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S주간지 지방주재기자가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인 이재명 성남시장에게 협박 문자를 보낸 사실이 드러났다. 이 기자는 지난주 S주간지를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S주간지 경기 지방주재기자로 활동했던 김 모 기자는 지난주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출마 예정자인 이재명 시장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김 기자가 보낸 문자메시지는 이 시장에 대한 부정적 소문을 나열하며 자신이 이러한 내용을 취재 중이란 내용이었다.

미국 드라마 <뉴스룸>의 한 장면.

이재명 시장이 "지금 뭐하시는 거냐"며 협박하지 말라는 취지로 말하자, 김 기자는 "쓰레기 청소해야죠"라며 "지금부터는 기사로 말하겠다. 이상"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김 기자가 이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를 작성해 낙선시키겠다는 협박으로 해석할 수 있는 구석이 많다.

이재명 시장은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시장실에 찾아오기도 하고, 이런 저런 정책 제안을 하고 조언한다고 하길래 대답을 안 했더니 결국 'S주간지 기자가 됐는데 기사를 써서 쓰레기 청소하겠다'고 저를 협박을 했다"고 전했다.

이재명 시장은 "언론인들이 이런 경우가 있느냐"는 질문에 "사실은 (이런 기자들이) 꽤 있다"면서 "이 사람의 경우도 우리 캠프에서 뭔 역할을 하고 싶어하는 눈치였는데 제가 받아주지 않았더니 자신을 인정 안 해준다고 그랬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이재명 시장 측은 김 기자가 지난주 S주간지를 퇴사했고, 기자의 개인일탈로 판단해 추가적인 조치는 취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김남준 명캠프 대변인은 "문제는 있지만 기자 본인이 퇴직을 한 상태에서 여기에 대해 다른 문제를 삼는 것이 적절하지 않은 것 같아 별 다른 대응을 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S주간지 측은 "처음 듣는 얘기다. (김 기자는)지난주에 그만 뒀다"면서 "이미 퇴사 절차를 밟고 있었던 기간이라 정확하게 파악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사건에 대해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사이비 기자의 전형"이라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기자라는 지위를 이용해 이익을 챙기겠다는 것"이라면서 "그런 행동을 했다면 기자가 된 게 결국 그 권력을 이용해 본인의 이익을 챙기거나 취하겠다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진봉 교수는 "이런 기자들이 꽤 있다"는 이재명 시장의 발언에 대해 "이 시장의 말 대로라면 그게 더 충격적"이라면서 "모든 기자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이런 행태가 지금도 비일비재하다는 게 놀랍고, 언론계가 얼마나 타락했는지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비판했다.

최진봉 교수는 지방주재기자를 제대로 대우하지 않는 언론사들의 관행이 이러한 행태를 불러온 원인 중 하나라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많은 언론사가 지방주재기자를 뽑아 기자 타이틀만 주고 생계를 스스로 해결하게 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면서 "정상적인 대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월급도 제대로 주지 않고 광고를 받아오면 본사와 나눠먹기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기사로 협박을 하는 사이비 기자들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최진봉 교수는 "이런 식으로 운영을 하면 지방주재기자라는 제도가 사이비 기자를 양산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면서 "지방주재기자를 뽑고 정상적인 대우와 보상을 해주는 언론사들의 정책적 재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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