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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에 수신료 5%만? 턱없이 부족합니다"[인터뷰] 곽덕훈 EBS 사장
곽상아 기자 | 승인 2010.07.06 13:55

KBS가 BBC, NHK 등 해외 공영방송사에 비해 수신료 비중이 터무니없이 작다며 수신료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BBC와 NHK의 수신료 비중이 전체 재원 가운데 각각 76%, 97%를 차지하는 데 반해 KBS는 40%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공영방송임에도 불구하고 수신료 비중이 KBS의 반의 반에도 못 미치는 곳이 있다. 바로 EBS(7.3%)다.

   
  ▲ 곽덕훈 EBS 사장  
 
5일 서울 강남구 EBS본사에서 만난 곽덕훈 EBS 사장은 "현재 2500원의 수신료 가운데 70원만 EBS 몫으로 배분돼 있다. 70원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며 "지금 이대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KBS는 수신료 초안에서 EBS 수신료 배분 비율을 현재의 3%에서 5%로 조정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4600원, 6500원 두가지 안에 적용해 보면 EBS에 할당되는 금액을 현재의 70원에서 230원, 325원으로 올려주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곽 사장은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라며 "EBS가 대한민국의 교육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기 위해서는 970원의 수신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EBS는 수신료 가운데 970원을 EBS에 할당해 줄 것을 요청하는 내용의 공문을 방송통신위원회와 KBS 측에 전달하기도 했다.

"중학교 콘텐츠는 일반 기업의 돈을 받아서 만듭니다. EBS는 돈이 없으니까요. 때문에 콘텐츠 소유권은 EBS가 아니라 일반 기업에게 있지요. 중학교 프리미엄 강의를 유료화하니까 학생들은 'EBS는 공영방송인데 왜 우리한테 돈을 받느냐'고 항의하지만, 예산이 없는데 어떻게 합니까? 저희 역시 학생들에게 강의료를 받고 싶지 않아요. EBS가 이렇게 열악한 상황에 처해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2010년 예산 현황에 따르면, EBS의 수신료 비중은 7.3%이며 방송발전기금(9.9%), 특별교부금(15.6%)을 모두 합해도 공적재원은 32.8%에 불과하다. 나머지 67.2%는 교재 출판(32.8%), 방송광고(13.2%), 뉴미디어 수익(10.3%), 영상수익(10.9%) 등으로 채워지는 것이다.  

"초중등교육 뿐만 아니라 평생교육에 대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EBS가 아니면 체계적으로 만들 곳이 없어요. 수능경쟁력 강화가 EBS의 단기적 목표라면, 장기적 목표는 대한민국의 교육 경쟁력 강화입니다. 교육방송인 EBS가 광고 수주에 혈안이 돼 있어선 안 되지 않겠어요?

우리나라 교육과 북유럽식 교육이 자주 비교되는데 그곳은 정말 교육에 대한 열의가 대단해요. 우리도 더 많은 사람들이 EBS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BS를 위해 수신료를 올려달라고 하는게 아니에요. 대한민국 교육을 바로 세우기 위해 EBS를 활용하라는 것입니다."

곽 사장은 KBS의 수신료 인상 추진에 대해 원론적으로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디지털 인프라 구축 등을 위해 수신료 인상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직접 분석을 해보지 않은 입장에서 KBS 수신료가 어느 정도로 올라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지만, 인상 필요성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동의한다"는 것이다. 

곽 사장은 KBS의 수신료 인상이 공영방송의 공적 책무 강화가 아닌 '종편 재원 마련'을 위해 사용될 것이라는 의혹에 대해서는 "내용도 모르고 알고 싶지도 않다"며 손을 절레절레 흔들었다.

"저는 정치적 계산을 할 줄도 모르고 내용도 모릅니다. 머리 아파요. 다만 내가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은 EBS가 대한민국 교육을 제대로 해보기 위해서는 970원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만약 EBS 수신료가 현실화된다면 세계 최고의 EBS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대한민국 최고로는 부족합니다. 하하."

곽 사장은 "만약 KBS의 수신료 인상이 실패한다면, EBS만이라도 수신료를 올려줘야 한다"며 "EBS 수신료 인상을 위해 공청회를 개최하는 등 국민설득작업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 곽덕훈 EBS 사장  
 
최근 EBS에서는 과로로 인해 쓰러지는 직원들이 속출하고 있다. 정부가 사교육비 절감을 강조하면서 EBS의 업무량도 증가했으나 인력과 예산 준비 없이 추진되는 바람에 구성원들이 살인적인 노동강도에 시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곽 사장은 "EBS의 설립 목적에 충실하기 위해 최근 학교교육본부와 평생교육본부를 신설했고, 그에 따라 업무가 과중해진 것은 사실"이라며 "직원들에게 미안하다"고 밝혔다.

곽 사장은 "이대로는 계속 갈 수 없다"며 "현재 인력진단을 받고 있는데, 연말에 결과가 나오면 인력 충원과 재배치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상아 기자  nell@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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