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을 준비하는 우리나라의 축구이야기, 두번째 포스팅은 더욱 무거운 마음으로 시작하게 된다.
사실 지난밤의 "U-20 여자축구 준결승전"은 응원으로 바라보는 가운데 마음 한켠을 무겁게, 또 불편하게 했던 단적인 예라 할 수 있을 듯 하다.

패배는 아프지만, 결코 부끄럽거나 울 일이 아니다.
당당하게 가슴을 펴고, 국민들 앞에 떳떳하게 돌아와도 된다. 하긴, 그들의 귀환에 그리 큰 관심이나 있겠냐마는...
설사 이번에 우승을 했다하더라도, 아마 여자 축구란 부분은 우리 축구에 분명히 여전하게 약자일테 말이다.
그렇기에 전문적인 견해나 의견도 가지기 힘들 테니깐.

경기에 대한 분석이나 아쉬움을 말하고, 또 아쉽지만 잘 싸웠다고 이야기하는 목소리들...
그러나 여자축구 4강이란 결과에 우리가 어떤 입장과 견해를 밝힐 수 있겠는가?
많은 이들이 모르는 가운데 진행되는 여자축구리그, 대한축구협회가 주관하는 "WK리그"는 매주 월요일마다 펼쳐지고 있지만 대부분 그 자체를 모른다.

이렇게 모르는 가운데 우리 주변에 펼쳐지는 축구는 사실 한둘이 아니라는 거.
자세한 수치나 그 한계에 대한 이야기는 늘 "월드컵"을 주위에 두고, 우리 축구 인프라나 환경을 말하며 언급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현실은 변함이 없다는 게 신기할 지경, 하긴 축구장의 경우는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직접적인 환경의 변화는 많이 이뤘으니깐,
그리고 그런 환경적 증가와 안정적이고 긍정적인 변화는 꾸준하게 이어지지 않는가?

▲ 박주영 축구장. 이런 공간의 증대는 분명 긍정적이고 새로운 축구의 변화이자 힘이다.
유럽리그에서 활약하고 국가대표로 뛰는 선수들의 긍정적 순환구조의 결과다.
하지만, 이런 이유들이 결코 우리의 월드컵에 절대적인 근거이자 힘으로 그 이유가 될 수는 없을 터.

여자축구만큼이나 우리 축구환경에 약자는 바로 학생축구, 특히나 어린 친구들의 축구는 무관심과 어려움이 많다.
중계나 취재도 드물고, 사람들의 관심도 전무하다.
경기장에 찾아오는 건 학부모님들과 학교 관계자, 그리고 준결승 이상 경기에 동원되는 학생들뿐이다.

어찌됐던 축구의 미래와 앞날을 이야기하려면 "학생"들, 어린친구들의 축구가 그 바탕이자 씨앗일터.
우리 축구엔 그런 여유나 배려가 참 드물다. 예산을 늘리고, 경기장을 늘리면 뭐하는가, 또 대회를 리그로 바꿔 공부를 강조하면 또 뭐하는가.
현실적 대안은 찾기 힘들고, 무관심과 열악함은 여전하게 함께하는데 말이다.

그나마, 클럽단위로 또 리그 단위로 운영되는 변화가 있다는 긍정적 결과도 있다만...
아직까지 우리의 갈 길은 멀고, 무관심이나 초라함은 도처에 가득하다.

이번 주말, 중학교 축구를 중계하며, 방학에 대회를 해야 한다는 규정 덕분에 아이들이 이 더운 기간에 대회를 치르게 된 현실을 보면...
과연 행정적인 노력과 시도들이 진정 학생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여전히 약자들의 축구에 불과한지를 다시금 생각해본다.
나아가, 축구의 바탕이 이런 나라에서 또 한 번의 월드컵을 도전하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스스로 부끄러워진다.

하긴...
어찌 보면 우리나라에선 대표 프로축구리그라 할 "K리그"조차, 우리 축구에서의 약자인지도 모르니깐.

아, 우리 K리그와 바르셀로나가 만나면, 이건 약자가 아닌 언론과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는 대단한 축구가 되는 건가? 흠흠.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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