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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출신 박수택의 고양시장 도전기[인터뷰] 박수택 정의당 고양시장 후보 "졌지만 잘 싸웠다…자연인으로 돌아갈 것"
윤수현 기자 | 승인 2018.06.21 10:00

[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박수택 정의당 고양시장 후보의 도전은 끝이 났다. 박수택 전 후보는 8.36%의 득표율을 기록해 3위를 기록했다. 이제 박수택 전 기자는 후보에서 자연인으로 돌아갔다. 선거가 끝나고 그간 자지 못한 잠을 몰아 자고, 푹 쉬었다는 박수택 전 기자의 얼굴은 편안해 보였다.

다음 계획을 묻자 '정당인·총선 도전'이 아니라 '밀린 학업·시민 단체 활동'을 이야기했다. 아직 정치인이 아니라 언론인이 더 어울렸다. 앞서 미디어스는 박수택 후보를 인터뷰하면서 “선거 결과가 어떻든 다시 한번 만나자”고 약속했다. 이에 19일 그를 다시 만나 지방선거에 도전한 소감, 감회 등을 들었다.

박수택 전 SBS 환경전문기자(미디어스)

Q. 선거가 끝났다. 그동안 무슨 일을 하고 지냈나

A. 잠을 많이 잤다. 선거 운동을 하면서 몸이 많이 피곤했다. 오후에는 사무실 나와 남은 일을 처리하고, 선거를 도와준 분들에게 인사를 했다.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도 하고 있다. 

Q. SBS에서 은퇴했다. 돌아갈 일상은 무엇인가

A. 은퇴자니까 사회 활동을 해야 한다. 우선 그동안 미뤄뒀던 환경 관련 시민단체 활동을 하려고 한다. 공부도 재개해야 한다. 방송통신대학 실용중국어학과를 다니고 있었는데 졸업 시험을 준비해야 한다. 새롭게 일자리도 찾아야 하고. 후보에서 자연인으로 돌아가려 한다.

Q. 정치에 다시 도전할 생각은 없나

A. 아직 선택 못했다. 거짓말 하는 게 아니라 정말 고민 중이다. 우선은 밀린 일상에 집중하고 싶다. 

Q. 8.36%를 받았다. 만족하는 결과인가

A. 만족했다면 거짓말이다. (웃음)졌지만 잘 싸웠다. 정의당 안과 밖에서는 선전했다고 한다. 우선 여건이 불리했다. 선거에 나설 것을 결정하고 선거 운동을 한 게 두 달 남짓이다. 다른 후보들은 4년에서 8년 가까이 지역에서 준비하신 분들이다. 높이 날려면 활주로가 길어야 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그래도 내가 당선되지는 않았지만 많은 성과가 나타났다. 우선 고양시 시의원에 정의당이 4명이나 진출했다. 지난 선거에서 2명이었는데, 200% 성장이다. 또 유권자에 선택지를 준 측면도 있다. 시의원, 도의원, 고양시장, 경기도지사. 유권자에게 제3당이라는 선택의 폭을 넓혀 준 측면이 있다.

Q. 선거비용은 어떻게 충당했나

A. 정확한 액수를 밝히긴 그렇지만…. 20년 넘게 넣었던 개인연금을 해지했다. 그게 선거비용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나머지는 후원금, 정당 지원금 등이 있다. 다른 후보들에 비교해서 알뜰하게 했다. 난 선거운동원이 6~7분이었지만 다른 후보들은 100명 가까이 있더라.

Q. 60%가 넘는 투표율이 나왔다. 역대 지방선거 2위 기록이다 

A. 60% 정도인데, 그게 역대 두 번째로 높은 투표율인 것이 부끄럽다. 40%의 유권자는 눈을 감았다. 그만큼 주권이 다른 사람에게 넘어간 것이다. 지방선거는 대선, 총선만큼 중요한 생활 정치의 장인데 아쉽다.

유권자가 지방선거에 더 많은 관심을 보였으면 좋겠다. 민주주의가 공고해지려면 시민이 대리인에 더 많은 감시와 견제를 해야 한다. 그게 선거다. 지방선거에 관한 관심을 포기한다면 내 주권은 엉뚱한 사람들이 가져가게 된다.

Q. 지방정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A. 지방정치가 중앙정치에 예속되는 경향이 있다. 많은 국회의원이 지방선거 후보 결정권을 가진다. 지방선거에 나서고자 하는 사람들은 결정권자에게 줄을 선다. 결국, 지방선거에 나서는 사람은 중앙정치의 수족이 되고, 총선에서 선거운동원 역할을 한다. 지방정치와 중앙정치를 분리하는 작업이 절실하다고 느꼈다.

표의 등가성도 지켜졌으면 한다. 거대 양당이 반대를 하니 많은 지역구에서 중대선거구가 꾸려지지 않았다. 그러면 당선은 두 당이 나눠 가지게 된다. 언론이 지적해도 듣지를 않는다. 주민의 표가 사표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

Q. 기자라는 직업에서 정당 후보로 나섰다. 느낀 점이 있을 것 같다

A. 난 현장에서 8년 가까이 떨어진 사람이다. 이미 언론계에서도 많이 희미해졌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12월 31일 논설위원실로 보내진 이후, 기자 박수택의 생명은 끝났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기자라는 직업에서 정치인으로 바로 넘어간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기자, 특히 앵커를 그만두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정치로 뛰어드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물론 언론의 일과 정치의 일이 본질에서 같지만, 언론인은 선을 그었으면 좋겠다. 얼마 전까지 TV에 나와 얼굴을 알리고, 지면에서 글을 쓰던 사람들이 한순간에 정치에 도전한다는 것이 좋게 보이진 않는다.

직업선택의 자유가 있으니 할 말은 없는데, 언론인 물을 빼고 정치에 도전했으면 한다. 적어도 2년 동안 정당 대변인, 당직자, 다른 직업에서 일하고 정치에 도전해야 하지 않으니까 생각한다.

Q. 박수택 전 기자를 지켜본 언론인에게 한마디 해달라

A. 우선 현장을 끝까지 지키지 못해서 미안하다. 2009년 4대강 문제를 지적하니 회사가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그건 아직도 가슴의 한으로 남아있다. 여러분들은 언론계에서 이름을 날렸으면 한다. 언론의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지만,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전업 언론인으로 자신의 경력을 쌓으면 그 자체로 국가, 사회에 기여하는 일이다.

윤수현 기자  melancholy@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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