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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보도, 기계적 중립도 상당 부분 훼손”[인터뷰] 김종욱 신임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장
송선영 기자 | 승인 2010.07.14 15:00

지난 2008년, YTN은 치열했다. 구본홍 당시 사장은 ‘낙하산’ 논란을 일으키며 YTN에 안착했고, 이에 대해 내부 구성원들은 치열하게 싸웠다. 숱한 집회와 기자회견을 통해 YTN의 상황을 안팎에 알리면서 ‘공정방송’을 외쳤다. 그 과정에서 적지 않은 상처도 발생했다. 6명의 기자들이 해직되었고, 정직, 경고 등 징계도 이어졌다.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로 앵커들이 교체됐고, 노조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기자들은 지역 발령을 받았다.

구본홍 당시 사장은 YTN을 떠났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진 게 없다. 새로운 사장이 들어서고, 그 사이 노조 집행부가 4번 바뀌었을 뿐. 지난 8일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10대 집행부가 출범했다. 신임 노조집행부 선거 결과, 단독 출마한 김종국 기자와 하성준 카메라 기자가 각각 위원장과 사무국장에 89.8%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 YTN노동조합 홈페이지 화면 캡처  
 
지난 12일 서울 남대문로 YTN타워 15층 노조사무실에서 만난 김종욱 지부장의 표정은 밝았다. 그는 “노조위원장으로서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을지 어깨가 무겁고, 부담이 된다”면서도 “새로운 힘과 희망도 얻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투쟁’이라는 단어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 그가 치열하고도 처절하게 ‘낙하산 저지 투쟁’을 했던 YTN의 노조위원장이 됐다. 그는 지난 2008년 구본홍 반대 투쟁이 계속될수록, ‘공정방송을 위한 투쟁이 옳다’는 확신이 더욱 확고해졌다고 한다. ‘이것은 옳은 발걸음이다’는 스스로의 다짐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 과정에서 언론인으로서 가져야 할 마음을 다잡게 된 그는, 결국 노조위원장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

‘투쟁’을 싫어하는 그지만 회사를 향한 입장만큼은 단호했다. 그는 “사측과 진정한 화합과 소통, 상처 치유를 위해 대화에 나설 것”이라면서도 “사측이 지극히 상식적인 것을 왜곡하고 무시한다면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투쟁’이라는 표현 쓰는 것에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김종욱 YTN지부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김종욱 지부장 ⓒ송선영  
 
공정방송 사수 구본홍 저지 투쟁 손팻말의 카운트가 계속되고 있다. YTN노조의 투쟁은 계속되고 있는 건가?

그 동안 낙하산 반대 투쟁 대상이 바뀌었고, 이에 따라 여러 상황도 변했다. 개인적으로 ‘투쟁’이라는 단어는 잘 안 쓴다. 상황은 달라졌지만 두 가지 과제를 안고 있다고 생각한다. 언론 본연의 모습을 지키는 것, 그리고 이 과정에서 해직자가 돌아와야 한다는 것을 포함해 (투쟁으로 인해 생긴) 상처를 봉합하는 것. 두 가지가 따로 갈 수는 없는 것 같다. 사측이 이러한 부분에 대한 상식적인 요구를 왜곡한다거나 소통을 단절한다면 소통이 안 되는 것은 물론이고, 사측 스스로 언론이 지켜야 할 가치를 막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조금 지났지만 노조위원장 된 소감은 어떠한가? 

여러 당선자와 다른, 멋진 멘트를 날리고 싶지만 당장은 어깨가 참 무겁다. 부담이 되고. 단독 출마를 했는데 분에 넘치는 표를 받았다. 성원, 관심 보여주신 것에 대해 무거운 부담감을 느끼는 동시에 그만큼의 새로운 힘과 희망도 얻게 됐다. 일단은 많이 부족하다. 그리고 내심 겁이 난다 그럴까? 사측과 부딪치는 것은 겁나지 않는다. 다만, 현명하게 사람들의 상처를 봉합하는 것, 언론 본연의 모습을 지켜나가는 것을 잘 할 수 있을지 두려움이 있다.

노조위원장 출마에 대해 이전에 생각해 본 적 있었나?

네버(never), 절대 없다.

그럼에도 출마를 결심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새 노조 집행부가 출범해야 할 시기가 다가왔을 때, 사실 (선거 출마를) 고사 했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피해갈 수 없었다. 누군가가 맡아야 한다면, 피해갈 수 없는 일이라면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 전에 해본 적 없던 낙하산 반대 투쟁이었다. 처음에 별 생각 없이 참여하다가 ‘이것을 왜 해야 하는가’ 차츰 깨달았던 부분이 있었다. 길고 고통스러운 싸움 과정에서 느꼈던 부분들을 스스로 저버릴 수 없었기 때문에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출마하게 되지 않았나 싶다. 그럼에도 현실적으로 중책을 맡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계속 고사하기는 했다. 

“YTN의 보도, 그나마 지켜왔던 기계적 중립도 훼손”

현재 YTN의 상황에 대해 묻고 싶다. 일단 현재 YTN의 보도를 어떻게 진단하는가?

포괄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 구체적으로 찬반 의견이 팽팽한 문제에 대해 그나마 지켜왔던 기계적 중립도 상당 부분 훼손된 거 아닌가 싶다. 예를 들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주요 과제에 대해 비판, 견제 목소리는 상대적으로 덜 조명되고 있다. 반면, 특집 등 여러 형태를 통해 정부의 주요 과제를 많이 조명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정부가 추진 중인 정책들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는지, 진정 국민을 위한 것인지 심층 취재를 해야 한다고 본다. 최소한 이와 관련해 목소리를 내고 있는 단체들의 주장이라도 실어야 하는데 이미 나오고 있는 의견조차도 반영이 잘 안 되고 있다. 아주 보수적인 시각에서 판단하더라도, 그렇다.

그렇다면 YTN의 보도가 왜 이렇게 되었을까?

현실론적으로 역학관계라고 본다. 물론 기자들 스스로 자성할 부분이 있는지 돌아봐야겠지만 결국은 회사가 인사권을 비롯해 갖고 있는 여러 권한들을 통해 통제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측은 지금 공정방송위원회 등 정당한 규정조차 응하지 않고 있다. 정상적인 견제 활동조차 뚜렷한 이유 없이 응하지 않고 있는 일방 통행식이다. 다양한 방법을 통한 사측의 통제가 근본 문제라고 생각한다.

<돌발영상>은 YTN의 대표 프로그램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돌발영상>에 대한 반응이 시들시들하다.

기업으로 치면 대표 상품 중 하나였는데…. 돌발영상에 의해 주로 씹혔던(?) 정치권에 있는 대상조차 ‘돌발영상에 나 요즘 잘 안 나오데’라고 말하더라. 우스갯소리일 수도 있지만, 이 한 마디가 돌발영상의 현실을 반영하는 씁쓸한 표현이라 본다. 많이 씹혔던 사람조차 돌발영상이 갖고 있는 힘을 긍정 평가 했었는데 지금은 뭔가…. 사실은 아쉬운 마음이 있다.  돌발영상은 희화, 코미디를 강조하기 보다는 다만 비틀어서 보여준다. 비틀다 보니 자연스럽게 해학, 풍자가 나온 것 일뿐이다. 언론의 본래 가장 중요한 기능은 견제와 비판이다. 언론의 기능을 했을 뿐인데 왜 누구 발목잡기, 흠집 내기 식으로 편향되게 바라보는지. 이를 여유 있게 바라보는 시각이 없다는 게 안타깝다.

노사 관계에 대해 묻겠다. 그 동안 노조 활동에 열심을 보인 기자들을 일방적으로 지역으로 발령해 논란이 됐었다. 공정방송위원회는 노사 간 이견으로 제대로 열리지 못하고 있고.

지역발령에 대해서는 (사측과) 매듭짓자고 합의했는데 이견은 있다. 지역발령 문제는 조만간 타결해야 할 부분이다. 지역발령은 상식의 선에서 봤을 때 누가 봐도 보복성, 징계성 인사였다. 노사 모두를 위해 이러한 부분을 최소한 막을 수 있는 장치를 해야한다.

공정방송위원회 문제는 단체협약 개정 과정에서 논의됐었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새로운 규정이 개정되기 이전까지는 노조의 요구에 응해야 한다. 사측이 굳이 개정을 원한다면 규정을 지키면서 해야지 일방적으로 무시한 채 불응한다면 의심할 수밖에 없다. 사측은 ‘(노조가) 색안경을 끼고 있다’고 하는데, 노조는 회사 발목을 잡을 이유 없다. 노조는 언제든 대화할 자세가 되어 있다. 관련 규정이 개정되지 않으니까 응할 수 없다는 것은 최소 공정방송에 대한 준수 의지가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거다. 이거야 말로 색안경이다.

오는 30일 YTN 해직기자 ‘해고 무효 소송’ 항소심 선고가 있다. 해직자 문제에 대한 입장은 어떠한가? 

항소심 결과를 눈 앞에 기다리고 있다. 법원의 결정을 바라봐야 하는 모양새다. 해직자 문제는 오랜 진통 끝에 노사가 법원 판결에 따르겠다고 합의했다. 법원 판결을 따른다는 것은 항소, 상고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1심에서 ‘해고 무효’ 판결이 났을 때 회사는 결국 항소를 했다. 사측이 상처를 봉합하고 진정 한 단계 더 나아가길 원한다면 다른 이유 달 것 없이 합의 정신으로 돌아가서 지금이라도 항소를 포기하고 접으면 된다. 현실적으로는 그러길 바란다.

   
  ▲ 지난 2009년1월19일, 김종욱 지부장이 17층 사장실 앞에서 구본홍 당시 사장의 출근을 기다리고 있다.ⓒ송선영  
 
“구본홍 투쟁, 시간 지날수록 옳다는 생각했다”

구본홍 반대 투쟁으로 치열했던 2008년, 어떻게 기억하나?

여름, 집회에 나가면 더웠다. 추운 것은 오히려 잘 견뎠다. 아침 집회 때 김밥을 2줄씩 먹곤 했다. 그 당시 추억하자면, 개인적으로는 언론 본연의 모습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막연하게 생각했었다. 집회를 참석하게 된 것은 ‘꼭 참석해서 뭘 해야겠다’ 보다는 ‘공정방송’이라는 명제가 옳다는 생각에서였다. 평소에 누구보다 회사 아끼고 사랑하던 사람들이 나와서 (공정방송을) 이야기를 한다면 ‘저 것이 옳은 명제’라고 생각했다. 어떻게 보면 단순하지만, 시간 지나면 지날수록 내 스스로도 ‘이것은 옳은 발걸음이다’ 생각을 했었다. 그 당시 이렇게 오래 상황이 진행되고 이렇게까지 상처가 깊어질지 몰랐다. 어떻게 보면 낙하산 사장이 간 후, 상처가 더 벌어진 게 아닌가 싶다. 상처를 봉합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안타깝다.

구본홍 반대 투쟁 당시 징계(감봉 1개월)를 받기도 했다.

그 전까지는 그리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언론의 역할에 대해 더 단단하게 생각을 하게 됐다. 동시에 그 생각이 단단해지면서 생각의 외연이 넓어진 게 개인적으로 얻은 성과다.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진정한 화합과 소통, 상처 치유를 위해서는 사측과 대화에 나설 것이다. 하지만 지극히 상식적인 것을 왜곡하고 무시한다면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투쟁이라는 표현 쓰는 것에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송선영 기자  sincerely@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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