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누이년'은 매년 여름이면 반복되는 공포 드라마의 단골 소재인 구미호를 바탕으로 극 전개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매번 반복되는 소재이지만 한 여름의 더위를 날려 버리는 오싹함에 보게 되는 드라마입니다. 하지만 이번 '여우누이뎐'은 큰 틀에서의 소재는 구미호를 택하고 있지만 어린 딸을 가진 엄마 구미호라는 참신한 부재료를 넣었다는 것이 재미를 한층 더하고 있습니다.

'여우누이뎐'을 보면 자신의 딸을 살리기 위해 구미호의 딸을 죽이는 윤두수의 부정과 자신의 딸을 지키기 위해 몸부림치는 구미호의 모정, 모두 근본 바탕은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의 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신의 딸을 살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살생을 해야 하는 부모, 위험으로부터 딸을 지키기 위한 구미호의 행동 모두 다 같은 이치이기는 합니다. 이번 주가 '여우누이뎐'의 최고조 흥미를 유발하는 회가 된 것 같습니다. 윤두수(장현성)는 연이(김유정)의 간을 꺼내 초옥(서신애)에게 먹임으로써 병을 이겨냅니다. 하지만 구미호는 윤두수가 자신의 딸을 죽이고 간까지 꺼내 초옥에게 먹였다는 사실을 알고 복수의 날을 갑니다.

윤두수가 연이를 죽일 때의 고뇌와 구미호인 한은정이 울부짖는 모습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 두 배우의 열연으로 '여우누이뎐'이 한층 더 완벽한 드라마가 되어 가는 듯합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구미호의 복수가 시작되는 과정이라 결론이 어떻게 날지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이번 드라마는 무엇을 이야기 하고 싶었을 까요? 자식을 끔찍이 생각하는 부모의 마음? 아니면 자식일 이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극단적 사고? 분명 인간과 짐승이란 구분은 있습니다. 다만 부정과 모정은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이지요. 누가 선이고 누가 악일까라는 고민을 하게 만드는 드라마이기도 합니다. 구미호를 생각하면 복수를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다가 반대로 딸을 살리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살생을 저지른 그 아비의 마음도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아무리 자식을 위한 것이라 하여도 살생은 문제가 있어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그 상대가 구미호라는 짐승이라도 말입니다.

'여우누이뎐'은 많은 것을 화두로 던져 놓고 시청자들에 고민꺼리를 안겨 주는 그런 드라마입니다. 선과 악 그리고 부모의 자식사랑......, 그 상대가 짐승이라 할지라도......, 분명한 선악은 구별 지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단순한 호러 드라마로 착각하게 만드는 '여우누이뎐'은 새로운 스토리 전개와 이야기꺼리로 흥미를 시청자에게 안겨주는 그런 드라마라고 여겨집니다. 앞으로 결론이 복수? 아니면 화해? 비극이냐 희극이냐는 시청자가 마음속에 품고 있는 선악에 기준에 달려 있겠죠.

문화평론가, 칼럼니스트, 1인 미디어인 블로그가 사회 생태계 진화를 가져올 수 있음을 꿈꾸며, 새로운 감각으로 방송연예 & IT 전반을 분석하는 블로그 운영(블로그 주소 http://tiworker.tistory.com). 경향파워블로그기자로 활동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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