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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다스, 아직 지속적인 관심 필요하다"[인터뷰] 일요신문 강현석 기자 "기자 간판만 보고 외면하면 안 돼"
전혁수 기자 | 승인 2018.05.17 09:02

[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지난해 말과 올해 초를 뜨겁게 달궜던 이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다스 실소유주 논란이다. '다스는 누구 겁니까'라는 말은 유행어가 돼 인터넷 공간으로 퍼져나갔고, 결국 이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 조세포탈, 직권남용, 횡령, 국고손실,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등 20여 개 혐의로 구속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다스의 관계에 대해 여러 언론이 취재 경쟁을 벌였다. 특히 시사인 주진우 기자의 10년 여에 걸친 끈질긴 다스 취재는 이 전 대통령의 구속을 이끌어낸 중요한 역할로 꼽힌다. 그러나 면밀한 취재에도 주목받지 못한 보도가 있었다. 언론매체의 크기가 작다는 이유로, 또는 메이저 매체가 아니라면 신뢰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묻혀버린 사례다.

미디어스는 이명박 일가가 지분을 가진 국내 유일의 회사인 에스엠,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자금관리인이 운영하는 금강 등 다스 관계 회사에 대한 의혹을 최초 보도해 승계 의혹을 파헤친 일요신문 강현석 기자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팟캐스트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한 강현석 기자. (사진=유투브 캡처)

Q. 강현석 기자가 다스를 취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사실 처음부터 다스에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내가 다스 보도를 처음 시작한 시점은 작년 10월 14일이었는데, 전 주에 한 종편 방송사가 다스 중국 법인 대표이사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아들인 이시형 씨라는 보도를 했다. 이 보도로 다스 이슈가 다시 시작됐기 때문에 한 번 취재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먼저 기초적인 데이터부터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공시돼 있는 내용을 찾아봤다. 내가 주목했던 건 다스 본사 보다는 공시에 나와 있는 다스의 여러 관계회사들이었다. 여기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일단 다스 내부의 일은 당시에는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이었고, 다스 자체에 대해선 주진우 기자처럼 오랫동안 다스를 추적한 기자, 혹은 나보다 더 잘할 수 있는 기자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했다.

특히 지금까지 기업을 취재했던 경험에 비춰보면 기업 범죄는 본사에서 일어나는 것보다 관계회사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많았다. 관계회사에 일감을 준다거나, 관계회사를 부정하게 키우는 방법 등으로 비자금을 조성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그래서 다스 본사보다 관계회사에 집중을 했다.

Q. 다스 관계회사 취재 과정에서 성과가 있었나

그렇다. 큰 기대를 하고 들여다봤던 건 아니었고 전반적인 흐름을 파악해보려고 기초조사를 했던 건데, 정말 우연히 에스엠이란 회사를 찾아냈다. 에스엠은 국내 다스 관계 회사 중에 유일하게 이시형 씨가 지분을 가지고 있는 회사였다. 다스라고 하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지분도, 이시형 씨의 지분도 없어서 차명회사라는 의혹만 계속 제기가 됐는데, 이명박 일가가 실제 지분을 가지고 등기가 된 유일한 회사가 존재했던 거다.

Q. 강 기자가 취재한 내용을 보면 에스엠, 금강 등 다스 관계사 보도부터 승계 의혹, 이상은 회장 가지급금 의혹까지 주제도 다양하다. 단순히 기초 조사로 취재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닌 것 같은데

처음에는 어쨌든 공시된 자료와 내가 확인할 수 있는 공개된 형태의 자료를 통해서 취재를 시작했다. 그런데 첫 보도가 나가고 나서 전화가 왔다. 바로 에스엠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한승희 씨의 전화였다. 한 씨는 보도에 빠진 부분이 있다고 얘기를 했다.

바로 만나자고 얘기를 했고, 다음날 곧장 경북 경주에 내려가서 한 씨를 만났다. 그리고 한 씨가 다스에서 일했거나, 다스와 거래를 하고 있는 협력업체 관계자 등을 소개해줬고, 이들에게 직접적인 증언을 들을 수 있었다. 한 씨의 경우에는 에스엠과 직접 거래를 하고 용역을 제공하고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관계된 자료를 많이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확보된 증언과 자료들을 토대로 기사를 썼다.

다스 비자금 조성 관련 보도의 경우에는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서 비자금에 대한 진술을 검찰이 확보하게 됐다. 이 때 진술했던 사람들을 체크해서 취재했고, '비자금이 있었을 것이다' 혹은 '내가 이런 역할을 했다'는 등의 증언을 받았다. 직접적인 자료가 있었던 건 아니지만, 증언이 구체적이었고, 취재했던 사람들의 신원이 다스에서 그런 일을 알만한 위치에 있던 사람이라고 판단해 기사화했다.

이상은 회장 관련 보도의 경우 다스가 BBK에 투자한 총액이 190억 원이었는데, 이 가운데 이 회장이 가지급금을 받은 10억 원이 있었다. 이후 검찰 수사, 관련 증언 등을 통해 확인된 내용이지만, 이 회장은 사실 가불을 받을만한 권한이 없었던 사람이었다. 따라서 진짜로 10억 원을 가불 받은 사람, 혹은 가불 받은 것처럼 꾸민 사람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이명박재단을 찾아가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고 요청을 했다. 그런데 당시 재단 사람이 이 전 대통령은 없고, 궁금한 내용이 다스나 BBK 관련 건이라면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는 증거 자료를 보내주겠다고 했고, 자료를 받았다. 내 입장에선 공식적인 해명이었는데, 지금에 와서 재단에선 공식적 자료는 아니라고 한다. 다만 재단 소속 직원이 작성한 자료는 맞고, 나는 이 자료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후 다스 관련 의혹이 증폭됐고,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국회에 출석해 다스 관련해 여러 요구를 받은 걸로 알고있다. 이후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당시 서울중앙지검과 동부지검이 각각 수사팀을 꾸렸고, 서로 다른 의혹에 대해 따로 들여다봤다. 중앙지검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 혐의, 다스의 BBK 투자금 반환 과정의 청와대 외압 여부 등에 대해서 수사했고, 동부지검은 120억 원 비자금에 대한 부분과 정호영 전 특검의 봐주기 의혹에 대해 들여다봤다.

Q. 동부지검 수사 사안이었던 다스 관련 의혹 중 120억 원 비자금 건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아닌 것으로 결론이 났다

120억 원 비자금 관련해서는 한 종편 방송사에서 보도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나도 관련 보도를 보고 여러 경로로 후속 취재를 진행했다. 취재원들이 상당히 오래된 일이어서 그런지 기억이 다들 제각각이었지만, 120억 원은 이명박 전 대통령 것이 아니란 일관적 진술이 있었다. 비자금을 조성한 것은 맞는데, 이 비자금을 조성한 건 당시 경영진을 비롯한 이 전 대통령의 측근들이라고 했다. 최소한 내 취재원들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비자금을 직접 조성했다는 구체적 증거는 나오지 않을 거라고 일관되게 진술을 했다.

다만 당시 120억 원 비자금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었고, 어찌됐든 다스 내부에서 비자금 조성이 있었던 건 사실이었기 때문에 보도하지 않았다. 이 돈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돈이 아니라고 보도하는 건 큰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

Q. 이명박 전 대통령 수사와 관련해서 검찰에 출석한 걸로 안다

서울중앙지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검찰이 기자를 몇 명이나 불렀는지는 알 수 없지만, 나는 두 번째 참고인이었고 주진우 기자가 네 번째 참고인이었던 것으로 안다. 아마 주 기자와 다스 관련 취재 영역이 차이가 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

검찰에 출석해 내가 취재하는 과정에서 입수한 모든 자료를 제공했다. 앞에서 말했던 이명박재단과 관련된 내용도 진술했다. 이와 관련해서 나중에 재단에서 "취재를 그런 식으로 하느냐. 이렇게 우리가 넘겨준 자료를 검찰에 갖다 주는 게 기자로서 맞는 행위냐"고 항의가 들어오기도 했다.

물론 이명박재단에서 나를 신뢰해 자료를 제공했다면 미안한 감은 있을 수 있다. 다만 개인적인 미안함 보다는 당시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다스 관련 의혹을 규명하는 중요한 수사이고, 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한 사건인데, 이 의혹을 규명하는 데 힘을 보태는 게 공익에 더 부합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혹시 내가 욕을 먹더라도 자료 제출을 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고, 지금도 그 판단이 옳았다고 생각한다.

취재원의 증언은 어차피 검찰이 새로 받아내야 하는 사안이라 따로 제출하진 않았다. 다만 몇 가지 내용에 대해서는 검찰이 알아야 한다고 판단해서 먼저 얘기를 한 부분도 있다. 이를테면 다스 관련해 진술해줄 사람은 이런 사람이 있고, 어떤 사람이 어떤 내용을 알고 있고, 어떤 사람을 부르면 이어서 어떤 사람을 부를 수 있다는 연결고리 정도다. 다만 검찰 수사 사안이라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진 못한다.

Q. 이후 검찰 수사 진행 상황도 계속해서 지켜보고 있을 텐데,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구속됐으니 수사는 잘 됐다고 보면 되는 건가

내가 평가를 내릴 사안은 아닌 것 같지만 개인적인 생각을 밝히면, 현재 수사가 잘 됐느냐에 대한 건 법원 판단이 나와 봐야 안다고 생각한다. 다만 후속취재를 한 바로는 검찰이 일단 이명박 전 대통령을 구속했지만, 당선축하금을 수수한 부분이 구속에 훨씬 크게 작용한 걸로 알고 있다. 수사의 시작은 다스, BBK였는데, 구속에는 다른 부분이 더 영향을 미친 셈이다. 물론 검찰이 입증 자료를 많이 확보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 측에서는 이 사건을 엮었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재판이 진행돼봐야 알 수 있지 않겠나.

예를 들면 도곡동 땅 매각 대금이 다스를 만드는 시드머니가 됐느냐고 하면 그럴 수도 있고 아니라고 볼 수도 있는 거다. 매각 대금 전체가 다스 설립에 쓰였다면 시드머니가 맞지만, 처분한 돈 중 이상은 회장 등이 받은 돈의 일부가 다스 설립에 쓰였다고 하면 법원에선 어떤 판단을 내릴지 지켜봐야 한다. 그래서 아직 다스 사건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요즘 언론에 다스 언급이 적어진 걸 보면서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린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Q. 다스 관련 보도를 모니터링 해보니 강 기자가 작성했던 기사와 유사한 내용의 기사가 대형 매체의 단독 기사로 다시 나온 사례가 수 차례 보인다

몇 차례 그런 일을 겪었는데, 당시에는 내가 먼저 보도를 했는데 왜 이걸 유사하게 다루면서 단독이라고 보도하는지 의아했다. 방송의 경우 방송제작 시스템이 화면을 따고 화면에 맞는 인물을 섭외해서 멘트를 따고, 그렇게 해서 리포트를 만들지 않나. 그 과정이 단독이라고 하면 할 말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다만 그것이 정당한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

유사 보도에 단독을 달고 나간 일부 매체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서 경위를 물어본 적도 있다. 한 신문사와 방송사 두 군데에 전화를 걸어봤는데, 신문사 기자는 사과를 했고, 한 방송사 기자는 오히려 억울해하더라. 힘이 빠지고, 얘기해서 뭐하냐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사실 다스 외에도 나름 먼저 취재해서 단독 보도를 한 것이 있는데, 나중에 다른 메이저 매체, 유력 방송사에서 단독을 달고 나간 사례가 꽤 있다. 최근 1년 동안 아무리 적게 잡아도 7~8건은 된다.

그래서 내가 만약 출입처를 출입하는 일간지 기자였다면 어땠을까 생각도 해봤다. 주간지 기자는 출입처가 없지 않나. 만약 내가 출입처 안에 있는 기자였다면 누군가가 출입처 내에서 지적해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강 아무개를 무시해도 다른 사람들이 알 것도 아니고, 그랬던 게 아니었나 싶다.

그런데 사실 이것보다도 의문이 생겼던 지점은 유사 보도와 관련해 나와 통화를 했던 모 방송사 기자의 태도였다. 그 기자는 취재원에게 이것저것 많이 시켰다는 표현을 쓰더라. 취재원에게 시킨다는 게 과연 맞는 건가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다른 기자들 얘기를 들어보니 그런 식으로 취재하는 기자가 꽤 있다고 하더라. '너희가 억울함이 있어 보도하고 싶으면 자료를 가져와서 직접 입증해라. 그러면 보도를 고민해보겠다' 이런 식인 거다.

물론 모든 기자들이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기자들이 방송이나 신문에 마치 정의의 사도인 것처럼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면에 취재원을 몰아붙여 취재하는 행태가 존재했다면 과연 기자윤리에 맞는 건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일종의 기자의 직분과 소속 매체의 명성을 이용한 호가호위가 아닐까.

Q. 강 기자가 보도한 사안들은 대부분 검찰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고, 대부분 혐의점이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강 기자가 보도할 당시에는 다소 주목을 받지 못했던 것 같은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나는 이번 취재의 중요 제보자였던 한승희 씨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지금도 전화통화를 할 때마다 매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린다. 취재를 하다 보니 한 씨가 직접 연결된 다스와 에스엠 관련 보도를 하게 됐고, 취재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런데 내가 처음 에스엠 관련 보도를 진행한 시점과 메이저 언론에서 한 씨를 언급하는 보도가 나오는 시점은 3개월 정도가 차이난다. 만약 한 씨가 내가 아니라 처음부터 메이저 매체의 기자를 만났다면 조금 더 빨리 관련 내용이 보도되고 한 씨가 피해구제를 위한 법적 절차를 더 빨리 진행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미안함이다.

한승희 씨는 에스엠에 부당하게 사업권, 인력 등을 부당하게 뺏긴 분이었다. 그래서 공정위원회에서 다룰 사안이라고 생각했고 공정위에 전화를 해서 사안을 알리고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문의했다. 그러나 공정위에서는 '우리가 직권으로 다룰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 이 사안은 공정위가 직접 조사하고 있다.

공정위가 다루기 어렵다고 해서 유명 시민단체에 전화를 걸어 사안에 대한 검토를 부탁했다. 한승희 씨가 이명박 일가가 관련된 회사로부터 피해를 받아 어려운 상황에 처했고, 최소한의 법률적 검토, 아니면 법적 조언을 좀 해줄 수 있겠냐는 내용이었다. 그 시민단체는 자신들은 공익적 목적을 가진 시민단체이기 때문에 개인의 사적 이득을 위한 것은 안 되고, 다스와 관련된 심층적이고 구체적 내용에 대해 검토한 적이 없기 때문에 도와줄 수 없다고 했다. 그런데 이 시민단체는 나중에 유력 방송사가 관련 보도를 한 후에 그 방송사 보도를 인용해 고발 등의 법적 절차와 각종 기자회견, 집회 등을 진행했다.

국가권력이든 시민단체든 메이저 매체에서 보도가 나가고 이슈가 되니까 행동을 한 거다. 물론 공적인 단체나 국가권력이 기자 개인의 보도와 제보만 믿고 움직인다는 건 문제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논리라면 메이저 매체의 보도 내용에 대해서는 검증도 없이 움직이는 것 역시 문제가 있는 거다. 최소한 메이저 매체의 보도든 중소매체의 보도든, 그들이 살펴보기 위한 노력을 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기자의 간판만 보고 외면하는 건 잘못된 것 아니겠나.

그나마 다행이었던 건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다스뵈이다'에서 이 내용을 다뤄줬던 거다. 거기서 섭외가 들어와서 3~4차례 방송을 진행했고, 김 총수가 워낙에 정리를 잘해줬다. 이렇게 김 총수가 한승희 씨 건을 다뤄주면서 사람들이 이 사건에 관심을 가져줬다.

전혁수 기자  wjsgurt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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