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더불어민주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범개혁 세력이 공히 개혁입법연대를 거론하고 있다.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선 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을 거두면서 개혁입법을 위한 의석수가 확보됐고, 이에 따라 범진보 진영을 중심으로 이 같은 논의가 이뤄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범진보 개혁입법연대의 포문은 민주평화당이 열었다. 지난 22일 평화당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박지원 의원은 "이번 국회 원구성에서 민주당, 정의와평화 교섭단체, 무소속을 합치면 157석이 된다"며 "따라서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원구성에 조속히 협조하지 않으면 단독 개혁벨트를 구성해서 원구성을 마쳐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회 본회의장 모습. (연합뉴스)

박지원 의원은 "157석의 개혁벨트를 구성해서 원구성을 하루속히 마치는 것이 좋다고 거듭 말씀드린다"며 "대신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에 시한을 줘서 그 분들의 결정을 지켜보고 157석의 개혁벨트 국회라도 소집해 원구성을 하고 민생 및 개혁입법 처리에 매진하자"고 제안했다.

박지원 의원의 제안은 민주당과 정의당이 사실상 동조 의사를 밝히면서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3선 중진인 민주당 윤호중 의원은 '솔로몬 연합'을 제안했다. 솔로몬제도의 국기 색깔이 파랑, 녹색, 노랑으로 짜여져 있는 것에서 착안한 것이다. 파랑은 민주당, 녹색은 민주평화당, 노랑은 정의당의 상징색이다.

윤호중 의원은 자신의 SNS 글을 통해 "민주당 130석, 민평당 14석, 정의당 6석, 진보성향의 미래당 전국구 4석과 무소속 3석을 더해 진보진영 157석을 만들 수 있다"며 "17개 상임위 중 적어도 7개 상임위에서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국회의장과 상임위장을 모두 배출해 의사 진행 효율성을 높이자"고 제안했다. 윤 의원은 "솔로몬 연합이 민의를 잘 받들 수 있다"며 "솔로몬 연합은 정부 운영에 대한 연합이 아닌 국회 운영에 대한 다수파 연합이다. 하반기 국회에 솔로몬의 지혜가 발휘되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노회찬 정의당 의원도 개혁입법연대 구축에 힘을 보탰다. 노 의원은 KBS라디오 '최강욱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157석의 의원들로 개혁입법연대를 만들어 반드시 통과돼야 할 부분에 대한 공통분모를 만들고 자유한국당이나 바른미래당 의원까지도 설득해서 180석이 된다면 '신속 처리 트랙'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움직임에 자유한국당은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독점적인 입법 권력을 바탕으로 정권 독주체제가 공고화하고, 실험적 정책과 선심성 정책이 남발된다면 더 큰 사회적 갈등과 비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개혁 입법연대가 하나의 독점적인 입법 독재로 블록화할 경우 소득주도성장을 비롯해 실험적 경제정책과 노동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비롯한 노동 일자리 사회정책에서의 불완전성은 점점 더 심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은 의견이 엇갈리는 모양새다. 바른미래당 지도부는 범개혁 세력이 자신들을 반개혁 세력으로 호도하고 있다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은 "바른미래당은 반개혁이라는 의도가 숨어있다. 심각한 여론 호도가 있다"고 날을 세웠다.

김동철 위원장은 "개혁입법연대는 지긋지긋한 적대적 양당제로 회귀하겠다는 발상"이라며 "한 때 계파 패권에 사로잡힌 민주당을 벗어나 국민의당에 합류했던 사람들이 이제와 다시 낡은 이념과 계파 패권의 민주당과 개혁입법을 얘기한다는 것은 얼마나 자기부정인가"라고 민주평화당을 겨냥하기도 했다.

반면 주승용 바른미래당 의원은 개혁입법연대 추진을 '바람직한 움직임'이라고 호평했다. 주 의원은 "개혁입법연대 157석 중 이미 3석은 우리 바른미래당 국회의원"이라며 "바른미래당도 개혁입법연대에 적극 동참해서 157석을 뛰어넘는 184석으로 확실하게 힘을 보태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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