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국제 언론인 인권보호·언론감시 단체인 '국경없는 기자회'(RSF)가 82일째 파업중인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이하 YTN지부)를 지지방문했다. '국경없는 기자회'의 세드릭 알비아니 아시아지부장은 "(언론상황에 있어)한국은 아시아의 상징 국가이고, YTN은 한국언론 상황의 상징"이라며 "경영진은 기자들이 충분히 언론자유와 편집권 독립을 누릴 수 있도록 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23일 서울 상암동 YTN사옥에서 열린 YTN지부의 파업 82일차 집회 현장에는 '국경없는 이사회'의 세드릭 알비아니 아시아지부장이 지지방문했다. 거의 매년 프랑스 본부에서 세계언론자유지수를 발표하는 국경없는 기자회는 올해 결과를 한국에서 동시발표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방한한 세드릭 알비아니 지부장은 첫 공식일정으로 파업중인 YTN지부를 찾았다.

23일 서울 상암동 YTN사옥에서 열린 YTN지부의 파업 82일차 집회 현장에는 '국경없는 이사회'의 세드릭 알비아니 아시아지부장이 지지방문했다. (미디어스)

세드릭 알바이니 지부장은 집회 현장에서 "어떤 기자들이건 언론자유와 편집권 독립을 완전히 누리는 것은 정당하다. 심지어 그것이 민영방송이라도 그렇다"며 "경영진의 경우 기자들이 충분히 언론자유와 편집권 독립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할 책임이 있다. YTN 경영진은 (파업이)세 달째 지속되는 상황에서 이를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기자들의 요구를 경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상황의 개선은 기자 뿐 아니라 회사 차원에서도, 한국의 시민분들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며 "민주주의 사회에서 독립된 언론은 매우 중요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의 마지막 언론 파업이 드디어 막을 내렸다는 소식을 저희 웹 사이트에 업로드 하는 것이 소망"이라고 지지의사를 표했다.

집회 후 이어진 YTN지부와의 간담회에서 세드릭 알비아니 지부장은 "(언론상황에 있어)한국은 아시아의 상징 국가이고, YTN은 한국언론 상황의 상징"이라며 "한국의 경우 이러한 투쟁이 시민들에게도 좋겠지만, 전 세계 언론자유를 위한 모델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경없는 이사회'의 세드릭 알비아니 아시아지부장(왼쪽)이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오른쪽, 뒤부터 조승호 기자, 현덕수 기자, 박진수 지부장)와 간담회를 갖고 있다.(미디어스)

그는 "과거 미국의 경우 좋은 모델이었던 국가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고, 유럽도 상황이 좋지 않다. 오히려 한국에서 여러분들의 투쟁 때문에 나아진 면이 있다"며 "한국의 투쟁이 실패한다면 이는 주변국에 연쇄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세계 기자들이)과연 얼마나 언론자유를 누릴 수 있겠는가"라고 물었다.

이어 "언론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지난 10년, 지난 몇 달 동안 YTN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보고 있다"며 "경영진은 자신들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 어떤 매체이건 편집권을 온전히 누려야 하는 것은 필수다. 저희는 여러분의 투쟁을 지지한다"고 재차 YTN지부의 파업을 지지했다.

이 자리에서 2008년 공정방송 투쟁으로 해직됐던 조승호 YTN기자는 "YTN은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이후 심각한 오보를 내고 있다"며 "MBC·KBS의 언론자유도가 올라간 것은 사실이지만, YTN의 경우를 보면 대한민국 전체의 언론자유지수가 올라간 것은 아니다. YTN 한 회사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언론자유 문제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고 국제적 관심을 요청했다.

'국경없는 이사회'의 세드릭 알비아니 아시아지부장이 2008년 공정방송 투쟁으로 해직됐다 복직한 조승호 YTN기자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미디어스)

박진수 YTN지부장은 "10년 동안 자유언론을 외치고 있는 YTN임에도 어떤 것 하나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다"며 "YTN이 정상화 되지 않으면 한국 언론의 정상화도 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박 지부장은 "최남수 사장 선임 후 여러 문제들이 있었지만, 특히 지난 9년 동안 언론정상화를 외치던 사람들을 탄압하고 있다"며 "YTN은 주식회사지만 공적 자금이 투입된 준공영언론이다. YTN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 및 시민사회가 모두 나서야 한다.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편, 국경없는 기자회는 오는 25일 '2018 세계언론자유지수'를 한국에서 동시 발표하는데 이어 같은날 '아시아 언론자유 현주소' 토론회를 갖는다. 세드릭 알바이니 지부장은 간담회에서 "25일 YTN 상황 설명을 약속한다"고 해 YTN 사태가 25일 열리는 발표 및 토론회에서 언급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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