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생각할 만큼 대단한 명승부였습니다. 여태껏 축구를 쭉 봐오면서 '이런 승부가 날 수 있구나' 하는 걸 처음으로 두 눈으로 직접 목격했던 엄청난 승부였습니다. 이 명승부는 2010 남아공 월드컵, 그것도 4강 진출을 눈앞에 둔 8강전 우루과이와 가나의 경기에서 나왔습니다.
90분 동안 치열한 접전을 벌인 끝에 1-1 무승부. 그것도 모자라 연장 전후반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해 승부차기를 바라보고 있던 연장 후반 15분. 가나의 아피아 슈팅이 우루과이 수비 맞고 나온 것을 아디야가 헤딩슈팅으로 연결했고 이를 수아레즈가 손으로 걷어내며 주심이 패널티킥을 선언하면서 사건은 터졌습니다. 골을 어떻게든 막아내야 하는 상황에서 손을 뻗친 수아레즈는 곧바로 퇴장 명령을 받았고, 이것으로 가나의 승리로 끝나는 듯 했습니다만, 키커로 나선 아사모아 기얀이 골대를 맞추는 실축을 범하면서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습니다.
이 경기가 명승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양 팀 모두 승리를 위해 절박한 심정으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 하는 모습을 보였기에 가능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두 팀 모두 주어진 여건에서 할 수 있는 플레이는 다 보여줬고, 그런 플레이가 승부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아름다운 승부'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줬습니다.
이런 아름다운 경기를 이렇게밖에 전달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게 느껴질 만큼 이 경기는 아마 월드컵 역사에도 길이 남을 명장면, 명승부로 남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루과이 자리에 한국이 들어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지만 축구의 묘미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주면서, 환상적인 경기를 보여준 우루과이, 가나 선수들에게 진심 어린 박수를 보내주고 싶었습니다. 골 가뭄, 심판 오심 등으로 하마터면 '최악의 월드컵'이 될 뻔 한 남아공 월드컵 전체에도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내는 원동력을 만들어준, 대단했던 우루과이-가나 경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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