBC 감사측이 추가 제출한 자료에 대해 사실관계 확인, 감사의견 제시 등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17일 임시이사회에서 김광동 이사에 대한 조치 건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10기 방문진이 오는 19일 정기이사회를 마지막으로 공식 활동을 마무리한다는 점에서 관련 논의가 이번 기수 안에 제대로 마무리될 수 있을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김광동 이사에 대한 접대 정황이 추가로 드러나자 언론노조 MBC본부는 같은 날 성명에서 "방문진 대표적 적폐 이사 김광동 씨의 비리 의혹이 또다시 터져 나왔다"며 "방통위는 김광동을 즉각 해임하고 고발조치하라"고 촉구했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김광동은 사실상 '실세 인사권자'였다"며 이것이 MBC 자회사 사장들이 김 이사에게 회사 공금으로 해외 접대를 한 이유라고 지적했다. MBC 미주법인, MBC플러스 등의 자회사 사장은 MBC 대주주인 방문진과의 협의를 거쳐 임명되기 때문이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관리감독권자에게 재물이나 이익을 공여하는 경우 배임증재에 해당되고, 관리감독권자가 재물이나 이익을 제공받았을 경우에는 배임수재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며 "더구나 그 돈이 회사 공금이었다면 당연히 업무상 횡령, 배임까지 성립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MBC본부는 "MBC와 마찬가지로 지난 10년 간 방문진 역시 썩어들어갔다. 방문진 역시 대수술이 필요하다"면서 "이를 위해 방문진 이사 선임 과정에서 정치권의 영향력을 차단해야 한다. 시민 대표성을 강화할 수 있는 인사들을 방문진 이사로 선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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