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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인터뷰 논란, 진짜 문제는 따로 있다[미디어비평] 탁발의 티비 읽기
탁발 | 승인 2018.06.15 10:46

15일 JTBC <뉴스룸>은 흥미로운 소식을 하나 전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과 옥스퍼드대학교 로이터저널리즘 연구소가 공동으로 발표한 것으로 세계 37개국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한국에서는 JTBC가 톱 브랜드로 뽑혔다는 것이다. 그야 익히 들은 이야기지만 진짜 내용은 그 다음에 있었다. JTBC가 한국에서는 1등이지만 신뢰도 자체는 37개국 중에서 꼴찌를 했다는 것이다. 상위권 국가들이 60%가 넘는 신뢰도를 보인 반면 한국 뉴스 신뢰도는 25%에 그쳤다. 

최순실 태블릿PC 폭로 등 대통령을 탄핵으로 몰고 갈 정도로 치열하게 싸웠던 언론인데 이상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아마도 그때의 언론과 현재의 언론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언론들이 정상화됐다고 하는 데도 시민들의 뉴스 신뢰도가 이토록 낮은 것은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한마디로 정리하면 뉴스가 보도가 아닌 정치를 하려고 한 때문이다.

뉴스 이용자들이 꼽은 '톱 브랜드' 한국 1위는 JTBC (JTBC 뉴스룸 보도영상 갈무리)

언론 혹은 기자의 정치는 권언유착을 의미한다. 장충기 문자 파문에서 드러났듯이 자신의 이익에 의해서 보도하거나 혹은 침묵하거나를 결정하는 것이 언론의 정치 행위이다. 언론의 정상화는 매체 자신이 판단하고, 결정할 일이 아니다. 그것은 시민의 몫이라는 것을 로이터 저널리즘연구소의 조사가 대신 말해주었다. 

지방선거가 치러졌던 13일 밤부터 다음날까지 최고의 이슈가 되었던 사건이 있었다. ‘이재명 인터뷰’라는 검색어가 포털에서 사라지지 않았고, 거의 모든 언론 특히 방송사들은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선인의 태도에 대해서 비판을 아끼지 않았다. 논란의 원인은 방송사들이 ‘약속된 질문’을 하지 않고 ‘엉뚱한’ 것만 물었기 때문이었다. 자신을 괴롭혔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은 논란들에 대해서 이재명 당선인으로서는 적어도 그날만은 피하고 싶었을 것이다. 

인간적으로는 이해가 되지만 정치인이, 그것도 공직자가 모든 국민들이 지켜보는 방송 생중계에 그런 식으로 임하는 것은 문제가 심각한 것이다. 그러면서 올 초 JTBC에서 있었던 신년토론에서 했던 유시민 작가의 말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있었다. 유 작가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에게 “감정조절 능력에 하자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한 바 있었다. 이재명 인터뷰 논란을 본 사람들은 이번이 대통령 선거가 아니라 천만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리는 반응이다.

이재명, 생방송 중 인터뷰 중단 논란…SNS 통해 사과 (MBC 뉴스데스크 보도영상 갈무리)

그러나 이재명 인터뷰 논란에 빠진 부분이 하나 있다. 그것은 논란 이후 여러 매체에서 당시 상황을 자세히 전하면서 알려진 것이다. 이재명 당선인이 방송사들에게 질문지를 요구했고, 방송사들은 거기에 동의하지는 않았지만 특정 질문은 빼겠다는 약속을 했다는 사실이다. 이 당선자가 카메라 앞에서 무례한 모습을 보이게 된 것은 그 약속이 깨졌기 때문이다. 이 당선인의 말 그대로 표현하자면 “예의가 없어” “엉뚱한 질문을 계속 해서 안 돼”라고 했다. 

실제로 논란 이후 당시 방송을 진행했던 박성제 기자는 SNS를 통해 질문에 대해서 사전 약속을 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런 내용은 당시 상황을 기록한 오마이TV 영상에도 나온다. MBC 기자는 간절하고, 다급하게 그런 질문을 하지 않겠다고 인터뷰를 하자고 통사정하는 모습이었다. 약속대로 박성제 기자는 질문을 하지 않았고, 대신 김수진 기자가 논란에 대해서 말을 꺼내자 이재명 당선인이 마치 피하고 싶은 전화를 끊을 때의 흔한 수법인 “잘 안 들립니다”의 방식으로 방송 인터뷰를 일방적으로 끝낸 것이다. 

다급한 mbc 기자의 목소리... 이재명 인터뷰 당시 현장 (오마이TV 유튜브 영상 갈무리)

약속을 어긴 것이 아니라 약속을 한 것이 문제다. 지금 MBC 사장은 최승호 피디다. 그에게는 유명한 어록이 있다. “기자가 질문을 못하게 하면 나라가 망합니다”라는 것이다. 그 질문은 당연히 미리 약속된 것이 아니다. 권력자 혹은 공직자가 언론과 미리 정해진 질문과 답변을 하는 것은 대중을 기만하는 것이다. 자유롭게 질문하지 못한다면 하지 않는 것이 언론의 신뢰도를 높이는 방법이다. 타 방송사에서 다 인터뷰를 내보냈다고 해서 하지 말아야 할 약속으로 인터뷰를 허락받는 것은 언론의 자존심도, 시청자에 대한 성실 의무도 저버린 태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아직도 2017년 1월의 청와대 대통령 간담회 사진을 기억하고 또 여전히 분노하고 있다. 탄핵 당한 대통령이 부른다고 기자의 무기라는 노트북과 휴대폰도 다 놓고 가서는 두 손 조아리고 듣는, 잘 길들여진 언론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그 언론은 바뀐 정부에서 새 대통령에게는 오만한 자세를 보여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런데 대통령도 아닌 도지사 당선인에게 설설 기는 모습은 낯설고 민망했다. 

결과적으로 이재명 논란은 언론의 인터뷰가 그런 식으로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의심을 남겼다. 기자의 질문은 대답이 없어도 그 자체로 의미를 갖는다. 방송에서 내보내는 화면에는 그렇게 대답 없는 질문으로 가득하다. 그렇기 때문에라도 약속된 질문 따위는 필요치 않은 것이다. 이재명 인터뷰 논란의 진짜 문제는 거기에 있으며, 한국의 뉴스 신뢰도가 왜 꼴찌인지에 대한 해답 하나 정도는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탁발  treeinu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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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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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eppermint 2018-06-15 20:57:06

    다른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일어난 일은 못 봤고, MBC와의 인터뷰 장면은 저도 봤는데 진행자의 질문은 간접적이고 두루뭉술했고, 그 정도의 질문에도 비슷하게 두루뭉술하게 답하거나 다음 번에 말씀드리겠다고 할 수도 있었을텐데, 안들린다며 끊겠다고 말하는 걸 보고 생방송 사고 난 줄 알았네요. 아마도 tv조선에서 심하게 질문한 것 같고 인터뷰가 몇 개 이어져서 예민해질 수도 있었겠지만, mbc에서 한 그 정도 질문에까지 그런 반응을 한 건 상황대처능력과 인성을 드러낸 장면이었다고 볼 수 밖에. 미리 질문을 짠 것도 물론 문제.   삭제

    • peppermint 2018-06-15 20:48:13

      당황스럽거나 귀찮게 상대를 몰아갈 때 그 사람이 어떤 반응으로 어떻게 상황을 풀어가는 지를 보고 성격과 인성을 짐작할 수 있죠. 그걸 많이 테스트하는 게 면접에서 일어나는 흔한 장면이라는 걸 면접을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쉽게 알 수 있죠. 가정사나 스캔들보다 더 중요한 게 그 사람의 준비되지 않은 상황 대처능력을 통해 볼 수 있는 인성이죠. 이 부분에서 실패한 대표적인 케이스가 안철수라는 것도 웬만함 다들 알테고, 이번 경우도 마찬가지라 봅니다.   삭제

      • 멘드롱또 2018-06-15 17:14:31

        2년간 사귀었으면 통화내역, 문자, 영수증, cctv가 단 하나도 없다는게 말이 되나요?? 대답할 가치가 없는 이미 백번 정도 설명한 질문에 그것도 당선된 첫날 너무 많이 묻고 대답해 피하고 싶었을듯요. 게다가 도지사 되자마자 대선 나올거냐는 둥 나의 역할에 책임을 지겠다고 한것도 김부선과 엮어서 말하니 얼마나 사람이 짜증이 낫을까요? 박근혜는 자기가 불리한 질문에는 단 한번도 대답 안했고 이재명은 이미 백번은 얘기했어요. 이게 어떻게 같은지요? 문빠들, 야당들, 대기업과 연합한 언론의 악마의 편집으로 밖에 안보여집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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