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위장평화쇼”·“세 번 속으면 공범”·“감성팔이로 북핵 문제에 대처하는 게 안타깝다” 등의 막말을 쏟아내고 있다. 이에 대해 같은 당의 홍문표 사무총장이 “조금 더 미사 용어를 썼으면 이런 이야기가 없었을 것”이라며 “아쉽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함께 홍 대표를 비판한 자당 지방선거 출마자에 대해선 "당 내에서 이해해야 한다"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연합뉴스)

홍문표 자유한국당 사무총장은 2일 ‘YTN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과의 전화인터뷰에서 홍준표 대표의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홍준표 대표의 발언이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홍문표 사무총장은 “듣기에 따라서 조금 다를 수 있다”며 “알아듣기 쉽고 직선적인 표현을 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보수 세력)결집용”이라면서도 “좀 직선적인 표현이 국민에게 우려를 주는 것은 또 아니다”고 밝혔다. 다만 “좀 더 미사 용어를 썼으면 이런 이야기가 없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홍 대표의 발언에 대해 자유한국당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태호 경남도지사 후보는 “발언이 너무 나갔다”고 비판했고, 유정복 인천시장은 “당 지도부가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홍문표 사무총장은 “(홍 대표의 발언에 대해)당내에서는 양해도 하고 서로 이해도 하고 해야 할 텐데 그걸 또 되받아쳐서 좀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거친 발언을 한 홍 대표 대신 이를 지적한 자유한국당 지방선거 출마자에 대해 유감을 나타낸 것이다.

홍준표 대표의 막말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3월 홍준표 대표는 “나를 막말 프레임에 가둔 것의 출발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살했다는 말에서 출발했다”며 “서거했다는 말을 했다면 그런 프레임이 등장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살이라는 표현은 가장 알기 쉬운 일상적인 용어인데 자기들이 존경하는 전직 대통령을 모욕했다고 받아들이다 보니 그걸 막말이라고 반격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서거 대신 자살이란 표현을 썼기에 막말 프레임이 생겼다는 주장이다. 앞서 홍 대표는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뇌물 먹고 자살한 사람”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홍준표 대표의 발언(홍준표 대표 페이스북)

그러나 홍 대표가 주장한 것은 사실이 아니다. ‘자살’은 언론에서도 자제하는 단어다. 한국기자협회와 중앙자살예방센터는 2013년 ‘자살보도 권고기준 2.0’을 마련했다. 여기에는 “언론은 자살이라는 단어는 자제하고 선정적인 표현을 피해야 한다”는 원칙이 있다. 또한 “기사 제목에 ‘자살’을 포함하지 않아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자살을 부추기거나 유족 등에게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에 대해 다른 정당의 질타도 이어지고 있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9일 홍준표 대표에게 “인륜에 벗어난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표창원 의원은 “대통령을 향해 줄곧 비난과 저주성 막말을 쏟아냈던 홍준표 대표에게 문 대통령은 특별한 배려를 했다”며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단독 청와대 초청을 통해 환담도 가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홍 대표는 일본 방송 인터뷰 및 오늘 페북으로 다시 저주와 비난을 퍼부었다”며 “이는 인륜에서 벗어난다”고 주장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오죽하면 한국당 안에서도 비판하며 6·13 주자들이 염려할까”라며 “제1 야당 대표이며 1년 전 대선에서 차점 낙선자인데 훌륭한 지도자의 길을 가시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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