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을 뜨겁게 달군 2010 남아공 월드컵 본선도 이제 단 2경기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토너먼트를 통해서 한층 더 재미있어지고 박진감 넘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번 월드컵은 스페인과 네덜란드, 모두 사상 첫 우승을 노리는 팀끼리 결승전에서 맞대결을 펼치면서 더욱 흥미진진한 결과를 낳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월드컵 우승만큼이나 개인 타이틀의 영광이 누구에게 돌아갈 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요. 누구나 잘 아는 득점왕, MVP 외에도 다양한 개인상들이 주인공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월드컵에서 주는 개인상에는 어떤 것이 있으며, 그리고 이번 월드컵에서 어느 선수들이 후보에 올라 있는지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2002 월드컵에서 골든볼을 수상했던 올리버 칸 ⓒ연합뉴스
골든볼 (MVP)

월드컵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볼은 월드컵에서 가장 영예로운 개인상 가운데 하나로 꼽힙니다. 전세계 기자단 투표로 진행되는 골든볼은 지난 1982년 처음 제정돼 모두 7명의 수상자를 배출해 왔는데요. 재미있는 것은 지난 1998년부터 3개 대회 연속으로 골든볼 수상자가 우승팀에서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1982년에는 이탈리아의 우승을 이끌면서 득점왕에 오른 파울로 로시가 첫 수상을 하고,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가 1986년에 수상자로 선정됐던 골든볼은 1990년 3위를 차지한 이탈리아의 살바토레 스킬라치가 차지하면서 다소 새로운 국면을 맞습니다. 1994년 우승팀 브라질의 호마리우가 차지한 골든볼은 1998년부터 호나우두(브라질), 올리버 칸(독일), 지네딘 지단(프랑스) 등 준우승팀에서 배출이 돼 '성적과 골든볼은 다소 무관'하다는 말도 서서히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9일,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번 월드컵 골든볼 후보 10명을 발표했는데요. 결승에 오른 팀 가운데 스페인의 다비드 비야, 사비 에르난데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그리고 네덜란드의 베슬레이 스네이더르, 아르연 로번 등이 후보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우루과이의 돌풍을 이끈 디에고 포를란, 전차군단 독일의 신성 메수트 외질,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커,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 가나의 아사모아 기옌 등도 함께 이름을 올려 '깜짝 수상'을 노리고 있습니다.

골든슈 (득점왕)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슈는 골잡이 공격수에게 대단히 의미 있는 상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월드컵 역사가 시작되면서부터 많은 골을 넣은 선수에게 시상을 하고 있는 가운데 과연 이번 월드컵에서는 6골의 벽을 뛰어넘고 수상하는 선수가 나타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한 대회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고 득점왕에 오른 선수는 1958년 스웨덴 월드컵에서 무려 13골을 넣은 프랑스의 쥐스텐 퐁텐입니다. 반면 1962년 칠레 월드컵에서는 브라질의 가린샤를 비롯한 6명의 선수가 4골로 득점왕에 올랐습니다. 2명 이상의 선수가 득점왕을 차지한 것은 지난 1994년 6골을 기록한 올레그 살렌코(러시아)와 흐리스토 스토이치코프(불가리아)가 마지막이었으며, 그 외에는 1명의 선수가 득점왕 골든슈의 영예를 안았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1978년부터 6개 대회 연속 6골을 넣은 선수가 골든슈를 차지했다는 것인데 이 과정에서 살바토레 스킬라치(1990년, 이탈리아), 다보르 수케르(1998년, 크로아티아) 등 깜짝 수상자도 나온 바 있습니다. '6골 골든슈'의 공식은 지난 2002년 브라질의 호나우두가 8골을 집어넣으면서 깨졌다가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미로슬라프 클로제(독일)가 5골로 주춤하면서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5골을 집어넣으며 공동 선두에 올라 있는 다비드 비야(스페인), 베슬레이 스네이더(네덜란드)가 유력하게 점쳐지는 가운데 3-4위전에서 많은 골을 넣을 것으로 예측하면서 그 뒤를 쫓고 있는 디에고 포를란(우루과이), 토머스 뮐러(독일) 등의 골든슈 수상도 점쳐지고 있습니다.

▲ 4골, 3도움을 기록해 신인상 수상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는 토머스 뮐러 ⓒ연합뉴스
현대 베스트 영 플레이어 (신인상)

가장 빼어난 신인에게 주어지는 신인상, 현대 베스트 영 플레이어 상은 지난 1958년 스웨덴 월드컵부터 선정해 온 상입니다. 원래는 2002 한일월드컵까지 시상식 없이 ‘베스트 영 플레이어’의 선정에만 그쳤는데요. 2006독일월드컵부터 수상자에게 시상을 하면서 이번 월드컵에는 현대자동차가 후원에 참여해 ‘현대 베스트 영 플레이어 어워드’로 명칭이 확정됐습니다. 경험이 풍부한 감독과 축구 분석가들로 구성된 FIFA 테크니컬 스터디그룹(TSG)에서 수상자를 결정하며, 1989년 1월 1일 이후에 태어난 선수들을 대상으로 기술. 플레이 스타일. 카리스마. 페어플레이 등 다각적인 측면을 고려하여 시상을 하게 됩니다.

1958년 스웨덴 월드컵 첫 수상자는 혜성같이 등장해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축구황제' 펠레(브라질)가 차지했으며, 우승, 준우승 팀보다는 그 해 월드컵에서 두각을 나타낸 팀의 젊은 선수 가운데서 뽑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는 8강에 올랐던 미국의 랜든 도너번이 선정됐고, 1994년 미국월드컵에서도 역시 8강에 올랐던 네덜란드의 마르크 오베르마스가 차지했습니다. 첫 시상을 했던 2006년에는 독일을 3위로 이끄는데 큰 역할을 한 루카스 포돌스키가 수상의 영예를 안은 바 있습니다.

골든볼과 더불어 발표한 후보에서는 독일의 토머스 뮐러, 히오바스 도스산토스(멕시코), 앙드레 아예우(가나)가 이름을 올렸는데요. 4골, 3도움을 기록하며 독일의 선전을 이끈 뮐러의 수상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골든 글러브 (야신상, 골키퍼 최우수상)

우리에게 야신상으로 잘 알려진 골키퍼 최우수상의 정식 명칭은 '골든 글러브 상'입니다. 원래는 처음 제정된 1994년부터 '전설적인 소련 골키퍼' 레프 야신의 이름을 따서 야신상으로 명명됐지만 이번 남아공월드컵에서는 스폰서 이름을 따서 '아디다스 골든 글러브'로 명칭이 바뀐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전까지만 해도 이 상은 FIFA에서 주는 상 가운데 유일하게 개인의 이름을 따서 시상하는 상으로 잘 알려졌는데요. 실점률, 슈팅 방어 횟수, 페널티킥 허용률 등 수치화된 통계를 종합 평가해서 수상자를 결정하게 됩니다. 1994년 초대 수상자로는 벨기에의 미셀 프뢰돔이 차지했으며, 1998년에는 우승팀 프랑스 골키퍼 파비앙 바르테즈가, 2002년에는 준우승팀 독일 골키퍼 올리버 칸이 수상했습니다. 그리고 2006년에는 우승팀 이탈리아 지안루이지 부폰이 차지해 역대 최고 수준의 골키퍼들이 이 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결승에 오른 스페인, 네덜란드 골키퍼들의 수상이 유력한 가운데, 독일의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도 칸에 이어 독일인으로 두 번째로 수상을 노리고 있습니다.

FIFA 페어플레이상

16강 2라운드 진출팀 가운데 가장 파울을 적게 하고 깔끔한 플레이를 한 팀에게 주는 페어플레이상은 '인기상'과 더불어 팀에게 주는 개인상입니다. FIFA 페어플레이 위원회가 16강에 오른 팀을 대상으로 조별 예선부터 모든 경기에서 범한 파울, 옐로, 레드 카드 등 기록을 평점으로 매겨서 경기당 평균 점수가 가장 높은 팀에게 이 상을 주는데요. 1978년 처음 시상한 이 상에서 아르헨티나가 초대 수상자로 선정됐고, 브라질이 1982년과 86년, 94년과 2006년에 이 상을 수상해 가장 많은 수상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난 대회에서는 브라질과 스페인이 공동 수상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이번 월드컵에서 이 상에 유독 관심이 가는 국내팬들이 많은 것은 한국이 이 상 순위에서 2위에 올라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FIFA는 자료를 통해 평점을 매긴 것을 발표한 바 있었는데 평균 881점을 기록하며 925점을 얻은 스페인에 이어 2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만약 스페인이 결승전에서 거친 경기를 한다면 내심 수상 가능성도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FIFA 인기상

축구팬들의 투표에 의해 선정되는 FIFA 인기상은 그 해 월드컵에서 가장 인상적인 성과를 낸 팀에게 주는 상입니다. 1994년 우승을 차지한 브라질이 초대 수상팀으로 선정됐으며, 1998년에는 역시 우승팀 프랑스가 차지했습니다. 2002년에는 대한민국이 4강 신화라는 위업을 달성하면서 세계에 강한 인상을 남기며 이 상을 받았고, 2006년에는 역시 4강에 올랐던 포르투갈이 수상했습니다. 하지만 이 상이 팬들이 공정하고 정확하게 투표해서 나온 결과인지를 놓고 내부적인 논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어떤 결과가 나올 지는 끝나봐야 압니다. 아무튼 각 분야별로 쟁쟁한 후보들이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서 과연 어떤 선수가, 또 어느 팀이 수상의 영광을 안을지 흥미롭게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대학생 스포츠 블로거입니다. 블로그 http://blog.daum.net/hallo-jihan 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스포츠를 너무 좋아하고, 글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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