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연임된 후 임기 2년을 남기고 사임을 표명했다. 임시 이사회를 열어 갑작스럽게 회장직에서 물러난 것은 이례적이란 반응이다. 물론 그의 사임은 이례적이지만 그가 물러나야만 하는 이유는 차고 넘친다. 이명박 정권의 하수인이 되어 포스코를 몰락의 길로 이끈 정준양과 권오준은 이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알짜 포스코 몰락시킨 주범들,
권오준 회장 사임은 자원외교 수사가 임박했단 신호

이상득 전 의원과 친분이 두터웠던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4월 18일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고 그 자리에서 사임을 발표했다. 이사회가 요구했는지, 권 회장이 알아서 정리한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회장 사임은 당연했다.

자원외교 논란으로 궁지에 몰린 권오준 회장이 꺼낸 리튬 사업 역시 경악스러운 수준이다. 사업 파트너가 악명 높은 광물 사기꾼이라는 사실이 여러 증거로 드러났다. 이런 사실을 포스코에서도 알고 있었지만 권 회장은 사업을 추진했다. 결과는 모두가 알고 있는 최악이다.

MBC PD수첩 ‘MB 형제와 포스코 2부 - 백색황금의 비밀’ 편

포스코 문제는 올해 갑작스럽게 화두가 된 논란이 아니다. 이명박의 자원외교가 시작되면서 논란은 있어왔다. 그렇게 아는 사람만 아는 비리가 본격적으로 언급되기 시작한 것은 <PD수첩-MB형제와 포스코의 비밀> 편이 방송된 후였다. 방송 당시 반향이 크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후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에서 다시 한 번 언급하며 '포스코 사태'는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 중심에는 내부고발자인 정민우 前 포스코 대외협력팀장의 폭로가 있었다. 포스코 내부 사정에 밝은 정민우 전 팀장의 폭로는 너무 적나라해서 겁이 날 정도였다. 그렇게 튼실했던 포스코가 이명박 정권의 자원외교를 시작하며 최소 13조의 돈이 사라졌다. 그 엄청난 돈이 어디로 갔는지 아직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저보다 더 열정적이고 능력 있고 젊고 박력 있는 분에게 회사 경영을 넘기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 부분을 이사회가 흔쾌히 승낙했다. 포스코가 새로운 백 년을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여러 변화가 필요한데 그중에서도 중요한 게 CEO의 변화가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사임 의사를 밝힌 권오준 포스코 회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긴급 이사회를 통해 권오준 회장의 사임은 공식화 되었다.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는 이유를 자신보다 더 열정적이고 능력 있는 이가 회사를 경영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포스코의 새로운 백 년을 만들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CEO의 변화라고 언급했다.

2017년 3월 권오준이 포스코 회장에 연임되며 그의 임기는 2020년 3월까지 보장되었다. 그런 그가 임기를 아직 2년이나 남긴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임시 이사회까지 개최하며 사임을 한 것은 외부적인 작용이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할 것이다.

여러 방송을 통해 포스코의 전횡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정민우 전 팀장이 증거를 앞세워 포스코의 난맥상을 공개한 후 사회적 파장은 커질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이명박이 구속된 후 본격적으로 포스코 수사가 진행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권오준 회장 사임은 당연해 보인다.

MBC PD수첩 ‘MB 형제와 포스코 2부 - 백색황금의 비밀’ 편

회장 직책을 가지고 검찰 수사를 받으면 포스코 전체에 대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권오준 회장이 이명박 형제와 얼마나 가까운지는 이미 다 드러났다. 그리고 이명박의 포스코를 이용한 자원외교라는 사기극에 적극적으로 회장 전인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원장 시절부터 관여해 온 인물이 바로 권오준 회장이다.

현재 이명박 전 대통령의 수사 범위는 말 그대로 빙산의 일각이다. 다스 실소유 논란은 그저 시작일 뿐이다. '4자방' 비리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우린 상상을 초월하는 비리와 마주해야 할 것이다. 그 금액 역시 '언카운터블'이 될 수밖에 없음을 많은 이들의 증언과 수많은 증거들을 통해 합리적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이명박 일가의 수많은 범죄 행위에 연결되어 있다. 가장 건실했던 포스코를 몰락 위기까지 몰아넣었다는 것만으로도 용서 받을 수 없다. 정준양과 권오준 전 현직 회장만이 아니라 자원외교에 가담한 책임자들 역시 철저한 수사를 통해 법의 심판을 받아야만 한다. 권오준 회장 사임은 자원외교 수사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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