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장 김상균)의 소수 이사들이 최승호 MBC 사장에 대한 해임 결의안을 제출했다. 그러나 방문진 다수 이사들이 해임안 제출에 공감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어 해임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권혁철·김광동·이인철 등 제10기 방문진 야권 추천 소수이사 3인은 4일 방문진에 제출한 해임의결안에서 최승호 사장의 해임 사유로 ▲경영계획으로 핵심시간대 10% 시청률을 제시했지만 지난 6개월 이상 5% 남짓한 시청률 기록 ▲민주노총 소속 노동조합 중심적 경영과 일방적 인사 및 보도행위로 방송공정성 유린 ▲ 편파적 보도 양산과 임직원에 대한 부당인사 및 대량해고 반복 등을 들었다.

방송문화진흥회(연합뉴스)

소수 이사들이 제출한 최승호 사장 해임안과 제시된 해임 사유에 대해 다수 이사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다수 이사들은 이번 해임안 제출이 MBC 감사로부터 불거진 김광동 이사에 대한 부정접대 의혹을 이른바 '물타기'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과 함께 해임사유에 대해서도 "터무니 없다", "정치 공세"라는 반응을 보였다.

방문진의 한 이사는 "안건을 상정하기 위해서라면 9일 날 해임안을 제출해도 되는데 일찍 냈다. '물'을 타기 위해서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방문진 이사회 규정에 따르면 회의 10일 전 안건을 제출해야 한다. 19일 예정된 정기이사회에서 논의될 안건을 5일 정기이사회 바로 직전인 4일에 제출한 셈인데, 5일 정기이사회에서는 김광동 이사의 부정접대 의혹과 관련한 조치와 이인철 이사가 제출한 박영춘 MBC 감사 해임안 논의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제시된 해임 사유에 대해서도 해당 이사는 "최승호 사장이 취임한지 6개월 정도가 지났다. 평가라고 하면 아무리 안되도 1년은 되어봐야 하는데 이는 부당하다"면서 "'최승호 체제'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신뢰성 회복인데, 이는 점차 해소되어 가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대량해고'는 터무니 없는 얘기다. 블랙리스트를 만든 사람에 대해 조치를 취하는 것을 '대량해고'로 보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다른 방문진 이사 역시 "사유가 터무니 없다. 평가를 하는 것도 연단위로 할 수 있고, 평가도 어떤 기준들이 있어야 하는데 전혀 뜬금없는 기준"이라며 "정치공세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당 이사는 "경쟁력이 미진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10여년에 걸쳐 경영이 안좋아진 부분들이 일시에 좋아질 수는 없는 일"이라며 "해고의 경우도 정당한 이유를 가지고 한 것이다. 해고를 하지 않으면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이유들"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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