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국방TV가 방송작가를 모집하면서 최저임금을 보장하지 않고 있다. 국방TV가 KBS 구성작가협의회에 올린 작가 모집 글에 따르면 작가들의 급여는 1주에 35만 원 수준으로 최저임금에 못미친다.

국방홍보원, 국방TV 로고(국방홍보원)

국방TV는 4일 KBS 구성작가협의회에 <뮤직타임 락드림에서 막내작가님을 모십니다>라는 게시글을 올렸다. 해당 글에선 6개월에서 1년의 작가 경력이 있는 사람을 모집하며 상근 형태로 근무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급여는 주 35만 원 이었다. 한 달에 140만 원을 조금 넘는 수준으로, 최저임금 기준 월 환산액인 157만3770원(209시간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

국방TV가 최저임금 규정을 지키지 않고 작가를 모집한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KBS 구성작가협의회에 올라온 게시글에 따르면 국방TV는 올해 초 AD 지원자에 월급 130만 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글을 올린 게시자는 “국가기관이 앞장서서 최저임금 안 지키면 누가 지키나”라며 “군 기관이라고 막 나가는 건가”라고 지적했다.

국방TV의 작가 구인글(KBS구성작가협의회)

주 급여 30~35만 원은 다른 방송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지난달과 이번 달 KBS 구성작가협의회에 올라온 작가 구인 글을 보면 ▲tvN 주 45만 원 ▲OBS 월 160만 원 ▲MBC 월 160만 원 ▲채널A 주 40만 원 수준을 이루고 있었다. 국방TV는 국방부 산하 국방홍보원 소속의 방송국으로 국가기관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그런 방송국에서 공공연하게 최저임금법을 지키지 않는 상황이다.

현재 KBS 구성작가협의회에는 ▲국방홍보원은 국가기관이 당당하게 최저임금법 잘도 어기네요 ▲이 구인 글이 말이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대통령이 직접 통계까지 언급하며 최저임금 부르짖는데 국방부 산하 기관은 대놓고 최저임금 무시하는 공고 글, 그것도 한두 프로그램이 아니고 올리는 글마다... ▲제발 최저 좀!!! 아직도 이런 곳이 있다니 정말 대단하네요 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국방TV 작가 구인과 관련한 게시물 (KBS 구성작가협의회)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이한솔 이사는 “국가기관에서 최저임금도 못 지키는 것은 (비판할) 가치도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한솔 이사는 “국방TV가 작가에게 그런 임금을 줬다는 것은 이 사회가 비정규직 종사자를 대하는 태도를 명확하게 볼 수 있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탁종렬 한빛센터의 소장은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임금을 준다는 건 국방TV가 스스로 방송국임을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완선 국방TV TV제작팀장은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작가 급여와 관련해 정해진 규정이 있고, 그것에 따라 지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 "작가는 근무시간이 비정기적이라 최저임금 산출식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면서도 "현재 관련 규정을 조정하려 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