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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꼼수'의 배신? 논란에 휘말린 김어준과 주진우[미디어비평] 탁발의 티비 읽기
탁발 | 승인 2018.06.01 10:43

거의 모든 언론이 권력의 입맛에 길들여져 제 역할을 포기했던 시절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는 올바른 정보를 갈구하는 시민들에게는 오아시스 같은 존재였다. 성역 없이 파고드는 나꼼수에 대한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그뿐만 아니다. 나꼼수 이후에도 이들의 역할과 영향력은 더욱 커졌다. 언론에 대한 불신과 분노가 커질수록 나꼼수 주역들의 존재감은 거대해졌다. 김어준과 주진우가 지상파 방송사의 메인 진행자로 발탁되는 파격도 전혀 놀랍지 않은 이유였다. 

이들에 대한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를 실감할 수 있는 해프닝이 있었다. 온 국민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뉴스룸>의 손석희 앵커가 김어준을 ‘한 팟캐스트 진행자’라고 표현하자 거센 반발이 일었던 것이다. 물론 거기에는 최순실 게이트 이후 달라진(?) 손석희 앵커와 <뉴스룸>에 대한 불만이 작용한 부분도 없지 않지만, 김어준의 부쩍 커진 존재감을 새삼 확인시켜준 계기가 되었다.

SBS 시사프로그램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그도 그럴 것이 김어준이 진행하는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압도적인 청취율로 시민들의 이슈와 시사에 관한 신호등 역할을 해내고 있다. 오보와 왜곡이 난무하는 언론 환경 속에서 김어준의 말은 시사의 나침반으로 작동하기에 이르렀다. 어쩌면 최순실 게이트 국면에서의 손석희 앵커의 위력이 김어준에게로 넘어간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매일 방송되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이어 <김어준의 블랙하우스>까지 티비와 라디오를 진행을 해내면서 시사요정이라는 별명처럼 시사와 이슈에 관한 지대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시사인의 주진우 기자도 최승호 사장 취임 이후 새로운 시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의 메인 진행자로 등극했다. <스트레이트>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삼성 관련 이슈를 매주 터뜨리며 시청자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김어준과 주진우의 약진으로 요즘을 나꼼수 전성시대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MBC 시사 프로그램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그렇게 시민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던 이들이 최근 오히려 그 지지자들로부터 공격을 받는 낯선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아직 많지는 않지만 두 사람이 진행하는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와 <스트레이트> 게시판에는 비난글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심지어 하차를 요구하는 경우도 보이고 있다. 물론 여전히 그들을 응원하는 글들도 적지 않다. 

29일 방송된 ‘KBS 경기도지사 후보 토론’ 이후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는데, 이유는 이재명 경기지사 후보자와 관련한 논란 때문이었다. 특히 주진우 기자의 경우 KBS 토론 이후 여러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릴 정도로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주진우 기자와 배우 김부선 씨 사이의 전화통화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의혹과 비난이 거세지는 상황이다.

녹취파일에 대해서 이재명 후보는 정치공작이라고 규정했으며, 내용만으로는 주진우 기자의 의도와 역할을 단정하기 어렵다. 다만 과거 김부선 씨가 주진우 기자를 향해 “진짜 기자하세요. 정치하지 마시고” 등의 부정적인 묘사를 한 점도 새삼 주목받고 있다.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MBC 시사 프로그램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시청자의견 (페이지 갈무리)

김어준도 2010년 김부선 씨와 인터뷰를 했었다. 김어준과 인터뷰한 김부선 씨는 한 정치인과의 만남을 언급했고, 김어준이 표현한 “듣고 보니 유명 정치인이다”라는 것을 보면 그 정치인이 누구인지 알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논란에 김어준 역시 할 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주진우 기자와 김어준 모두 논란이 커지는 상황 속에서도 침묵하고 있다. 그에 따른 비난도 커지고 있다.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비정상’에 대해서는 그토록 집요하게 파고들던 패기는 어디 갔냐는 실망의 목소리도 크다. 김어준과 주진우를 비난하는 말 중에는 ‘나꼼수의 배신’이라는 표현도 눈에 들어온다. 

김어준과 주진우는 과거  팟캐스트를 진행하던 때와 전혀 다른 위치에 서있다. 인기와 영향력도 커졌고, 그만큼 사회적 책임도 늘었다. 그런 그들이 의혹과 논란에 침묵하는 것은 어쩐지 어색한 일이다. 가려진 의혹을 쫓던 이들이 대상이 된 현실 또한 무척이나 당황스럽다. 또 답답하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탁발  treeinu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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