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케이블 방송으로는 경이적인 시청률을 기록한 슈퍼스타K는 분명 히트상품인 것만은 분명하다. 미국 어메리칸 아이돌을 닮았다는 비판도 있지만 미국 방송까지 자세히 알지 못하는 대부분의 시청자에게 대국민 오디션은 일반 예능이나 음악 프로에서 볼 수 없는 신선함을 주었고 성공했다. 그러나 슈퍼스타K는 결국 스타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슈퍼스타K 우승자 서인국이 신인치고는 나쁘지 않은 성적을 냈지만 아직 스타라고 부르기에는 성과가 많이 부족하다. 슈퍼스타K가 외면한 길학미, 박세미, 정슬기 등이 외부에서 발탁, 아직 스타가 되진 못했지만 가수 자질에 대한 평가는 나쁘지 않다. 물론 오르기 쉽다면 결코 스타라고 부를 수는 없겠지만 프로그램 자체의 성공에 비하면 오디션의 결과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점은 분명하다.
대표적인 것이 개그맨 장동민이 슈퍼스타K에 응모해 개그맨을 그만둘 것이냐는 질문을 받은 것처럼 오해할 수 있는 예고편을 내보낸 사건을 들 수 있다. 억울한 일을 당해도 연예인이 방송사에 불쾌감을 표시하는 일은 좀처럼 볼 수 없는데, 장동민은 이례적으로 감정을 드러냈다. 양쪽 다 석연찮은 부분을 남겼지만 어쨌거나 그로 인해 슈퍼스타K 첫방송은 확실한 홍보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그러나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슈퍼스타K가 방송하지 않기로 하고 심사위원과 출연자가 나눈 대화를 방송했다는 것이다. 이는 한 출연자가 오디션 중 아이돌 멤버와 사귄 적 있다는 내용이다. 방송이 나가자 실명이 공개된 출연자에게 악풀이 달렸고, 이에 출연자의 오빠라는 이가 밝힌 글에서 제작진의 여러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는 주장이 등장했다.
그 사람이 오빠인지는 아직 확인되고 있지 않지만 “동생은 밝히려고 하지 않았는데 제작진 측에서 오디션 직전에 그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오디션에서 불합격시키겠다고 협박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만일 사실이라면 커다란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슈퍼스타K에 참가한 출연자가 노래가 아닌 프라이버시를 밝히지 않아 불합격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방송이니 여러 가지 흥미 요소를 끼워 넣을 수밖에 없다는 점은 이해한다고 하더라도 처음부터 가창력을 기반한 새 인물을 찾고자 하는 자세보다는 예능 프로를 하려는 것 같은 심사위원들의 태도는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가수가 되기 위해 오디션에 참가한 출연자의 연애사를 캐는 것이 심사위원의 권한에 포함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더불어 출연자들의 인격에 상처를 주는 거친 심사평도 불편한 요소로 지적되고 있다.
슈퍼스타K는 출연자에게는 가수 오디션이지만 시청자에게는 예능 프로이다. 그것이 흥미를 주는 요소다. 이번 남자의 자격 하모니 편이 의외의 호응을 끈 것처럼 오디션이라는 환경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관심은 오디션이 오디션다울 때 유지될 수 있다는 점을 제작진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슈퍼스타K가 예능 오디션은 아니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