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현장을 취재할 한국 기자단 명단을 접수했다. 한국 취재진은 성남 서울공항에서 정부 수송기를 이용해 원산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23일 통일부는 보도자료를 내고 "오늘 판문점 개시통화시 북측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현장을 방문 취재할 우리측 2개 언론사(뉴스1, MBC) 기자 8명의 명단을 북측에 통보했으며 북측은 이를 접수했다"며 "북측을 방문할 기자단에 대한 방북 승인 및 수송지원 등 필요 조치를 조속히 취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풍계리 핵실험장 서쪽 갱도(왼쪽) 모습. (연합뉴스)

당초 북한은 뉴스통신사, 방송사 2개 매체에서 각 4명 씩, 8명의 한국 취재진의 풍계리 핵 실험장 폐기 취재를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미공중연합훈련, 태영호 전 공사의 발언 등으로 남북관계가 냉각되면서 북한이 취재진 방북 접수를 받지 않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22일 미국 AP통신, CNN, 중국 CCTV, 러시아 타스통신, 러시아투데이방송 등으로 구성된 국제기자단이 북한으로 향했지만, 한국 취재진은 북한이 방북을 허용하지 않아 철수했다.

하지만 정부와 취재진은 포기하지 않았다. 23일 아침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난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시간이 남아있으니 좀 더 노력해보려 한다"고 의지를 밝혔고, 북한은 이날 한국 취재진의 명단을 접수했다.

현재 한국 취재진은 북한 전용 항공기가 원산으로 떠난 상황에서 베이징을 통한 방북 가능성이 낮다는 정부의 판단으로 한국으로 귀환한 상태다. 한국 취재진은 11시 30분에 성남공항으로 이동 후, 12시 30분 정부 수송기를 이용해 원산으로 이동한다.

북한의 한국 취재진 방북 허용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의 회담 후 "나는 그(김정은 위원장)의 안전을 보장할 것이다. 우리는 처음부터 그 부분을 얘기해왔다"며 "그는 안전할 것이고 행복할 것이며 그의 나라는 부유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 방식에 대해 "일괄타결이 좋다"면서도 "완전히 그렇게 해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 그게 더 낫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한꺼번에 일괄타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데 정확히 그렇게 하는 게 불가능할 수 있는 물리적 이유가 있다"면서 "(비핵화에) 아주 짧은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본질적으로 그것은 일괄타결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2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박지원 의원은 "많이 물러서준 것"이라며 "일괄 타결해야 한다고 얘기를 하다가 바람직하다고 물러서면서 한꺼번에 이뤄지는 것은 물리적인 여건 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이런 표현을 쓴 것은 거듭 말씀드리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2020년까지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져야 된다는 말을 확인시켜준 것이기 때문에 북한에서도 많은 음미를 할 것이고 태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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