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연예인이 자신이 출연한 작품, 혹은 발표한 노래의 성공 이후 그것으로 획득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CF 출연에 활용하는 것은 이젠 당연한 성공 공식이 되어 버렸습니다. 스타는 짧은 시간을 소비하며 거액의 종자돈을 수입으로 얻을 수 있고, 광고주의 경우 그, 그녀의 이미지를 자신들의 제품에 그대로 이입시키며 인지도 확산을 노리는 서로에게 득이 되는 만남이죠. 어떤 히트 드라마의 종료는 곧 출연 배우의 CF프로 티비 속 세상이 한동안 도배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과 같아요.
지붕 뚫고 하이킥은 찜찜하게 끝나 버렸지만 그 속의 히로인들이 여전히 광고 속에서 생글거리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신세경의 이미지 소비는 그녀의 사랑 라이벌이었던 황정음과 함께 단연 독보적이죠. 마치 한때 이영애가 그랬던 것처럼 이젠 신세경의 하루를 CF 속의 모습만으로도 연결시킬 수 있을 정도로 틀면 나오는 신세경의 광고 노출은 그만큼 그녀가 하이킥을 통해 발견된 이미지가 광고주들에게, 그리고 대중들에게 호소하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건강하고 순수한, 동시에 섹시한 매력을 가진 젊은 여배우는 흔하지 않으니까요.
신세경 본인에게도 나쁘지 않은 선택입니다. 손예진이 포카리스웨트의 광고로 단박에 순수한 이미지를 부각시킬 수 있었던 것처럼, G2 모델로서의 활동은 금전적인 이득 외에도 자신이 가진 무기들을 더욱 효율적으로 대중들에게 각인시킬 수 있는 도구가 되어 줄 것입니다. 작품에서보다 그 지속과 반복이 강렬한 광고의 힘은 작품 활동이 없이도 배우의 생명력을, 그리고 이미지를 유지시켜주는 힘입니다. 그렇다고 특별한 작품 활동 없이 그저 광고에만 등장하는 CF 스타가 되어 버리는 것은 스스로의 재능을 소모하는 것이겠지만, 그녀는 이런 걱정을 하기엔 아직 어리고 그동안 그녀가 보여준 바와 같이 연기 자체에 대한 열정도 남다르니까요.
뭐 아직은 출발단계에 있는 어린 배우, 신세경에겐 잠깐 스쳐가는 호경기에 흔하게 있는 하나의 선택일 뿐일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산소 같은 여자, 하얀 원피스에 지중해의 소도시를 나다니는 청순한 여인처럼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따라다닐 하나의 이미지를 획득할 수 있는 기회가 될지도 모르죠. 다만 CF가 미치는 영향력이 배우를 삼켜버리는 CF 스타의 명단에 그녀마저 포함되지만 않기를, 좋은 배우로 더 좋은 작품에서 만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단 10여초동안에만 매력을 발산하는 박제된 스타들은 이미 지나치게 많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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