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정부가 고 김종필 전 국무총리에게 민간인이 받을 수 있는 최고 등급의 훈장인 무궁화장을 추서할 계획을 밝힌 가운데 그의 공과를 둘러싸고 훈장 수여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JP키즈'로 불리는 이완구 전 총리는 "(국민들이)본인의 인생을 평가해보시면 답이 나올 것 같다"며 찬성 입장을 내비쳤다. 5.16 군사 쿠데타의 주역으로 무궁화장은 과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JP는 산업화의 주역"이라며 "그렇게까지 깎아내릴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23일 고 김종필 전 총리의 빈소를 찾아 정부가 훈장 추서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훈장 등급은 민간인이 받을 수 있는 최고 등급 훈장인 무궁화장으로 알려졌다. 이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반대 여론이 줄을 지었다. 5.16 군사 쿠데타의 주역이자 독재 정권의 2인자였던 사람에게 훈장 추서를 할 수는 없고, 하더라도 격을 낮춰야 한다는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24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빈소 조문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에 대해 'JP키즈'로 불리는 이완구 전 총리는 25일 CBS라디오'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공과와 관련해, 공에 대해서 인색한 정서가 있다"며 "인간은 살면서 모두 공과가 있다. 다른 나라의 경우는 그렇게 인색하지 않다. 일본은 100여 명에 가까운 영웅들이 국민들 사이에 있는데 우리는 너무 인색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전 총리는 김 전 총리를 '우리 국가의 모습'이라고 비유하며 "찬성하시든 반대하시든 (국민들)본인이 인생을 어떻게 살았나라는 생각을 하면 답이 나올 것 같다"며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점을 높이 평가하는 쪽으로 우리 정서도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전 총리는 김 전 총리에 대한 긍정적 평가로 '산업화의 주역'을 꼽았다. 그는 "1인당 GDP가 100불이 되는, 민주화와 산업화를 이렇게 이룬 나라가 세계에서 유일하다고 하면서도 그 산업화를 일으킨 주역이 JP인데 그걸 그렇게까지 깎아내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고 김종필 전 총리는 1961년 육군 사관학교 출신 군인으로서 그의 처삼촌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함께 5.16 군사 쿠데타를 성공시키며 한국 현대사의 전면에 등장했다. 그는 박정희 정권에서 초대 중앙정보부장을 맡았다. 중앙정보부는 민주화 인사들에 대한 탄압과 각종 정치 공작으로 박정희 정권을 뒷받침했다.

그는 이후 증권 파동, 새나라자동차 사건, 워커힐 사건, 회전 당구기 사건 등 '4대 의혹 사건'의 배후 당사자로 지목돼 중앙정보부장을 사임하고 "자의반, 타의반으로 떠난다"며 외유를 떠나기도 했다.

'산업화의 주역'이라는 평가에 대해서도 평가는 엇갈린다. 그는 중앙정보부장 재직 시절 오히라 마사요시 일본 외상과의 회담에서 이른바 '김종필-오히라 메모'를 작성했다. 해당 메모에는 일본의 강제침탈에 대한 사과와 배상에 대한 내용은 빠진 채 청구권 자금과 차관 규모가 명시돼 있었는데, 일본은 현재까지 이를 이유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 강제징용 등 한일 역사 문제와 관련한 공식 사과를 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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