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한라일보의 부영그룹 홍보성 기사가 급격하게 늘어났다. 부영그룹은 지난해 1월 한라일보를 인수했다. 특히 부영그룹이 운영하는 리조트의 특장점을 소개하고, 해당 리조트의 링크를 기사에 첨부하는 사례까지 있었다.

부영그룹과 한라일보 로고(부영그룹, 한라일보)

앞서 미디어스는 부영그룹에게 인수당한 인천일보의 논조 변화에 대해 보도한 바 있다. 부영그룹은 인천일보의 대주주가 된 이후 이사진을 부영그룹 계열사 인물로 교체했다. 그 시점과 맞물려 기사의 논조가 변하고 홍보성 기사가 급격하게 늘어나기도 했다. 이에 이인수 인천일보 편집국장은 “(부영그룹이)주인이 된 것"이라며 "그래서 논조가 바뀐 것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관련기사 ▶ 부영그룹이 대주주인 인천일보의 전과 후)

2017년 1월 부영그룹은 한라일보를 인수했다. 한라일보는 제주도 내 최대 유료부수를 기록하는 매체다. 부영그룹에 인수된 이후 한라일보 이사진은 부영그룹과 관련된 인사가 절대 다수를 차지했다. 2017년 1월 16일 한라일보는 이사진에 ▲강만생 ▲이중근 ▲이용곤 ▲이종혁 ▲김정환 ▲강기권 등을 임명했다. 이 중 강만생, 강기권 이사를 제외하곤 모두 부영그룹에서 근무하거나, 근무 경력이 있는 인사들이다.

이사진만 바뀐 게 아니다. 한라일보는 부영그룹의 홍보지에 버금가는 홍보 기사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2017년 2월부터 2018년 5월까지 한라일보가 작성한 부영그룹·이중근 회장 동정, 부영그룹 소유의 리조트 홍보 기사는 45개에 달한다. 반면 2016년 2월에서 2017년 2월까지 부영그룹에 대한 홍보성 기사는 2건에 그친다. 부영그룹이 대주주가 된 이후 홍보성 기사가 급격하게 늘어난 것이다.

한라일보가 작성하는 부영그룹 홍보 기사는 ▲부영그룹·이중근 회장의 선행 ▲부영건설의 분양 소식 ▲부영그룹 소유의 리조트 특장점과 개장 소식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들 홍보 기사는 제주도와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경우가 대다수다.

부영그룹의 선행을 소개하는 기사는 ▲부영그룹 페루·콜롬비아 수재 구호금 지원 ▲부영그룹, 공군 방공관제사령부와 '1社 1병영 운동' 결연 협약 ▲부영그룹, 육군 1군단과 자매결연 협약 체결 ▲부영 이중근 회장, 글로벌 리더 성장에 큰 힘 등이다. 부영그룹의 인수 이후 이 같은 기사는 28개에 달한다.

부영건설이 추진하는 임대아파트의 분양 소식을 전하는 홍보성 기사도 존재한다. 한라일보는 ▲부영주택, 순천시 오천지구에 공공임대아파트 349세대 공급 ▲부영주택, 여수시 웅천택지개발지구 7블럭 공공임대아파트 공급 ▲부영주택, 광주전남혁신도시에 1558세대 임대공급 등의 기사를 게;재했다. 모두 한라일보의 취재영역인 제주도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공공임대아파트를 홍보하는 기사이다.

특히 <▲부영주택, 여수시 웅천택지개발지구 7블럭 공공임대아파트 공급> 기사에선 “여수웅천 7블럭 '사랑으로' 부영 아파트는 남쪽으로 가막만의 청정 바다를 조망할 수 있다”며 “단지 뒤쪽으로 여의도 1.5배 크기의 이순신공원이 위치해 탁월한 입지를 자랑한다”고 전했다. 이어 “단지 인근에 있는 송현초등학교를 비롯해 택지지구 내에 웅천초·중학교가 위치해 있으며, 유치원 1곳, 초·중·고교 각각 1곳이 더 들어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영그룹 소유의 리조트를 홍보하는 한라일보의 기사. 마지막에 리조트 홈페이지 링크까지 첨부했다(한라일보 홈페이지 캡쳐)

가장 큰 문제는 부영그룹이 소유하고 있는 리조트, 영리사업장 홍보성 기사다. 주로 부영 무주덕유산리조트 및 CC, 부영을지빌딩, 오투리조트 등에 대한 홍보성 기사다. 이러한 기사는 같은 기간 내에 14개에 달한다. 한라일보는 겨울이 찾아오면 리조트가 오픈했고 특사 행사를 한다는 기사를 작성했고, 봄이 오면 골프장 개장을 했다고 전했다.

기사에서 리조트의 특장점을 서술하기도 한다. <▲"부영 무주덕유산리조트에서 알뜰한 봄 여행 즐기세요">기사에선 숙박 패키지의 이벤트 진행 상황, 구체적인 가격과 할인권, 기획 상품 등을 소개한다. 기사라기보다 무주덕유산리조트의 홍보지에 가깝다. 부영이 보도한 14개의 홍보 기사는 이런 형식을 취하고 있다.

특히 리조트의 홈페이지 링크 주소를 직접 언급하는 기사도 존재했다. ▲부영그룹 무주덕유산CC 2018 춘·추계 골프패키지 판매 ▲오투리조트 3월 중순 골프장 개장 준비 박차 에선 각 리조트의 특장점을 길게 설명한 광고기사다. 기사 말미엔 해당 리조트의 링크를 달아 독자가 리조트 홈페이지로 들어가게끔 유도하는 것이다.

광고와 기사를 구분하지 않는 것은 포털 제휴평가위원회의 감정 대상이다. 제휴평가위원회는 ▲외견상 기사 형식을 띠고 있으나,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의 구매를 유도하는 이미지, 가격, 판매처 등의 관련 정보 전달을 주목적으로 하는 콘텐츠에 대해서는 부정행위로 여기고 벌점을 주고 있다. 특히 한라일보처럼 업체의 판매정보가 구체적으로 명시된 경우 벌점을 피할 수 없다.

김기현 한라일보 편집국장은 “지방지이지만 (부영그룹과) 계열사 관계에 있으므로 조금 더 다룬다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김기현 편집국장은 “계열사가 되기 전에는 보도자료를 받지 않았던 경우가 있더라도, 어쨌든 서울 주재 기자가 보도자료를 기사화하는 사례가 많다고 볼 수 있다”고 해명했다. 김기현 편집국장은 “기사에 부영그룹의 개입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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