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정봉주 전 의원의 성추행 논란을 방송한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에 법정제재인 관계자 징계가 건의됐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는 7일 회의를 통해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에 ▲법정제재 관계자 징계 건의 1건과 ▲행정지도 권고 2건을 결정했다. 관계자 징계에 대해 위원 만장일치의 의견이 나온 만큼 전체회의에서 결과가 바뀌기는 어려워 보인다.

정봉주 전 의원의 성추행 의혹을 보도한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사진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캡처)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는 3월 22일 정봉주 전 의원의 성추행 논란에 대해 정봉주 의원 측 사진 자료의 진위와 당시 상황을 분석하며 대담하는 내용을 방송했다. 해당 방송에서 블랙하우스는 성추행 의혹이 있던 당일 오후 1~2시경 정 전 의원의 사진을 공개했다. 정 전 의원이 호텔에 가지 않았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방송이었다.

하지만 이후 정 전 의원이 호텔을 방문한 사실이 밝혀졌다.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방송은 오보였던 셈이다. SBS 공정방송실천협의회도 해당 방송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최태환 SBS 시사교양본부 CP는 방송심의소위 의견진술에 참석해 “전직 사진기자로부터 사진을 입수했다”면서 “보도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방송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말하기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어 어떤 논평도 달지 않았다”면서 “다만 1~2시경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으로 사진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정봉주 의원의 성추행 의혹 시간이 당시 1~2시경으로 알려져 오보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윤정주 위원은 “성폭력 사건은 입증이 어렵다”며 “입증하지 못하면 꽃뱀으로 몰린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시 방송에서 사진이 공개되고 피해자는 거짓말쟁이가 됐다”며 “이후 미투운동에 동참했던 피해자들이 의심받는 상황이 됐다”고 비판했다. 심영섭 위원은 “(방송이)편향적”이라며 “민국파와 여성을 접촉했는지, 최소한의 노력은 했냐”라고 지적했다.

이에 방송소위 위원들은 만장일치로 법정제재인 관계자 징계를 의결했다. 관계자 징계는 과징금 다음으로 강한 수준의 중징계이다. 만장일치로 소위를 통과한 만큼 향후 전체회의에서 결과가 뒤집히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블랙하우스는 3월 1일, 8일 방송분과 관련해 행정지도인 권고를 받았다. 3월 1일 방송분에서 김영철 방한과 관련한 자유한국당의 반응을 두고 평창올림픽을 흠집 내기 위한 것이라는 등의 발언이 나왔다. 3월 8일 방송분에서는 자유한국당 의원 등의 반응을 편집하고 진행자와 출연자들이 웃으며 대담하는 내용이 방송됐다.

심영섭 위원은 “기본적으로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는 종편의 시사 토크쇼와 같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전광삼 위원은 “최 CP는 자유한국당을 싫어하냐”며 “(방송에)균형을 맞춰라”라고 비판했다. 이어 “해당 방송은 김어준씨의 팟캐스트 같다”며 “지상파는 국민의 것인데 개인방송을 하듯 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방송분에 대해 전광삼, 박상수 위원은 각각 권고와 법정제재인 주의 의견을 냈다. 하지만 허미숙, 심영섭, 윤정주 위원은 두건 모두 권고 의견을 내렸다. 이에 다수 의견으로 행정지도인 권고가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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