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위원장 이효성)가 오는 5월 2일부터 이동통신 단말기 국내·외 가격 정보를 이용자에게 제공한다. 방통위는 이를 통해 합리적인 소비와 단말기 출고가 인하 유도가 이뤄져 국민들의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20일 경기도 과천 정부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국내·외 이동통신 단말기 가격 정보를 이용자에게 공시하기로 결정했다. 비교대상 국가는 한국을 포함한 총 17개국으로 OECD 회원국 중 GDP, 인구수 등을 고려하여 선정한 국가와 주요 단말기 시장인 중국이 포함됐다.

비교대상 단말기는 출고가 80만원 이상의 고가 단말기와 전년도 판매량 순위 15위 이내 중저가 단말기 중 해외 출시 여부 등을 고려해 선정한 11개 기종이다. 이에 따라 삼성 갤럭시 S8·S9·노트8, 애플 아이폰 7·8·X, LG G6·V30 등 고가 단말기 8개 기종과 삼성 갤럭시 A5·A8·J5 등 중저가 단말기 3개 기종의 국내·외 가격이 공시된다.

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연합뉴스 자료사진)

방통위는 매월 둘째 주에 가격 정보를 조사해 다음 달 첫째 주 공시할 계획이다. 단말기의 평균 수명이 2년인 점을 고려해 출시 이후 24개월간 공시된다. 가격 공개는 방송통신이용자 정보포털(www.wiseuser.go.kr)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방통위 홈페이지와 통신요금 정보포털(www.smartchoice.or.kr)에서 접근이 가능하다.

단말기 가격 공시 관련 방통위 담당자는 이날 회의에서 "최근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주요 단말기 최초 출고가는 미국이나 캐나다에 비해 비싼 편이고, 유럽에 비해서는 덜한 편"이라며 "외국에서는 최초 출시 이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출고가가 빠르게 인하되는 측면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인하 속도가 늦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담당자는 출고가가 공시되면 외국과의 출고가 인하시기 차이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해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단말기를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저렴한 단말기를 선택하는 데 의의가 있지만, 단말기 제조사들이 가격을 정할 때 방통위 공개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번 공시가 국내 단말기 가격 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삼석 방통위 상임위원은 "단말기 유통법이 시행된지 3년 6개월 정도 됐다"며 "이번 단말기 국제 가격 비교는 진작 했어야 했는데 이제야 하는 것은 아쉬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고 위원은 "지금이라도 추진하게 된 것은 다행"이라면서 "최소한 국내 이용자들이 해외보다 비싸게 구매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한편, 이통사가 이용자가에게 지급하는 단말기 보조금을 공시할 때 휴대폰 제조업체의 장려금과 통신사의 지원금을 따로 구분해 표기하는 '분리공시제'가 함께 이뤄져야 효과가 높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허욱 방통위 부위원장은 "단말기 유통구조 투명화를 위해서는 분리공시제와 단말기 출고가의 비교가 동시에 제공돼야 정책 효과가 높을 것"이라며 "그러나 분리공시제를 위한 법개정안은 국회 계류중이어서 아쉽다"고 지적했다.

방통위는 애초 6월 중 분리공시제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이었다. 분리공시제는 여야 모두 도입의 필요성을 인정해 법안소위가 구성되면 통과가 유력한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방송법 개정안을 둘러싼 논란과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 논란, 최근 '드루킹'댓글 조작 논란 등으로 인해 4월 국회가 파행을 맞으면서 관련 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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