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방송 중 일간베스트 발 합성사진을 사용한 KBS 2TV '연예가중계'에 행정지도가 결정됐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는 14일 회의를 통해 KBS 2TV 연예가중계에 행정지도인 의견제시를 결정했다.

KBS 2TV '연예가중계'는 지난달 18일 일베의 이미지 조작에 대해 방송을 했다. 당시 방송에서 연예가중계는 일베에 의해 오염된 2018 러시아 월드컵 엠블럼이 유통되고 있다는 지적을 하며 합성사진과 원본 사진을 비교해 설명했다. 이날 방송에서 원본으로 제시된 이미지는 일베가 합성한 이미지였다. 일베의 사진 합성을 지적한 방송에서, 일베 합성사진을 버젓이 사용한 것이다.

KBS2TV <연예가중계>

KBS 권용택 부장은 “변명 같지만 합성사진을 구별하기 쉽지 않다”면서 “해당 작업을 한 친구의 고의성은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사진 사용과 관련해 대책기구를 만들었다”며 “편집 시스템과 촬영 원본 데이터에 대해 아카이브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권용택 부장은 “당분간 일베 이용자가 만든 가공의 이미지가 방송에 나올 가능성은 차단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심영섭 위원은 “문제는 (합성 이미지를 방송에서 사용하면)일베 이용자가 즐기는 것에 있다”며 “일베의 합성 시도를 성공하지 않게 하는 방법이 방송사가 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정주 위원은 “일베 사진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는 방송을 했는데 큰 실수가 있었다”며 “주의 깊게 보는 눈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실수라거나 몰랐다는 말을 하지 마라”며 “방송사가 일베 이미지 유통창구가 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KBS의 일베 이미지 사용은 4기 방통심의위 출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에 위원 다수 의견으로 행정지도인 의견제시가 결정됐다.

한편 4월 16일 세월호 참사 4주기 정부 합동 영결·추도식 소식을 전하며, 출연 패널이 “이낙연 국무총리는 왔고, 자유한국당은 불참했다.”, “자유한국당 지도부가 이렇게 불참하는 것이 꼭 바람직했는지에 대해서 의문”, “(자유한국당이) 세월호를 교통사고라고 해서 지탄을 받았는데 여전히 그런 거 아닌가. 안타깝다”라고 발언한 MBN 뉴스&이슈에게 문제없음이 결정됐다.

심의 결과는 문제없음이었지만, 의견 진술에 참여한 장광익 MBN 보도국 시사제작부장은 준비 문제로 질타를 받았다. “세월호 추도식에 불참하면 (세월호가 교통사고라는) 그런 인식을 가지고 있는 거냐…자유한국당 의원 중 누가 교통사고라고 말했나. 근거 자료는 가져 왔나”라는 전광삼 상임위원의 지적에 장광익 부장은 반론을 펼치지 못했다.

허미숙 소위원장은 “시간 때우기 식으로 (의견진술을)하지 마라”며 “의견진술에 출석하는 분이 이렇게 하면 안 된다. 더 준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허미숙 소위원장은 “홍준표 대선 후보가 세월호 3주기에 불참했는데 그 이유를 ‘세월호 가지고 3년 해 먹었으면 됐다. 해난사고’라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 내부에서 세월호를 ‘교통사고’로 바라보는 정황이 있음에도 이를 피력하지 않고 반론을 펼치지 않은 것을 지적한 것이다.

다수 위원들은 “출연 패널이 자유한국당을 조롱하려는 목적으로 한 발언은 아니다”라는 이유로 문제없음을 결정했다. 다만 전광삼 상임위원(자유한국당 추천 위원)은 행정지도인 권고를 결정해 소수의견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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