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고 박환성 PD의 유족 측이 EBS 임직원 2명을 형사 고소한 것에 대해 EBS는 지난 4일 “EBS PD 2명에 대해 검찰에 형사고소한 점은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언론개혁시민연대와 한국독립PD협회가 “EBS는 진실을 가리지 말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독립PD협회)

앞서 고 박환성 PD의 유족 측은 업무 방해와 명예 훼손을 이유로 EBS PD 2명을 형사 고소했다. 이에 대해 EBS는 4일 “유족 위로와 보상을 위해 성심성의껏 응하고 독립PD들과의 상생을 위한 제도 개선, 신규 프로그램 편성 등의 노력을 기해왔다”며 “EBS PD 2명에 대해 검찰에 형사고소한 점은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관련기사 ▶ 고 박환성 PD 유족, EBS 임직원 2명 형사 고소 진행)

이에 대해 8일 한국독립PD협회는 성명을 통해 EBS를 강하게 비판했다. 독립PD협회는 “우리는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6차례에 걸쳐 협의를 진행했다”며 “진상조사위원회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에 대하여 상호 합의했으나 EBS가 돌연 합의를 뒤집고 진상조사에 나서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해랑 사장을 두 차례 면담하였으나 EBS의 입장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독립PD협회는 “고인이 생전에 제기한 문제에 대해서 아무런 진상규명과 사과도 없이 ‘상생’을 이야기하는 것이 말이 되냐”고 지적했다. 이어 “EBS는 이러한 사실을 모두 가린 채 자신들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상생방안’이 독립PD협회와 언론개혁시민연대와의 협상 내용을 반영한 결과라는 허위사실을 당당하게 유포했다”고 비판했다.

독립PD협회는 “EBS가 성실히 협의에 응하고 애초에 합의한 진상조사를 진행했다면 이 고통과 분쟁이 지금까지 지속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유가족의 형사고소는 고 박환성 PD가 EBS를 상대로 제기했던 문제의 진상파악이라도 해 보려는 처절한 몸부림”이라고 강조했다. 독립PD협회는 “두 담당자가 성실하게 수사를 받도록 하는 것이 공영방송사로서의 책무”라며 “우리 협회는 진실이 밝혀지는 그 날까지 유가족과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 박환성 PD가 제기한 EBS의 불공정행위 진상규명을 촉구한다> 기자회견(미디어스)

이러한 주장은 당시 EBS와 유족·독립PD협회 측의 중재 역할을 맡았던 언론개혁시민연대의 논평에서도 이어진다. 언론개혁시민연대는 4일 보도자료를 통해 “(EBS가 주장한)제도개선방안을 협상하거나 논의를 진행한 바 없다“며 ”협상 내용을 반영하여 조치를 시행하였다는 EBS의 발표내용은 사실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EBS 측이 제도개선방안을 먼저 또는 함께 논의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며 ”언론개혁시민연대와 독립PD협회는 진상조사 방안이 결정된 후에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했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